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소개]남자 기(氣) 살리기 프로젝트,‘남자의 교과서’

함혜숙 / / 기사승인 : 2013-04-14 10: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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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 여성 둘 이상이 모여 남자 이야기를 하다 보면 결론은 항상 똑같다. “도대체 괜찮은 남자들은 다 어딨는 거야? 남자들 다 변태 같아. 연애할 남자가 없다니까.”
주부 둘 이상이 모여 남편 이야기를 하다 보면 결론은 항상 똑같다. "도대체 남자들이란 결혼을 하고 나이가 들어도 철이 없다니까. 남편이랑 사는 게 아니라 아들을 키우는 것 같아.” 어쩌다 남자들이 이렇게 찌질하고 철없는 종족으로 낙인찍힌 것일까.
신간 <남자의 교과서(명로진 지음, 출판 퍼플카우)>는 여자는 전혀 모르고 남자들은 차마 말 못하는 것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저자는 밖에서 비겁하게 살고, 집에 들어오면 더 비겁해지는 남자들을 대신해 이 땅에서 남자로 살아가는 게 어떤 건지 알려 준다.
클래식한 벤츠와 섹시한 재규어 같은 자동차를 아내보다 더 사랑하는 남자들이 한심해 보이는가. 하지만 남자들도 욕망이 있고 꿈이 있는 ‘인간’이다. 능력 있는 직원, 듬직한 남편, 자상한 아빠, 착한 효자로 살아가기 위해 자신의 꿈을 억누르고 있을 뿐이다.
MBC 예능 프로 ‘나는 혼자 산다’에 출연하는 배우 이성재는 기러기 아빠다. 혼자 집안을 뒹굴거리는 모습은 쓸쓸해 보이고, 딸의 무용복 하나 사면서 공짜 사은품을 하나라도 더 얻어 내려는 모습은 우리가 생각하는 ‘마초 남성’의 모습과 거리가 멀다. 이성재는 타지에 떨어져 있는 가족을 부양하고 지킬 수 있는 것은 자기뿐이라며 행복한 의무감이라고 말했다.
이게 남자다. <남자의 교과서>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돈 잘 버는 남자들 대부분의 머릿속에는 이런 생각이 자리잡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일을 잘해서 돈을 더 벌어 우리 가족이 노후까지 경제적으로 여유 있게 살 수 있을까?’”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라는 가장 큰 행복을 포기하며 기러기 아빠가 되기를 자처하는 남자들. 영원히 철들지 않는 종족이라 해도 이제는 남자들의 기를 살려 줄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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