숲 거닐며, 산 오르며 詩 한 수

박규태 / / 기사승인 : 2011-06-14 16: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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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 등산로에 책 향기 솔솔~
관악산 詩도서관 개관…세계 시집 4000권 한 곳에
[시민일보] 하루에도 수만명이 이용하는 관악산의 등산객들은 관악산입구 舊 매표소를 리모델링한 전국최초의 ‘관악산 詩 도서관’에서 시집을 읽으면서 친구와 동료들을 기다리고, 내가 좋아하는 시집을 빌려 산에 올라 詩心을 키우며, 귀가하면서 도서관에 시집을 반납할 수 있게 된다면 이는 詩처럼 기쁘고 행복한 소식일 것이다.

최근 서울시민들이 즐겨찾는 관악산 도시자연공원 입구에 전국 최초로 詩 전문 도서관인 '관악산 詩 도서관'이 개관했다.

지식문화의 향기를 전파하는 관악구도서관 홍보대사로 위촉된 ‘접시꽃 당신’의 도종환 시인, 이건청 한국시인협회장 등 문인을 비롯한 각계 각층의 주민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관식을 거행했다.

이날 도종환 시인의 사인회, 詩 판화체험, 친필시화 전시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열렸다.

이번에 개관한 관악산 詩 도서관은 국내외 詩 관련도서를 집대성한 전국 최초의 詩 전문 도서관으로서 우리나라의 詩문학 발전에 획기적인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도서관 개관 이후 성북구 성북정보도서관 직원들이 견학하기도 했으며, 블라그 운영자들이 웹상에 올리기 위해 사진을 찍어가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시민일보>가 '관악산 詩 도서관'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도서관 내ㆍ외부
'관악산 詩 도서관'은 조형성이 뛰어나다.

전체적인 이미지는 눈(Eye)의 형태로 책은 눈을 통해서 지식을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적인 짚공예 ‘엮기’의 건축화를 통해 관악산에서 사람과 자연을 엮고 사람과 시를 엮는 공존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관악산의 모습과 관악산의 새들을 형상화한 솟대도 조형미를 돋보이게 한다.

도서관 옥상 활용과 후면을 쉼터로 조성하여 詩를 읽고 이야기 할 수 있도록 한 공간적 배려도 눈에 띈다.

기존 관악산 매표소를 리모델링한 10평 규모의 작은 도서관이지만 소박하면서 詩 도서관이라는 이미지에 걸맞는 예술성을 갖췄다.

도서관의 내부에는 시의 향기가 넘친다.

詩 한국 십진분류표에 따라 서가에는 한국시(향가, 가사, 시조, 민요ㆍ속요, 현대시, 동요, 동시, 한시), 중국시, 일본시, 영미시, 독일시, 프랑스시, 스페인 및 포르투갈시, 이탈리아시 등 4000여권의 주옥같은 詩들이 비치돼 있다.

도서대출 및 반납과 상호대차(相互貸借)시스템이 도입되어 누구나 손쉽게 시집을 빌려 볼 수도 있다.

라이너마리아릴케의 ‘과수원/장미’, 샤를보들레르의 ‘악의 꽃’, 존 밀턴의 ‘실낙원1-2’ 을 비롯해 박두진, 박목월, 조지훈의 청록집은 물론이고 도종환의 ‘접시꽃 당신’, 용혜원의 ‘보고 싶다’, 이해인의 ‘민들레의 영토’ 등 국내외 유명시인의 시집을 모두 읽을 수 있는 공간으로 관악산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정서함양에 크게 기여할 예정이다.

▲세부 도서코너
우리나라 현대 시인들의 포근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기증도서코너도 마련됐다.

'관악산 詩 도서관'의 명예관장이기도 한 도종환 시인의 시집을 모아 둔 ‘도종환 코너’에는 독자들에게 전하는 감동의 친필 메시지가 담긴 '접시꽃 당신',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마음의 쉼표' 등의 시집을 직접 볼 수 있다.

특히 암 투병에도 불구하도 최근 산문집 ‘꽃이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를 출간해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해인 코너’에는 ‘관악산 詩 도서관’을 축하하며 수녀께서 친필로 써서 보내주신 ‘책의 향기’라는 아름다운 詩 액자를 볼 수 있다.

또한 ‘영혼의 정원’, ‘희망은 깨어있네’를 비롯한 주옥같은 시집 10여권에는 독자들을 위해 예쁜 스티커와 색연필로 직접 써 주신 이슬처럼 맑고 아름다운 메시지를 함께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김광림의 '김광림 대표시선', '누른 빛깔', '김광림시99선', 문정희의 ‘지금장미를 따라’, 박노해의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황금찬의 '시와 그림의 만남', '느티나무와 추억' 등 대중적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는 국내 유명시인의 좋은 말과 서명이 담긴 시집 100여권이 비치됐다.

‘관악산詩도서관’ 개관이 한국시단에 활력과 국민들의 시적 정서 함양에 기여함은 물론 관악구는 이를 계기로 詩心이 넘치는 관악을 만들어 나간다는 포부다.

▲도서관의 향후 계획
앞으로 관악구는 ‘관악산 詩 도서관에서’ 매년 ‘詩축제(poem festival)’를 개최해 시인과의 만남, 시화전, 시 작법강의, 시 낭송회, 시 백일장 등의 시 관련 프로그램을 다채롭게 운영하고, 공중화장실 詩畵 부착, 자연생태하천인 도림천 등에 시를 소재로 한 벽화를 그리는 등의 시책사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구는 지식문화의 꽃을 활짝 피우는 도서관사업 활성화를 위해 관악구도서관 홍보대사인 도종환 시인이 참여하는 저자 초청강연, 독서진흥운동, 북페스티발 등의 행사를 기획해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박규태 기자 pkt10@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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