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구, 소외노인 없도록 365일 '복지우산' 편다

배소라 / / 기사승인 : 2012-11-11 15: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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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연계… 돌봄서비스… 1:1 맞춤상담… 무료급식…
[시민일보] 국가 최대의 당면 과제는 노인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국 노인 자살률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4개 회원국 중 1위, 우리나라 전체 자살자 중 약 30%에 육박한다.
노인자살의 내막을 들여다보면, 가난과 고독이 원인이다. 즉 경제적 궁핍과 외로움에 떠밀려 스스로 죽음을 택하게 된 것.
정계와 학계에서는 노인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지역문제의 최접점에 있는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
지자체 중 노인 문제 해결에 눈에 띄는 곳이 바로 서울 영등포구다.
영등포구 실제 독거노인 6800여명 중에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 보호받고 있는 노인은 약 28%에 해당되는 1946명이고, 차상위는 756명이고, 나머지 4098명은 일반노인이다.
수급자의 경우 가구별 재산과 소득 그리고 부양의무자인 자녀들의 부양능력에 따라 최고 45만3000원의 정부지원 생계비를 받는다.
저소득층 독거노인은 구에서 돌봄서비스, 무료급식사업, 자체특수사업, 기타 후원 사업으로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일반 독거노인은 공공예산의 한계로 사회복지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계신 분들이 많다. 이에 구는 자녀가 있거나 일부 소득 재산이 초과돼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는 비수급 독거 어르신들을 위한 지역특화사업을 발굴하고 시행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인상담사 케어링
지역주민을 자체 선발해서 노인 전문교육과정을 거쳐 노인상담사로 양성하고, 이들이 우울증 등 심리적 상담을 요하는 노인분들에게 직접 찾아가서 지원하는 케어링 사업이다.
노인상담사들은 찾아가는 1:1 맞춤 상담을 통해서 독거노인이 지닐 수 있는 소외감이라든지 우울증을 치유하고 심지어 자살에까지 이를 수 있는 위기 노인을 사전에 개입해 고독사 예방 활동을 하고 있다.
실제로 노인상담사 활동중에 우울증을 겪고 있는 할아버지가 자살을 위해 수면제를 한악 두알 모으고 있었던 사실을 노인상담사가 알게돼 정성어린 상담으로 어르신의 자살을 극적으로 예방한 사례가 있었다.
케어링을 받던 한 할아버지는 "나는 소외되고, 쓸모없는 존재 인줄만 알았는데, 이렇게 잘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힘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상담사들은 노인들의 행복을 지켜주는 행복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함께살이
자원봉사하면 떠오르는게 반드시 어느 기관이나 시설에 직접 가야만 할 수 있다는 막연한 거리감이 생긴다.
신체활동이 가능한 어르신은 사회 봉사활동을 하며 보람을 느끼고자해도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경우가 있다.
구는 어르신의 사회적 경험과 연륜 그 자체로 충분한 복지 자원이 될 수 있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사회 유대관계가 축소돼 소외감을 느끼기 쉽다는 점을 착안해 노인 '함께살이'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이 사업은 같은 지역의 독거노인끼리 봉사단을 구성해 반찬 나누기, 청소 도와주기, 말벗 되어주기, 생활물품 전달하기 등 노인들이 할 수 있는 활동영역에서 서로 돕고 도움을 나누는 활동을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삶의 동반자로서 이웃의 정을 느끼게 되고, 어르신 스스로도 '나도 지역사회에 무언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역할 의식과 보람이 생겨 끈끈한 지역공동체 의식을 이룰 수 있다.
또 공공과 민간이 합심해 위기 노인에 사전 개입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수사례로 입증돼 보건복지부 전국 사업으로도 확대될 방침이다.

▲독거노인 원스탑지원센터
독거노인 원스탑지원센터는 말 그대로 독거노인의 어려움을 막힘없이 한 번에 지원한다.
영등포구 전체 노인을 전수조사해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어떤 욕구를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 크게 주거·소득·일상생활·건강·사회참여 분야로 나눠 조사해 지원한다.
주거환경이 열악한 경우 씽크대 교체같은 집수리 사업을 해준다든지, 사회참여나 소득보전이 필요한 분들에게는 노인 일자리 사업을 연계해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시행해 나가고 있다.
지난 6월 함께살이 사업 수혜 어르신이었던 양평동에 거주하는 92세 이 모 할머니는 본인 소유의 아파트가 있는데 채무 이해관계를 해결하지 못해서 본의 아니게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 법원 집행관들에게 강제로 쫓겨날 위기에 처했었다.
사건 발달 전, 그간 어르신을 적적하게 보호할 가족도 없었고 연세만큼이나 인지 능력과 활동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였기 때문에 함께살이 사업 참여 봉사자 노인들이 방문하며 식사도 해드리고 말벗도 해드리는 과정에서 이런 문제점이 있음을 발견했다.
이에 영등포구청 공무원과 ONE-STOP 지원센터에서 법원 행정처리 절차를 밟아 법적인 분쟁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었고, 이 모 할머니는 안전한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요양 시설 입소를 시킨 사례가 있었다.

▲U-서울 안전 서비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2년 현재 65세 이상 인구는 589만명으로, 치매 노인수는 9.1%에 달하는 53만여명에 육박하고 있다. 그 중 실종 치매노인 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7500여명으로 매일 20명이 넘는 치매노인 실종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이에 구는 전국 가구 월평균 소득 150%이하(4인가구 기준 6581원)인 가구를 대상으로 치매 어르신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GPS(위성항법장치)가 부착된 위치 추적 단말기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치매 어르신의 현재 위치와 이동 경로를 홈페이지나 스마트폰에서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안전존을 이탈했거나 위험 지역 진입 시 보호자에게 즉시 SMS로 상황을 알려준다.
또 음성통화 기능을 탑재해 보호자와의 통화도 매월 30분 무료 제공한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은 "노인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시대적 상황에 대응해 독거노인의 안전확인과 생활실태 및 복지 서비스 욕구 등을 면밀히 파악하고 종합적인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데 집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소라 기자 bsrgod78@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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