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 도의회 '무상급식 예산 전액 삭감' 티격태격

전용혁 기자 / dra@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3-08-19 18:03:04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경기도 "오죽했으면 예산에 손 대겠나", 도의회 "도민에 대한 폭거·김지사 오만"

[시민일보]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무상급식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이를 둘러싸고 경기도와 경기도의회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동근 경기도 기획조정실장은 19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기준으로 12% 정도(약 860억원) 무상급식 예산을 경기도가 지원했는데, 우선 오죽했으면 아이들 급식인 무상급식 예산에까지 손을 대겠냐고 오히려 반문하고 싶다”며 “경기도 예산 860억원, 이 정도만큼이라도 절감해야 될 정도로 절박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추경예산이 16조라고 하지만 실제 가용재원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정책 재량으로 쓸 수 있는 돈이 8100억원밖에 되지 않는다”며 “이 경우 이 돈을 가지고 SOC도 해야 되고, 다른 모든 사업을 정책적으로 해야 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내년의 경우에는 더 심각해서 저희들이 5000억원 이상을 감액편성을 해야 되고, 그래서 빚을 내지 않는 경우 가용재원이 2000억 규모밖에 되지 않는데, 그러면 그 돈을 가지고 우선 도는 법적으로 책임져야 될 부분들이 있다”며 “무상급식 예산은 도가 직접적인 책임사안이 아니었기 때문에 재정여건이 허락할 수 있을 때 지원했었던 사안이기 때문에 다른 예산을 먼저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하는 고육지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업의 우선순위로 볼 때 무상급식이 그렇게 덜 중요한가’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무상급식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고, 무상급식은 도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사업이 아니고 교육청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것이고 도는 지원해 주는 상황”이라며 “우선 도가 먼저 도 책임 하에 법적으로 책임져야 될 예산부터 먼저 넣고 생계형으로 아주 급한 저소득층 예산을 먼저 편성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도 재정이 어려워진 배경에 대해서는 “복지예산이 지난 2년 동안 약 1조4000억원이나 급격하게 증가했는데, 그것이 증가하는 속도가 예측보다 훨씬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어서 그렇다”며 “향후 5년 동안 도가 추가적으로 부담해야 될 복지예산이 증가하는 것만 1조3000억원인데, 이런 상태에서는 저희들이 재정에 있어 다른 선택을 하기 굉장히 제약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의회 민주당 강득구 대표의원은 “지난 3년 동안 경기도의회와 합의해서 이끈 정책인데 그것을 경기도의회가 상의도 없이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겠다는 것은 경기도민에 대한 폭거이고 김문수 지사의 오만”이라고 맹비난했다.


강 의원은 이날 같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재정여건이 어렵다는 점은 인정하고 동의하지만 그럴수록 세출삭감이라는 큰 방향, 원칙을 우선 정해야 되는 것”이라며 “집행률이 저조한 사업, 전시성 사업 이런 큰 틀에 대한 원칙들을 정하고 각론으로 가야 되는데, 그런 총론과 각론에 대한 입장은 없고 무상급식이 재정악화의 가장 큰 원인양 이렇게 얘기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산이야말로 지도자의 철학이 담겨져 있는 것”이라며 “이것은 결국 김문수 지사가 무상급식을 바라보는 입장, 큰 틀에서 김문수 지사의 철학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도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며 “그런데 김문수 지사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시대의 흐름을 모르는지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김문수 지사의 정치적 의도도 의심하는가’라는 질문에 “담당실무국이 평생교육국인데 예산삭감 계획을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재정난 타개책이라고 얘기하지만 정무적 판단이 더 컸던 것 같다”며 “김문수 지사가 지난 7년 동안 도지사로서의 역할을 했지만 잠재적으로 늘 대선주자로서의 이중적 역할, 이런 입장에서 함께해 왔다. 지금도 여전히 4년 후 대선주자로서의 자기 포지션, 입지 이런 부분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무상급식을 통해 정국적인 이슈의 중심에 서 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민심에 역행해서 좋은 결과를 얻은 정치인이 없다”며 “김문수 지사가 경기도의 홍준표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