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명의로 10억 사기 대출

이대우 기자 / nice@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8-11-06 17:3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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警, 일당 16명 검거… 8명 구속

[시민일보=이대우 기자] 노숙인 명의로 대출을 받고 신용카드를 만들어 10억원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충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6일 사기 등 혐의로 16명을 붙잡아 이 가운데 A씨(37) 등 8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16년 12월부터 최근까지 노숙인이나 무직자 23명을 사업체 대표 또는 직원으로 둔갑시킨 뒤 대출을 받는 수법으로 10억2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총책 A씨, 거짓 자동차 매매 계약서를 써준 중고 자동차 딜러 등 일당 16명을 모두 검거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천안역 등에서 만난 노숙인, 무직자 등에게 밥값 등을 주며 환심을 사고서는 신분증을 비롯한 개인정보를 넘겨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정보를 이용해 대출이 가능하도록 노숙인 등이 마치 회사에 다니거나 사업체 대표인 것처
럼 서류를 조작했다. 이어 거짓 중고차 매매 계약서를 꾸며, 노숙인 등 명목의 중고차 대출 등을 받았다.

명의자에게는 대출금의 극히 일부만 주고 대부분은 A씨 등이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노숙인과 무직자 명의로 휴대전화를 가입해 대포폰으로 유통하거나 신용카드를 만들어 카드론 대출까지 받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외에도 노숙인 앞으로 상조 상품과 가전제품 등을 끼워 넣은 '결합상품'에 가입한 후 몇 달 안에 상조 상품을 해지, 가전제품만 A씨 등이 챙기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를 본 노숙인 등은 자신 명의로 대출을 받은 사실을 모르거나 알더라도 크게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런 사기를 당할 경우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므로 절대 현혹돼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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