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사진속 70년대 서울 추억이 방울방울

전용혁 기자 / / 기사승인 : 2012-11-19 15: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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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서울 사진축제 21일 개막
[시민일보] ‘아파트는 들어섰지만 소가 밭을 가는 70년대 압구정동’, ‘고가도로와 복원 공사를 거치면서 지금은 잊혀진 판자촌이 다닥다닥 연결돼 있던 옛 청계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생소하지만 사진은 이를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다.

서울시는 빠른 변화 속에 과거의 기억을 잃어 가는 서울의 모습을 만나고 추억할 수 있는 ‘2012 서울사진축제’를 21일부터 내달 30일까지 총 40일간 개최한다.

올해로 3회를 맞는 이번 사진 축제는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서울시청사, 서울역사박물관 및 서울시내 공ㆍ사립미술관과 갤러리 등 총 23곳, 서울 곳곳에서 열린다.

이번 사진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시민들이 앨범 속에 고이 간직했던 개인사진에서부터 전국의 네티즌들이 수집하고 촬영한 ‘서울’ 사진들을 발굴, 전시했다는 것이다.

또 ‘1000개의 마을, 1000개의 기억’을 주제로 시대의 증인으로 나선 사진작가 21명의 소중한 기록도 볼 수 있다.

특히 올해는 ‘마을공동체와 사진 아카이브’라는 테마로 시민과 작가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행사 개막 전에 온ㆍ오프라인으로 총 4회 대대적인 사진 공모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자치구 협력을 토대로 했다.

또 전시를 통해 수집, 생산된 사진들은 한 번의 전시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 자치구의 아카이브로 구축돼 지역사 및 생활사 연구와 문화 콘텐츠로 활용해 지역 정체성 형성의 토대가 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축제 프로그램은 크게 ▲전시 ▲강좌ㆍ워크숍ㆍ세미나 등 시민참여 행사 ▲서울 소재 미술관 및 갤러리 ‘사진의 달’ 운영 등으로 진행된다.

전시는 오랜 시간 열정적으로 서울을 기록해 온 21명 사진작가들의 작품과 100여명 시민들의 앨범 속에 간직했던 사진들을 통해 한 개인의 생아사와 가족사, 마을사와 지역사를 한 분에 볼 수 있는 ‘본전시 1ㆍ2부’와 네티즌 1000명, 초등학생 200명이 참여한 2개의 ‘특별전’으로 구성된다.

특히 시민이 응모한 3000여장의 사진에서 전시 작품으로 선별된 500여장의 사진들은 한 개인의 역사를 보여주는 동시에 서울의 역사를 보여주며 서울에 대한 공식 역사로서의 기록 사진이 아닌 서울시민이 기억하고 기록한 역사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본전시 1ㆍ2부는 ‘기억이 많은 도시: 삶의 터전과 기억의 고고학’과 ‘기억의 재구성: 그때, 거기에 있었습니까’를 주제로 서울시립 미술관 본관 1층에서 펼쳐진다.

본전시 1부는 수년에서 수십년간 서울의 지역과 지역성을 주제로 다루고 있는 작가들의 사진 작품과 ‘프로젝트 작가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가들의 작품 250여점, 그리고 ‘서울시 옛 사진 공모’를 통해 수집된 25개 자치구 지역민들의 기념사진 500여점으로 구성돼 있다.

본전시 2부는 한국 근현대사에서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 일어난 해에 촬영된 시민들의 기념사진이나 기록 사진을 연표로 구성, 특정 사건이 일어난 해의 다양한 삶의 파편들을 보여준다.

‘특별전’은 ‘기억의 터: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거야’와 ‘기억이 많은 아이’를 주제로 서울신청사 로비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전시된다.

‘기억의 터: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거야’는 ‘네이버 포토갤러리’ 출사 미션을 통해 촬영ㆍ수집된 시민들의 추억의 장소와 그에 얽힌 사연들로 구성, 개인의 특별한 기억과 개인의 역사가 담긴 공간으로 서울을 새롭게 의미화하는 특별전이다.

