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랑구 망우리공원 소개

진용준 / / 기사승인 : 2013-02-27 15: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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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독립 외친 애국지사들 넋 잠든 곳
발길 닿는 곳곳 3.1운동 산 역사교육장
[시민일보] 올 겨울이 유난히 추웠다는 것은 기상청 통계자료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의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진 횟수가 지난해 12월에는 13번, 금년 1월에는 9번이나 있었다. 그러나 끝나지 않을 것처럼 지루했던 겨울도 어느덧 끝나가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하는 등 정치권은 물론 우리의 들과 산에도 새 봄을 맞이할 준비가 한창이다.
특히 제94주년 3.1절을 맞아 아이들 손을 잡고 가까운 곳에 있는 망우리공원을 찾아 봄의 숨결도 느끼고 3.1운동의 정신도 되새겨보면 좋을 것 같다.
서울 중랑구와 경기도 구리시를 연결하고 있는 망우리 고개를 넘어가다 보면 우측에 자연경관이 잘 어우러진 공원묘지가 있다. 이곳이 바로 망우리공원이다.
망우리공원에는 무려 4.7km에 걸쳐 ‘사색의 길’이 뻗어 있다. 사색의 길은 아무 부담 없이 아이들과 찾아와 즐거운 산책 등 오후 시간을 보내며 애국지사의 숨결을 느껴볼 수 있는 살아있는 역사의 공간이다.
10여년 전만 해도 이곳은 모두가 혐오스럽게 생각하고 발길을 꺼렸던 곳이다. 그러나 망우묘지공원 이미지 개선을 위한 중랑구의 꾸준한 노력의 결과, 이제는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수많은 등산객과 산책하는 사람들로 발길이 끊이지 않는 훌륭한 주민 휴식공간이 되었다.
망우리공원은 책(2009년 4월, ‘그와 나 사이를 걷다’/저자 김영식)과 영화(2009년 11월, 독립영화 ‘약수터 부르스’/감독 손재명)의 소재는 물론 서울의 산책 명소로 지정(2009년 10월, 자연 상태가 잘 보존된 망우리공원 내 4.7㎞의 산책로 ‘사색의 길’은 어린이대공원 ‘은행나무 길’, 노을에 물든 청계천 물억새와 함께 서울시설공단에서 선정한 ‘서울의 가을 산책길 명소 3곳’중 1곳으로 선정)되었는가 하면, 공원내 약수터가 서울시내 으뜸 약수터(2010년 2월, 망우리공원 내에 위치한 용마천, 망우천, 송림천 약수터와 보현정사, 동산 약수터 등 5곳이 서울시가 선정한 서울서 물맛 가장 좋은 약수터 10곳에 선정)로 뽑히고, 상춘객 발길 잡는‘서울 봄 꽃길 102선’으로 서울시에서 선정(2012. 3.28) 발표하기도 했다.
■ 4.7km의 숲속산책 ‘사색의 길’
중랑구와 구리시의 경계인 망우리공원 입구에서 진입로를 따라 15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주차장과 서울시설공단 관리사무소를 지나 사색의 길 출발점이 나온다. 길은 두 갈레로 나뉘어 있는데 어느 한쪽을 택해서 걸어도 원점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어있다.
또한, 산책로 곳곳에서 중랑구 관내 전경과 서울시내는 물론 서울의 동쪽을 굽이쳐 흐르는 한강과 그 주변의 자연 경관, 경기도 남양주 일원, 서울의 남산과 불암산, 수락산, 도봉산, 북한산까지 조망할 수 있어 차라리 전망대라는 느낌까지 들 정도이다.
중랑구는 1997년부터 1998년까지 순환도로 4.7km를 정비해 도시 환경림 조성, 아스콘 포장, 자연관찰로 등을 조성하고, 산책로를 ‘사색의 길’이라고 이름 지어 시민들이 산책을 하면서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사색의 공간으로 만들고, 청소년에게는 역사의 산 교육장이 되도록 하였다.
망우리공원은 1933년부터 1973년까지 40년간 2만8천500여기의 공동묘지가 조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구는 1기당 80만원을 분묘 이전비용으로 지원하는 등 꾸준한 묘지이장을 진행해 현재는 9천 9백여기만이 남았다.
당시 망우리공원에는 애국지사와 저명인사의 묘 15기가 안장되어 있었다. 구는 지난 1992년 산책로를 중심으로 문명훤, 방정환, 오세창, 한용운, 장덕수, 조봉암, 지석영 등의 연보기록비를 세웠다. 또한 1998년에는 문일평, 서병호, 서광조, 서동일, 오재영, 유상규, 박인환, 오긍선 등의 연보기록비를 세워 애국지사들의 넋을 기리고 있다.
한편 망우리공원에는 소설가 계용묵, 여류소설가 김말봉, 작곡가 채동선, 대중가수 차중락, 화가 이중섭, 언론인 설의식 등의 유명인사가 잠들어 있다.
