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비자들이 기본적인 소비생활 비용에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층은 줄고 하류층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5일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2013 한국의 소비생활지표’에 따르면 가장 만족도가 높은 소비생활 영역은 ‘문화·여가생활’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여가생활 영역의 만족도는 4점 만점에 2.95점으로 전체 12개 영역 가운데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의식주생활이 2.87~2.92점으로 받았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5대 소비생활 영역 가운데는 교육서비스와 의료서비스가 각각 2.67점과 2.79점으로 평균(2.86점)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
특히 문화·여가생활에 대해 20대와 30대가 각각 84%, 82%나 만족한다고 응답해 중장년층(40대 75.1%, 50대 68.9%, 60대 이상 55.7%)에 비해 만족도가 높았다.
반면, 관혼상제서비스 영역에 대한 만족도는 2.6점으로 가장 낮았다. 소비자의 24.7%가 서비스 가격이 품질에 비해 비싸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경제적 부담을 가장 많이 느끼는 소비지출항목 1위는 식생활비로 나타났다.
최근 1년간 ‘식생활비로 인해 경제적 부담을 느꼈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26%였고, 다음으로 교육비(21.5%)에 대한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의료비와 의생활비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도 각각 8.2%와 6.9%여서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기본적인 소비생활 비용에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 피해경험율 역시 식생활(7.9%) 영역이 가장 높았다.
수입산 농·축·수산물의 안전성이 불안하다고 인식하는 소비자가 85% 이상이었고, 국내산에 대해 불안감을 느낀 소비자도 50% 이상이었다.
의생활(7.5%) 영역에서는 소비자의 31.1%가 의복 가격이 품질에 비해 비싸다고 응답했고, 정보통신생활(5.6%) 영역에서는 휴대폰 단말기 가격을 문제점으로 인식한 소비자가 23.2%였다.
최근 1년동안 소비자피해를 경험한 소비자는 44.8%였다. 연령별로는 50대의 피해경험율이 가장 높았고, 지역별로는 충청권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 대형마트를 가장 많이 이용하지만 소비자 만족도는 오히려 생활협동조합이 더 높았다.
월 1회 이상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87.3%에 달했지만 이용율이 11.7%에 불과한 생활협동조합의 만족도가 3.21점으로 대형마트(3.01점) 등 다른 거래 형태보다 높았다.
이런 가운데 스스로를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체감 중산층’은 62.5%로 2007년(71.1%) 대비 8.5%p나 줄었다. 반면, 자신이 하류층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34.8%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배순영 소비자원 정책개발팀장은 “최근 의식주와 같이 기본적인 생활영역에 대해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전체의 42.8%에 달하는 ‘주관적 하위 중류층’ 소비자의 소비생활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소비생활지표는 소비자의 소비생활수준, 소비경험, 소비자 정책환경의 현상과 변화를 진단할 수 있는 소비지표로 지난 1997년 이후 15년 만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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