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탑방' 김영옥 "6·25때 사라진 큰오빠, 50년만 한번 만나"

서문영 기자 / issue@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1-19 00: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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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는 배우 김영옥이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6.25 한국전쟁 당시 군복이나 철모도 없이 최전방에서 맹활약 했던 ‘A특공대’의 유일한 전쟁도구는?”이라는 문제가 출제됐다. 정답은 지게. 당시 지게에 탄약과 식량을 실어 나르며 목숨을 건 30만 명의 민간인 수송부대에 외국인들이 ‘A특공대’라는 이름을 붙여줬다고.

김영옥은 해설을 듣다가 “저걸 몰랐다니”라며 눈물을 흘렸고 “전쟁나기 전에 8.15 해방도 맞이했다. 전부 라디오 앞에 앉아서 어른들이 난리 나고 바깥에 나가서 만세하고. 나 8살 때다. 일본치하에서 8년을 산거다. 그러고 5년 있다가 6.25가 난 거다”고 직접 겪은 전쟁 이야기를 했다.

김영옥은 “서대문구 영천동에 살았다. 인민군을 맞이했다. 오빠들이 있으니까 다락방에 숨겨놨다. 21살, 18살이었다. 딱 (군대 갈) 적령기였다. 밥그릇 올려 보내고 낮에는 나오지도 못하고. 인민군으로 잡아간다는 건 아닌데 소문은 다 난 거다. 그러다 큰오빠가 없어졌다. 연세대 영문과 2학년이었는데 50년 만에 만났다. 이북에서 찾아서”라고 털어놨다.

김영옥은 2000년 이산가족 2차 상봉 때 큰오빠를 만났다고. 김영옥은 “어머니 아버지 돌아가신지 10년 15년 된 후였다”고 말했고, MC 김용만이 “옛날 얼굴이 있었냐”고 묻자 “거의 없지. 날씬한 게 못 먹어서 그런지”라며 야윈 오빠가 안쓰러웠다고 말했다. 김영옥은 갑자기 사라진 큰 오빠가 야속해 크게 울지는 않았다고.

또 김영옥은 당시 큰오빠가 자신이 배우로 활동하는 것을 한 번도 본적이 없다고 했다며 “그러고 여태 못 봤다. 기가 막히다. 그러고 몇 년이냐. 여든아홉 됐을 거다. 지금은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지만 찾아서 얼굴 보고 결혼하고 애도 넷이나 낳고 살았다니까 축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먹먹함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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