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수, 헤밍웨이 지금 만나러 갑니다

이나래 / / 기사승인 : 2012-05-17 14: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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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와 낭만 흐르는 책 세상 활짝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김춘수 ‘꽃’
시인 김춘수의 작품 ‘꽃’을 랩으로 표현하면 어떨까?

시-랩 경연대회는 이런 독특한 발상에서 비롯됐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말’라던 안도현의 시 ‘너에게 묻는다’, 정호승의 ‘술 한잔’ 같은 시도 랩으로 들어보고 싶었다.

‘꽃’으로 유명한 시인 김춘수가 노년을 보낸 서울 강동구에서 14일부터 20일까지 책잔치가 한바탕 펼쳐진다.
시랩경연대회, 김춘수-헤밍웨이 기념전, 독서골든벨, 책 바벨탑 쌓기 행사가 열리는 곳, 2012 강동북페스티벌 현장으로 떠나보자.
■ 시(詩)-랩(Rap) 경연대회
‘시(詩)-랩 경연대회’야말로 2012 강동북페스티벌 행사의 '꽃'이다. 전라북도와 경상남도, 경기도 등 전국 각지에서 참가 신청을 했을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 80여개팀이 참가 신청을 했으며, 축제 주최 측은 이 중 8개 팀을 선발해 19일 오후 5시 본선 무대에서 랩 경연을 펼칠 예정이다. 총 상금은 200만원. 참가자들은 15편의 시 가운데 자신이 원하는 시를 랩으로 편곡했는데, 안도현의 ‘너에게 묻는다’, 정호승의 ‘술 한잔’, 김춘수의 ‘꽃’ 등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 올해의 작가 ‘유홍준’ 외 이권우, 배유안 등 유명작가 총출동
2012 강동북페스티벌이 선정한 ‘올해의 작가’는 국민 역사해설가라는 호칭만큼이나 유명한 유홍준 명지대 교수다.
유 교수는「나의 문화유산답사기」라는 책을 펴내며 하찮은 돌을 귀중한 문화유산으로 살려냈을 뿐 아니라, 어렵기만 했던 전통을 쉽고 재미있게 대중들에게 알려낸 친근한 이야기꾼이다. 유홍준 교수가 신석기의 숨결이 살아 있는 강동을 찾아, 구민들에게 문화유산 이야기를 맛깔나게 풀어낸다.
고고학 전문가인 국립중앙박물관 송의정 고고역사부장도 ‘고고학의 보고, 강동을 듣다’라는 주제로 강의한다. 신석기 유적 발굴에서부터 암사동의 가치 등을 하나하나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다. 또한,‘책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의 저자 이권우, ‘초정리 편지’를 쓴 배유안 등의 저자 특강이 준비되어 있다.
■ 헤밍웨이와 김춘수를 추억하다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작가를 추억하는 회고전을 다양하게 준비해 놓았다. 먼저, ‘꽃의 시인, 김춘수 회고전’이 눈에 띈다. 김춘수 시인은 노년기 약 15년 동안 강동구 명일동에 머무르며 가족과 고즈넉한 일상을 보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아내를 잃고 쓴 ‘명일동 천사의 시’라는 작품을 비롯해 그가 즐겨 거닐던 산책로, 손녀딸이 기억하는 할아버지의 모습 등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한다. 각 도서관 이용 주민들이 시인에게 보내는 엽서를 적었는데, 이를 전시하는 코너도 있다.
천재시인으로 일컬어지는 ‘백석 시인 탄생 100주년 기념전’은 15일부터 18일까지 암사도서관에서 진행된다. 그의 대표 시 ‘나타샤를 그리다’를 포함해 시인의 감각적인 시 세계를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헤밍웨이 사망 50주기 영화 상영도 이색적이다.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노인과 바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무기여 잘 있거라’ 세 편이 연속 상영된다.
■ 고전 독서골든벨 도전하고, 책 바벨탑도 쌓고
책을 매개로 재미있는 경험을 쌓는 다양한 이벤트도 시선을 끈다.
19일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온고지신 골든벨 퀴즈대회’를 개최한다. 책을 통해 옛것을 익히고 새로운 것을 습득한다는 의미의 ‘온고지신 골든벨’은 최근 사라져가는 예절을 퀴즈로 손쉽게 접해보는 프로그램이다. ‘이야기명심보감(전병호/홍진P&M)'과 ‘어린이 사자소학(엄기원/독서지도회)’ 두 권에서 문제를 출제한다. 대회 우승자인 ‘최강 강동이’ 1명에게는 20만원 상당의 상품을 수여한다. 참가자 전원에게는 기념품을 증정한다.
한영외고에 다니는 학생과 학부모들은 학습 멘토로서 이번 북페스티벌에 참여한다. 이름하여 ‘공신(神)들의 공부비법’ 코너로, 19일(토)에 마련된다. 한영외고 학생들의 공부 노하우가 적힌 참고서를 1000원에 판매하는가 하면, 학습법이나 진학, 학습 환경 조성 비법 등의 주제로 상담을 해 줄 예정이다. 판매 수익은 전액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인다.
이 밖에 ‘전통탈 만들기’, ‘지상의 아름다운 도서관 사진전’, ‘책 교환전, ’모스트리 체임버 앙상블 공연‘, ’해외 북페스티벌 사진전‘, ’석고마임‘ 등 다채로운 볼거리, 즐길거리를 행사장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강동북페스티벌 홈페이지(http://www.gdbookfest.or.kr/)를 참조하면 된다.
이나래 기자 wng1225@siminilbo.co.kr

사진 설명=2012 강동북페스티벌이 20일까지 강동구청 앞 디자인거리에서 펼쳐진다.
지난 해 북페스티벌 현장을 찾은 시민들이 대형 책 조형물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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