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측, ‘노인’폄하...호남참패 책임론도 제기
金 “적반하장...전국적 지지 대선후보 만들 터”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정점으로 하는 친노.친문 세력과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 간 갈등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처럼 연일 위태로운 풍경이다.

급기야 친문 진영에서는 김종인 대표를 ‘노인’으로 지칭하며 ‘막말’ 수준의 비판을 삼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문재인 전 대표가 당 홍보위원장으로 영입했던 손혜원(서울 마포을) 당선자는 지난 2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 "둘이 서로 배려하고 양보해야지 되는 것인데 김 대표가 마음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며 김 대표를 겨냥, "노인은 바뀌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선거 막바지 홍대 앞에서 유세를 하면서 김 대표, 문 전 대표 두 분이 손을 잡고 만세 부르는 장면을 만들려고 했는데 김 대표는 안 오시더라"며 "다른 사람 통해서 '(비례대표 공천 파동 당시) 중앙위에서 친노들이 내게 한 행동은 아직도 용서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 동안 김 대표가 너무 심하게 얘기를 많이 하셨다"며 "문 전 대표나 소위 친노라는 사람들한테 아주 인격적으로 말살시키는 일을 했다"고 공격했다.

최근 문 전 대표와 행보를 함께해 온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도 같은 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 “김 대표가 외부에서 이 당에 온 지 얼마 안 됐는데 스스로 당의 주인인 것처럼 독선적인 리더십을 보였다”고 공세를 취했다.

심지어 김 대표가 ‘휴가’를 떠나기로 결정한 지난 1일에는 더민주의 ‘호남 참패’가 “김종인 때문”이라는 공격이 터져 나왔다.

문 전 대표도 지난달 22일 김 대표와 만나 “(김 대표의 당 대표) 합의 추대는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출마하면 괜히 상처만 받는다”며 사실상 당권 포기를 요구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종인 대표는 “낭떠러지에서 떨어질락 말락 한 정당을 두 달여 걸쳐서 선거에 임해서 1당을 만들었다”며 “비대위에 자꾸 그런 얘기하는 게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앞서도 “호남표 안 나오는 게 나 때문이라고 책임을 돌린다”면서 “문 전 대표가 당 주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행세하면서 ‘도로 민주당’을 만들려 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특히 2일 전북도의회에서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북 유권자들의 지지율을 회복을 위해서 우리가 가장 노력해야할 것은 정권교체의 희망을 전북 유권자들에게 드리는 것"이라며 "전북 민심이 신뢰할 수 있는 대권주자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전국적 지지를 얻고 있는 문 전 대표를 두고도 "다수의 대권 주자들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전국적인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대선 후보를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해 정치적 의도를 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았다.

공정한 경쟁을 언급하며 전국적 지지 후보의 필요성을 강조한 김대표의 발언에는 문 전대표에 대한 견제의도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양산에 머물고 있는 문 전 대표는 한마디 언급도 하지 않는 모습이다.

다만 그를 대신한 친노.친문 인사들의 공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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