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 위기' 50대 독거남 구한 양천구 신정3동 공무원들

이대우 기자 / nice@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8-23 15:2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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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통화 통해 위급상황 확인
돌봄매니저·방문간호사 출동··· 입원·치료 도와
[시민일보 = 이대우 기자] 서울 양천구(구청장 김수영)에서 한 공무원의 순간 빠른 판단으로 생사를 넘나들었던 50대 독거남의 생명을 구해 주변을 훈훈케 하고 있다.


23일 구에 따르면 신정3동 주민센터에서 근무하는 복지담당 공무원은 최근 취약계층 국민지원금 지급 관련 계좌확인을 위해 대상자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수신음만 들리고 받질 않자 이를 수상히 여긴 공무원이 계속 통화를 시도했다.

그러다 가까스로 한 번 연결된 수화기 넘어에서 ‘주스’라는 단 한 단어가 들려왔고, 이를 들은 담당자는 위급상황임을 직감해 상황을 알렸고, 신정3동 주민센터 돌봄매니저와 방문간호사가 그 즉시 현장으로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돌봄매니저와 방문간호사는 겨우 열린 문틈으로 냉방기도 없는 폭염 속에 뼈만 앙상한 상태로 현관에 주저앉아 있는 50대 독거남 A씨를 발견했다.

A씨는 극심한 당뇨와 알콜중독을 앓는 환자로, 그동안 끼니를 챙길 기력조차 없어 10일 이상 식사를 하지 못했고 저혈압, 영양실조 증세까지 겹쳐 말을 할 수도, 고개를 들 수도 없었다.

더구나 알콜중독으로 가족과 사이가 악화돼 연이 끊긴 지 오래였고, 수급자도 아니라 복지사각지대 속에서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전달받은 신정3동 돌봄SOS센터는 신속하게 119와 협력해 보라매병원 응급실까지 동행해서 보호자가 없는 A씨의 입원 절차까지 직접 진행했으며, 또한 추가로 검진하던 과정에서 A씨도 몰랐던 새로운 질환을 발견했다. A씨는 현재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돌봄SOS센터는 긴급한 수소문 끝에 오랜 세월 왕래가 없던 A씨의 가족을 찾아냈고, 신정3동장까지 직접 나서 가족을 간절히 설득한 끝에 동 주관 하에 퇴원 후 A씨와의 관계회복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기로 했다. 또한 보호자인 가족의 동의를 받아 복지사각지대에 있던 A씨가 제도권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수급 신청도 병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돌봄SOS 주거 편의 서비스 제공기관과 연계해 공무원,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오물과 쓰레기로 가득한 A씨의 집안을 청소하는 등 주거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다.

김수영 구청장은 “이번 A씨의 사례야말로 그간 구에서 추진해 온 ‘양천형 돌봄SOS센터’ 사업을 통해 이룬 값진 결실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내실 있는 맞춤형 복지정책 추진 등 촘촘한 복지 그물망을 통해 ‘고독사 없는 양천’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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