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감 박성규 |
핑크슬라임이란 소의 주요 부위를 절단하고 남은 찌꺼기를 모아 암모니아로 세척해 핑크빛 고기를 만드는 제조 방법으로 이 동영상은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다. 이로 인해 미국 맥도널드는 핑크슬라임을 사용해 왔다고 공식 인정하는 한편 향후 핑크슬라임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동영상의 여파는 계속 확대돼 캐나다 언론도 이를 집중 보도하기 시작했고 핑크슬라임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사표명만으로는 부족함을 느낀 캐나다 맥도널드는 2012년 6월「아워 푸드 유어 퀘스천」이란 캠페인을 시작했다. 맥도널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질문에 적극적으로 답하기 시작한 것이다.
맥도널드는 2013년 1월말 기준 누적 2만 건 이상의 질문에 답을 했는데 부정적인 질문에도 친절하게 답변했음은 물론 짧은 글로 답변하기 부족한 경우 동영상을 제작해 올리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맥도널드는 유투브 동영상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2, 서울시에서는 2014년 6월부터 청사 외벽에 SMS 표출 기술을 활용한 문자 전광판 형식의 시민게시판을 운영 중이다. “작은 소리도 크게 듣겠다”는 시의 소통 의지를 담은 시민게시판은 어린이가 메세지 표출 전광판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제작됐는데 대표번호로 문자를 보내면 발신 순서대로 건당 6초씩 실시간으로 전광판에 문자 내용이 현출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시민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소통의 상징물로서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보여진다. 두 사례 모두 고객(시민)과 소통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최근의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참고 할만하다.
경찰의 현 주소는 어떠한가. 언론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여론조사 기관인 갤럽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 국민의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34개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지 한번 쯤 고민해 봐야 하는 것은 아닐까
얼마전 경찰서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서장에게 바란다」코너를 구경할 기회가 있었다. 평소에는 잘 들어가지 않는 곳이라 민원인들이 쉽게 글을 등록할 수 있는 게시판을 상상했었는데 이 코너에는 행정기관 민원서비스 통합규정에 따라 신고민원포털을 이용해 달라는 짧은 안내 문구만 적혀 있었다.
지역 주민이 경찰서장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싶어서 홈페이지를 찾았는데 또 다른 홈페이지를 찾아가야 한다면 불편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진정으로 국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기 위해서라면 기존의 틀을 깨뜨리는 파격도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경찰이 먼저 과감하게 의견수렴의 문턱을 낮춘다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함은 물론이요, 국민들로부터 얻은 유익한 아이디어를 통해 더 나은 시책을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2015년은 경찰 창설 70주년이 되는 의미 있는 해이다. 경찰이 맥도널드가 그랬던 것처럼 국민들과 소통하는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인천 삼산경찰서 경감 박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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