중랑구 관계자는 “3.1절을 앞두고 복잡한 주변정세로 인해 3.1운동의 정신과 애국지사들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며, “망우리공원을 찾아 산책과 더불어 독립운동가의 삶과 민족 사학자의 발자취 등 3.1운동의 의미를 직접 보고 체험하며 배우는 것이야말로 살아 있는 교육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산책길 곳곳 애국지사의 숨결 있는 3.1운동의 산 교육장
유명인사 15분의 연보비 중의 하나인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인 만해 한용운 선생의 연보비에는 “한민족이 다른 민족의 간섭을 받지 않으려는 것은 인류가 공통으로 가진 본성으로써, 이 같은 본성은 남이 꺾을 수 없는 것이며, 또한 스스로 자기 민족의 자존성을 억제하려 하여도 되지 않는 것이다.” 「조선 독립에 대한 감상」중에서 라고 씌어 있고, 독립운동가인 오재영 선생의 연보비에는 “강도 일본의 통치를 타도하고 우리생활에 불합리한 일제 제도를 개조하여 인류로써 인류를 압박치 못하며 사회로써 사회를 박살치 못하는 이상적 조선을 건설할 지니라.” 「의열단 선언」 중에서 라고 적고 있다.
독립운동가 이자 언론인이며 서예가인 오세창 선생의 연보비에는 “글과 그림이 대대로 일어나 끝내 사람에게서 없어지지 않은 것은 성품이 서로 비슷하고 사물의 근원이 있었던 까닭이다. 이에 솔거 이하 근래 사람에 이르기까지 서화(書畵)를 밝혀놓고 높고 낮음을 품평하였다.”「근역서화징」에서
이렇듯 애국지사들이 남긴 발자취를 보면서, 3.1절을 앞두고 요즈음 점점 나약해져만 가는 우리 청소년들을 위해 독립운동가의 함성이 쩌렁쩌렁 울리는 듯한 망우리공원을 찾아 독립운동과 나라사랑의 참뜻을 한번 깨닫게 해 줘야 하는 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책무요, 몫이 아닐까?
망우리공원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201번, 262번, 270번, 2227번, 2234번, 3번, 8번, 8-2번, 30번, 51번, 52번, 65번, 88번, 165번, 166-1번, 167번, 202번, 330-1번, 765번, 1330번, 1330-1, 1330-3번, 1330-5번, 1330-44번 8004번, 8005번등의 버스를 타고 망우리고개 입구 동부제일병원앞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해 망우산 쪽으로 걸어 올라가면 되며, 중앙선 양원역 2번 출구로 나와 도보로 10분정도 걸으면 되고, 지하철 7호선을 이용하면 상봉역에서 버스로 5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자가 운전시는 망우리고개 중간에 위치한 망우저류조공원 주변이나 망우산 중턱의 서울시설공단 망우리묘지관리사무소(434-3337) 옆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한편 망우리공원은 서울의 동쪽 외곽과 경기도 구리시에 걸쳐 위치하고 있으며, 전체 면적은 약 1.62㎢로서 1977년 건설부 고시 제138호로 공원으로 지정됐다.
공원내 묘지는 1933년부터 1973년 사이에 조성되었는데, 당초 약 2만8천5백 여기의 분묘가 있었으나, 계속된 묘지이장으로 인해 현재 9,981기(중랑구7,147기, 구리시 2,834기)의 묘소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망우(忘憂)라는 지명은 태조 이성계가 한양에 도읍을 정하고 종묘사직을 마련한 후, 선왕들의 능지를 정하기 위해 대신들과 함께 현재의 동구릉을 답사하였는데, 선왕의 능지보다는 대왕의 신후지지(身後支地)로 적합하다는 무학대사의 권고로 태조 자신의 능지로 정하고, 기쁜 마음으로 환궁하던 중 지금의 망우고개 위에서 잠시 발길을 멈추어 자신이 보았던 능지를 바라보니 과연 명당이라 ‘아아, 이것으로 오랫동안 근심을 잊을 수 있게 되었노라’고 한데서 ‘망우(忘憂)’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이곳에는 만해 한용운 선생, 송촌 지석영 선생, 소파 방정환 선생, 박인환 선생 등 애국지사와 저명인사의 묘소가 있고, 공원내 순환로를 따라 이 분들의 얼을 기리기 위한 연보비가 설치되어 있어, 민족과 역사에 대한 교육과 더불어 사색의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밖에도 항일의병 ‘13도 창의군탑’과 산책로, 약수터, 정자 등의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사계절 많은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진용준 기자 jyi@siminilbo.co.kr
사진=망우리공원 산책길 곳곳에는 유명인사 15명의 연보비가 있다. 사진은 그 중 하나인 만해 한용운 선생의 연보비 앞에서 한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설명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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