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어리석은 사람 무슨 일 터지면 책임 따지고···" 이혜훈 "국민을 무시, 국민 위에 군림하는 오만한 발상"

심재철 "책임 당연히 따져야지 눈감고 넘어갈 생각인가"

김상민 "석고대죄 모자랄 상황 국민에 책임전가 부적절"

[시민일보] 새누리당은 23일 카드사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어리석은 사람' 발언에 대해 "제 식구 감싸기", "성난 민심에 불을 지르는 발언"이라며 강력 비판했다.

앞서 현 부총리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도 책임지고 사퇴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어리석은 사람은 무슨 일이 터지면 책임을 따지고 걱정만 하는데 현명한 사람은 이를 계기로 이런 일이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혜훈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귀를 의심케 하는 망언"이라며 "금융당국의 책임이 없다고 얘기할 수 없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은 처음 일어난 일이 아니라 수년간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지만 당국은 고작 최고 600만원의 과태료를 물리는 솜방망이 처벌로 방치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건 발생 2주가 다 돼 여론에 밀려 몇 가지 미봉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개인정보 암호화 솔루션의 의무화가 필요한 데 중요한 대책이 빠져 있다"며 "금융당국 수장을 제식구 감싸기라고 비난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백번 양보해서 금융당국이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도 이를 따지는 것에 대해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하다니 국민을 무시하고 국민 위에 군림하는 오만한 발상"이라며 "금융당국의 책임 여부는 부총리 혼자 결정할 일이 아니라 국민이 따질 일이다. 책임자 엄벌과 재발방지 대책에 사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재철 최고위원 역시 "현 부총리는 '어리석은 사람은 일이 터지면 책임을 따진다'고 했는데 책임을 당연히 따지고 물어야지 눈 감고 넘어갈 생각이냐"며 "염장을 지르는, 성난 민심에 불지르는 발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어제 회의가 대책을 살피는 날이었는데 소비자가 책임질 일이라고 말하고 제식구 감싸기 한것이 옳은 태도였으며 할 말이었느냐"며 "박근혜 대통령은 엄중 문책을 지시했는데 부총리는 동의해준 국민에게 책임이 있다니 과연 부총리가 맞느냐. 실언에 대해서는 사과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상민 의원도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도 모자랄 상황에 국민에게 책임 전가하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금융기관의 개인 정보 유출은 금융사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를 직무유기한 금융당국에 그 원인이 있다”며 “금융당국은 또다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태 앞에서 기업 탓만 하고 있으며, 심지어 그 책임을 국민에게까지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실망감을 넘어 극도의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기다려주는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지 못할망정 국민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훈계하고 있는 현오석 경제부총리의 공직자로서 비상식적인 발언과 그 인식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기성 기자 pks@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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