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2016 다문화가족 실태조사

표영준 / pyj@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6-12-25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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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중 7명 '사회활동 경험 無'… 소통·문화체험 정책지원 필요
▲ 다문화·외국인 주민의 인권 증진을 위한 '2016년 영등포구 인권정책 토론회'에서 조길형 구청장(오른쪽)이 인사를 건내고 있다.
[시민일보=표영준 기자]서울 영등포구(구청장 조길형)가 외국인 주민과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6 영등포구 다문화가족 실태조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행정자치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1월1일 기준으로 국내 거주 외국인은 약 170만명에 이른다. 그 중에서 영등포 지역에 거주 중인 외국인은 5만7000여명으로 서울 자치구 중 1위다. 또한 외국인 밀집도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14%로 파악됐다.

이 같은 지역상황을 고려해 구는 다문화 가족의 원활한 국내 안착을 지원하고 원주민과 더욱 잘 어울려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 7월 ‘다문화지원과’를 신설했다.

또한 구는 서울시 최초로 자체 실정에 맞는 실태파악을 위해 복지시설 등과 함께 자체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다문화가족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총 617명이 참여한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구는 ▲사회적 모임·활동 참여 위한 한국어·문화 교육 확대 ▲직업교육 통해 고용확대와 일자리 개선 ▲다문화가족과 내국인 자녀들이 함께 공유하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등이 필요하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구는 이번 조사결과를 다문화 정책의 기본방향 설정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시민일보>에서는 이러한 구의 다문화가족 실태조사 결과를 자세히 살펴봤다.

■2016 영등포구 다문화가족 실태조사

이번 실태조사는 가구 방문 등을 통한 1대1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지난 13일 완료보고회를 통해 결과가 발표됐다.

설문지는 총 1300부(결혼이민자·귀화자 800부, 만 9~24세 자녀 500부)가 배부돼 1004부가 회수(회수율 77.2%)됐다.

구는 이중 불성실한 응답과 무응답 설문지, 잘못 조사된 설문지 등을 제외하고 최종 974부를 분석에 사용했다. 조사 참여인원은 총 617명이다.

설문항목은 지역사회활동에 대한 관심이나 참여 욕구, 지역 주민과의 관계, 한국 생활에 대한 만족감·소속감 등으로 구성됐다.

원활한 설문을 위해 설문지는 국어, 영어, 중국어 등 세 개 언어로 작성됐으며, 조사는 구에 거주하면서 설문조사 경험이 많은 주민을 조사원으로 모집해 실시했다.

조사 참여인원은 총 617명으로 여성 90.7%, 남성 9.3%이다. 출신 국적은 중국 66%, 베트남 14.6%, 몽골 5.2%, 필리핀 3.4%, 일본 2.8%, 기타 8% 순이다.

학력은 고졸 39.8%, 대졸·대학원 이상 39.3% 순으로 나타났으며, 고학력자가 전체의 약 40%를 차지했다.

■사회적 모임·활동 참여 위해 한국어·문화 교육 확대 필요

구가 결혼이민자·귀화자들의 사회적 모임·활동 참여 경험 여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참여한 적이 없다는 응답률이 69.3%로 집계됐다.

이는 참여 경험이 있다는 응답률(30.7%)보다 두배 높은 수치로, 결혼이민자·귀화자들의 사회적 참여율이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참여율 개선을 위한 방법에서 응답자들은 한국 언어·문화 등 기본 교육 보강 (30.3%), 다문화가족 지원 기관 활성화(27.6%), 참여 프로그램의 질적·양적 개선을 통한 기회 제공(24.9%) 순으로 희망했다.

이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교육이나 지원책은 한국어 교육이 37.8%로 가장 높았고, 일자리 교육·연계 23.2%, 사회참여 활동 지원 20.7% 순이었다.

■직업교육 통한 고용확대·일자리 개선 필요

설문조사에 임한 외국인 주민과 다문화가족의 고용형태는 임시근로자 30.2%, 상용근로자 29.9%, 일용근로자 20.9%, 자영업자 19.1% 순이며, 직종은 서비스업 41.8%, 사무직 16.7%로 높게 나타났다.

상용직 비중보다 임시·일용직 비중이 높아 고용형태가 안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같은 문제의 개선을 바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구직에 있어 가장 필요한 도움으로는 직업교육·자격증 취득 35.9%, 일자리 알선 27.4%, 한국어교육 26.2% 순으로 집계됐다.

희망 직업은 사무직 30.2%, 판매종사자 23.2%, 서비스업 19.3% 순이었다.

■ 다문화자녀들 43.5%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해 적응 힘들다’

이번 설문조사에 다문화가족 자녀들은 총 357명(초·중·고 283명, 학교밖 74명)이 참여했다.

출생국가는 중국 64.5%, 한국 32.1%, 기타(일본, 러시아 등) 3.4% 순이었다.

이중 초등·중학교 자녀 한국어 대화수준은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가 72.2%로 나타나 대부분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중·고등학생 자녀와 비교하면 학교 밖 자녀의 경우 54.7%가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어 생활에 불편을 느끼는 것으로 응답했다.

의사소통의 어려움은 다소 낮은 편이었으나 학교 교과학습 시에는 어려움이 많다는 결과가 나왔다.

‘학교 공부하는데 책 내용 이해가 어렵다’가 31.7%, ‘선생님이나 친구의 말을 이해하기 어렵다’ 30%, ‘나의 의견을 말하기 어렵다’ 20% 순이다.

또한 43.5%의 다문화가족 자녀들이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서 학교 적응이 힘들다고 응답해, 다문화가족과 내국인 자녀들이 함께 공유하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구는 보고 있다.

구는 이번 실태조사를 토대로 ▲연령별 세분화된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 개설 ▲본국에서의 경력·모국어 능력을 고려한 일자리 제공 등 구 실정에 맞는 다문화 정책 수립의 방향 등을 도출해 다문화가족의 안정적인 정착을 도울 방침이다.

조길형 구청장은 “더 이상 외국인과 다문화가족은 낮선 풍경이 아니다”며 “변화된 환경에 걸맞은 다양한 정책과 지원을 통해 내·외국인이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구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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