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이명박 회고록, 결국 매를 벌었다”

전용혁 기자 / dra@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5-02-04 17:5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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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을 왜 이 시점에 냈는지 이해 안 돼” 안경환 교수, “국내 정치 더 복잡하게 만들어”

[시민일보=전용혁 기자]최근 발간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을 두고 정치권에서도 거센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명박정부 탄생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조차 “그 분(이 전 대통령)이 모든 사람을 향해 뺨을 한 대씩 때린 격인데 결국 매를 번 것 아니겠는가”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정 의원은 4일 오전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회고록을 왜 이 시점에 냈는지 그게 이해가 안 간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인은 찡그려도 미인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예쁜 사람은 실수를 해도 그걸 곱게 받아들이는데 본인이 자기가 미인이라고 생각했던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회고록에 대해 좋은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모두 시기가 잘못됐다, 내용이 틀렸다, 다 자기 자화자찬이라는 부정적 의견만 나온다”며 “‘논란이 되길 원한다’고 한다면 몰라도 왜 이 시점에 그런 회고록을 냈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자원외교 논란에 대해서도 “자원외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평가한다는 것은 맞지만 그것도 지금 볼 때 좋은 평가가 나올 것 같지 않다”며 “이게 애초에 장사 자체가 제가 ‘바보장사’라고 표현했는데 처음부터 컨셉을 잘못 가져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원외교라는 것 자체가 난센스인데, 내가 자원을 사러간다고 공표를 하고 간다. 그리고 그것도 사러가는 사람이 어마어마한 사람이라고 하니 그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그게 제대로 된 장사가 되겠는가. 그렇게 장사를 했기 때문에 그게 장기적으로 간들 좋은 평가가 나오겠느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준비하고 있는 ‘회고록’과 관련해서는 “제가 이명박정부 탄생에 참여를 했고, 그래서 저는 이명박정부 선거에 책임이 있는 사람인데 이명박정부가 성공을 못했다”며 “저는 거기에 대해 참회를 해야 될 사람으로 제가 쓰는 건 회고록이 아니라 참회록”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 이명박정부만 실패한 게 아니라 소위 87체제(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역대 모든 정부가 실패했다. 그래서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가,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가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한 것”이라며 “일종에 참회를 하면서 교훈, 메시지 등을 정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명박정부 시절 국가인권위원장을 지낸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날 같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결국 국내 정치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고 지금 이 시점에서 이런 얘기를 나눈다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지혜가 의심될 정도”라고 비난했다.

안 교수는 “아무래도 국내 정치에 핵심이 맞춰져 있으니까 과거의 경험을 가지고 현 정부와 야당과도 관련된 게 있으니까 자연적으로 반발이 나오는 것”이라며 “사실에 대한 하나의 정확성 문제와 사실에 대한 해석 문제에 있어서 당연하게 그렇게 돼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직 대통령이라고 하면 그 나라의 대통령인 동시에 개인적인 자격으로 국제 사회에서 어느 정도까지 인정받느냐 두 개가 걸려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미 큰 나라가 됐는데 한국의 전직 대통령 같으면 국제 사회에서 할 역할이 있다”며 “그걸 현직 뿐만 아니라 나라를 위해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을 썼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은 그동안 세일즈외교를 통해 많은 분들과 연결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고 했고, 전직 대통령의 경험이 현직 대통령과 충돌하지 않고 보완해 가면서 그 다음 나라를 위해 이끌어줬으면 하는 마음이 전부터 있었다”며 “그런데 이 대통령과 지금 박근혜 대통령은 같은 당 출신이기 때문에 충분히 될 걸로 생각되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좀 아쉬웠던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 대해 첫 반응을 보였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뭇매 맞은 정치 무능아'라는 제목의 단평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회고록이라는 것을 뭉그려내어 도처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이는 "이 책 전부 4대강사업의 중요한 역할이니 자원외교 성과니 하는 따위의 뻔뻔스러운 거짓말 투성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그러나 남북 정상회담 추진과정 등 남북 간 진행된 물밑 접촉의 내용이 실린 데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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