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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내 복지관들 '빈틈없는 그물망 복지' 실현 맞손
위기가정 발굴… 도움 필요한 곳 365일 온정 손길
[시민일보] 동대문구(구청장 유덕열)는 장기적이고 복합적인 문제를 가진 위기가정을 발견해 신속하고 지속 가능한 맞춤형 그물망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역사회복지협의체내 사례관리 실무분과(위원장 김성남)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기존에는 위기가정 발견시 동주민센터, 사회복지시설·기관들의 중복서비스와 일시적 지원에 그쳤지만, 사례관리 실무분과가 구성되면서 지역내 사회복지기관과 시설들이 상호 연계·협력을 통해 민간의 복지역량을 강화하고 중복사업을 조정해 한정된 민간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사례관리 실무분과는 관내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 외 10개 기관들이 매월 1회 또는 필요시 수시로 회의를 열어 복지대상자와 인적·물적 민간복지자원 발굴·육성, 복지수요와 공급간의 신속한 연계 등을 통해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시민일보>는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노력하는 동대문구의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다양한 사례와 함께 소개해본다.
▲홀로 생을 마감할 수 있는 상황에서 발견해 최선을 다해 돌봐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에 거주하던 이용덕(84세·가명) 할아버지는 젊었을 때 자녀들을 돌보지 않고 혼자 생활하다 질병으로 3평짜리 방안에서 며칠째 식사도 못한 채 누워있는 위기 상황에서 집주인이 발견해 구청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동대문구청의 사례관리전문요원이 뼈만 앙상하게 남은 채 위급한 상황에 빠진 할아버지를 발견하고, 신속히 사례관리 실무분과 회의를 열었다. 회의 결과 동대문노인복지관에서는 재가도우미를 파견하고, 청량리동 주민센터에서는 직권으로 국민기초수급자 신청을 했다.
구청 사례관리전문요원은 자녀들을 설득해 할아버지의 입원치료를 끈질기게 설득하고, 노인보호전문기관에서 임시보호시설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용덕 할아버지의 의료비는 복지관과 구청에서 후원자를 발굴해 지원했다.
덕분에 이용덕 할아버지는 국민기초수급자로 선정되어 요양원에 입소했고, 입소한지 5개월만에 돌아가셨지만, 사례관리 실무분과 회의를 통한 민·관의 신속한 맞춤형복지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할아버지는 3평짜리 방안에서 홀로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임순자(49세,가명)씨는 간질과 초기치매로 힘든 삶을 살아갑니다.
동대문구 사례관리 전문요원들은 급식비 및 학비 미납명단을 학교에서 제공 받아 전화상담 실시중 위기상황에 처한 임순자 가정을 발견하였다
이혼으로 두 자녀(고3, 고1)를 키우며 생활하는 임순자씨는 49세의 젊은 나이에 피곤하면 가끔 일으켰던 간질증세가 나타나 회사(건물청소)에서 강제 퇴사를 당해 월 65만원의 급여도 끊기게 되었다. 가정방문 당시 임씨는 간질로 발작을 한 번 일으키면 무기력증에 빠져 집안 일은 엄두도 내지 못하였고 자녀들은 굶은 날이 태반이였다. 냉장고와 세탁기가 고장나 음식물이 썩고 청소 및 빨래를 하지 않아 악취가 집안에 진동하였다.
이에 사례관리 실무분과 회의를 열어 사례관리전문요원은 임씨를 도와 국민기초수급자 신청등을 할 수 있게 기관방문 및 서류작성등을 도와줬고, 동부시립병원에서는 임씨와 자녀의 질병치료를, 동대문치매지원센터에서는 치매 치료를 지원해주었다. 동대문종합복지관에서는 자녀들의 “1:1 학습지원”을, “아름다운 가계 동대문점”에서는 집수리사업을, 이웃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재활용센터에서 세탁소와 냉장고를 지원받았다.
임씨 가정은 현재 국민기초수급자로 책정되어 생계비를 지원받으며, 경제적ㆍ정서적 안정속에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해 한글을 모르는 부끄러움을 극복하고 현재는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에서 “한글 배우기”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배움의 즐거움에 흠뻑 빠져 있다.
▲김일성(51세, 가명) “배가 고파요 쌀 좀 주세요”
동대문구청으로 한 남자가 힘없는 목소리로 “배가 고파요. 쌀 좀 주세요” 라는 전화가 걸려 왔다. 사례관리전문요원은 즉시 가정방문을 실시하였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집안은 여기저기 거미줄이 처져있고, 쓰레기가 쌓여 있었으며, 청소를 하지 않아 악취가 매우 심하였다. 몇 일을 굶었는지 김일성씨는 앉아 있기 조차 힘들어 누워서 직원과 상담이 이루어졌고 먹을 것이 없어 약 3일 정도 끼니를 굶었다고 하였다.
빚보증을 잘못 서 가정이 파탄나고 이혼으로 자녀들과도 단절상태로 홀로 지내고 있었다. 당뇨와 폐결핵으로 일도 하지 못했고 돈이 없어 치료 또한 받지 못하며, 5개월째 월세가 밀려 집주인에게 집을 비워달라는 독촉을 받고 있었다.
사례관리실무분과회의를 통해 적십자사를 통해 김일성에게 긴급 구호물품을 지원하였고, 국민기초수급자로 책정되어 의료급여증이 발급되 질병치료도 적극적으로 받으며 건강이 많이 호전되었다. 동 주민센터의 후원금으로 밀린 월세를 해결했고, 열린사회동대문시민회를 통해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실시하였다.
현재 김씨는 동주민센터에서 실시하는 자활사업에 참여하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생활고에 자살까지 생각하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구청에 전화했는데 이렇게까지 도와줄 줄은 정말 몰랐다며 열심히 살면서 꼭 보답하겠다며, 할 수 있는 일이 있어 행복하다”고 하였다.
아울러 이밖에 사례 외에도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165가구의 위기상황에 처한 대상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동대문구 지역사회복지협의체내 사례관리 실무분과에서는 위기가정 지원뿐 아니라, 민·관 복지기관의 교육 및 워크숍을 통해 사회복지사들의 역량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상호 정보 공유체계 마련 등 동대문구 내 지역사회복지 네트워크의 중심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김성남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사례관리 실무분과위원장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위기가정을 적극 발굴·지원해 복지사각지대 제로를 위해 동대문구 사례관리 실무분과가 앞장서 나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동대문구 사례관리실무분과회의는 2010년도부터 시작하였고, 동대문구 9개 복지기관의 사례관리 담당자들이 모여 장기적이고 복합적인 욕구를 가진 위기가정을 적극 발굴ㆍ지원을 위한 회의를 실시하고 있다.
진용준 기자 jyi@siminilbo.co.kr
사진설명=동대문구 지역사회복지협의체내 사례관리 실무분과가 구성, 사회복지기관 등과 상호 연계ㆍ협력을 통해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나서고 있다. 사진은 사례관리 실무분과의 회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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