‘기억이 많은 아이’는 서울시내 초등학생 200여명이 자신과 가족의 기억을 사진 앨범을 통해 정리하고 자신이 몸담고 있는 학교의 역사를 ‘기억공책’의 형태로 꾸며 보여주는 특별전이다.

축제 기간 동안에는 매주 금요일과 주말에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세마홀에서 전문가 강연이 개최된다.

‘사진 인문학: 기억 담론과 아카이브’를 주제로 한 강좌는 축제기간 중 매주 주말마다 오후 1시부터 5시30분까지 총 12강으로 진행된다.

인문 사회학자, 건축가와 사진이론가, 예술 기획자와 실천가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강연자로 참여하는 이번 강좌는 지역에서 개인이 갖는 다양한 삶의 기억을 사진을 통해 되살려 내고, 그것이 모여 집합의 기억, 즉 역사가 됨으로써 지역의 역사를 쓰게 되는 인문학적 과정을 고찰하며, 도시, 마을, 기억과 역사, 사진 그리고 서울에 대한 깊은 성찰을 만날 수 있다.

‘마을공동체와 지역 아카이브’ 심포지엄은 25일과 내달 2일 오후 1시부터 4시30분까지 총 2회 진행된다.

지역성에 천착해 지역의 기록과 지역의 아카이브를 만들고 예술적 실천으로 마을 공동체에 개입하는 작가와 프로젝트 그룹의 목소리를 통해 마을과 지역 아카이브의 의미, 사진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쉽게 배우는 사진의 기술’은 사진가에게 배우는 기초적인 사진 촬영 기술과 감동이 담긴 사진촬영 노하우를 배우는 강좌로 축제 기간 중 매주 금요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총 4강으로 진행된다.

그 외에도 지역의 기록과 아카이브를 만들고, 예술적 실천으로 마을공동체에 개입하는 작가와 프로젝트 그룹의 목소리를 통해 마을과 지역 아카이브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는 ‘작가ㆍ프로젝트 리포트’, 지역답사 프로그램 사례를 공유하고 지역의 문화와 역사 만들기에 대한 경험을 나누는 ‘서울 신택리지: 25개의 서울이야기’ 등이 진행된다.

축제 기간 동안 국립현대미술관, 한미사진미술관 등 서울시내에 있는 미술관과 갤러리 20곳이 동시에 사진전을 진행하는 ‘사진의 달’도 부대 행사로 진행된다.

매주 토ㆍ일요일 ‘사진의 달’ 참가 미술관 및 갤러리 등을 순회하는 투어버스를 오전ㆍ오후 각 1대씩 운영해 관람객들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사진을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서울대, 고려대, 서강대 등 서울시에 소재한 6개 대학 사진동아리도 문학의 집 서울에서 ‘서울별곡, 청춘의 기억’을 주제로 연합전시를 한다.

‘2012 서울사진축제’의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로 참가 가능하며, 서울시립미술관 본관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 주말 및 공휴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며, 매월 첫째, 셋째 화요일의 경우 오후 10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2012 서울사진축제’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2012 서울사진축제 홈페이지(www.seoulphotofestival.com)에서 확인 가능하며, 궁금한 사항은 120다산콜, 서울사진축제사무국(070-8240-9902)로 문의하면 된다.

시 관계자는 “이번 축제는 전문가와 특정 예술인에 의해 기록된 공식 기록과 역사에 의존한 축제가 아닌 시민이 기록하고 간직해 온 개별 역사와 기록을 바탕으로 새롭게 서울의 역사를 재구성해 보는 시민참여형 축제로서 더욱 의미 있다”며 “개인이 가지고 있어 미처 공개되지 않았던 사진들이 발굴돼 과거 서울을 기억, 기록하는 소중한 기회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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