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선 여당 압승··· 야권재편론 수면위로

전용혁 기자 / dra@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4-07-31 17: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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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 "식상한 야권연대 시효 다했다"
정의당 "야권전체 혁신 불가피한 과제"


[시민일보=전용혁 기자] 7.30 재보궐선거에서 야권이 뼈아픈 패배를 맛봄에 따라 야권재편론이 불거지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대권주자인 손학규·김두관은 새누리당 정치 신인에게 무릎을 꿇었는가하면 특히 당의 기반인 호남에서조차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에게 패배했다.

이번에 새정치연합과 야권단일화를 이룬 정의당 역시 큰 타격을 입었다.

서울 동작을에 노회찬이라는 간판선수를 내보냈지만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에게 900여표 차로 석패했다. 노회찬 후보는 새정치연합 기동민 후보와 단일화를 통해 반전의 기회를 마련하는 듯했지만, 전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선거 도중 이뤄지는 후보 단일화의 한계를 다시 한 번 확인했을 뿐이다.

통합진보당 역시 이번 선거에서 존재감을 찾기 어려웠다.

새정치연합이 권은희 후보를 전략공천한 광주에서 장원섭 후보가 26%라는 유의미한 득표율을 기록했으나 전남 순천·곡성에서 이성수 후보가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하지 못했으며, 특히 수도권에 출마한 후보들은 출마 이상의 의미를 찾을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야권재편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현 단계에서는 누구도 섣불리 야권 재편을 말하기 어렵게 됐다.

새정치연합은 서울 동작을에 자신들이 전략공천한 후보를 지키지도 못하고, 무능력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고, 정의당 역시 '후보단일화'에 매달리며 진보정당으로서 '자립성'을 잃은 모습만 남겼기 때문이다.

특히 같은 지역에서 노동당 김종철 후보가 1076표를 기록해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했다는 게 노 후보에게는 뼈아픈 결과였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으로의 분열, 또다시 통합진보당과 정의당의 분열로 이어지는 진보정당 분열의 역사가 고스란히 투영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한정애 대변인은 31일 PBC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출연 야권 재편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 대변인은 "당대당 차원의 단일화는 시효가 다 됐다고 봐서 하지 않았다"며 "야권이 선거 때마다 어떤 식으로든 후보 단일화를 했지만 국민들이 보기에 그럴 것 같으면 왜 하나로 합쳐서 일을 하지 못하느냐는 식상함도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야권연대가 주는 시너지 효과도 예전과 같지 않고 오히려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하는 층의 결집 효과를 가져왔다"며 "야권 전체의 큰 틀에서 야권의 재정비를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야권 재편 방식에 대해 "야권이 더욱 힘을 키울 수 있는 방식으로 열어놔야 한다"며 "야권이 다시 한번 마음을 열고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통합진보당에 대해서는 "대상에 놓고 있지는 않다"며 야권 재편 대상에서 제외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정의당 천호선 대표도 이날 당 상무위원회의에서 "전체 선거 결과는 야권에게 무겁고 커다란 숙제를 안겨줬다"며 "야권이 이대로라면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없다. 야권 전체의 혁신은 이제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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