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경병, 할말은 한다] 또다시 국회의원 물갈이 여론이 뜨겁다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11-08 10: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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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경병 전 국회의원



요즘 정기국회가 열리고 있지만 우리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시선은 따갑기 그지없다. 이런 이유로 매번 총선 때마다 “현역 국회의원을 바꾸라”며 국민적 여망이다시피 물갈이 여론이 들끓는다. 지난 2020년 21대 국회의원선거(총선)에서는 역대 어느 선거 보다 그 바람이 거셌다. 언론은 여기에 초점을 맞춰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구호성 논리까지 더해가며 현역들을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교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당들은 공천 과정에서 현역 물갈이 비율이 얼마 인지를 놓고 서로 경쟁을 벌인다. 이렇게 해야 공천 개혁을 명분으로 총선을 치를 수 있는 형편이다.


이러한 물갈이 정치는 국회가 대국민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린 상황에서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다. 신뢰도가 아예 0%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불신 차원을 넘어 ‘국회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국민이 상당수일 정도다. 그러다보니 총선 때만 되면 ‘현역 의원들을 물갈이 해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정당 지도부는 이러한 여론을 충분히 활용하려 든다. 이번 기회에 반대 세력을 쳐내고 자신들과 뜻이 맞는 정치인들을 채워 넣으려 하기 때문이다. 공천 과정을 거치면서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과 거리가 먼 모습이 일상적으로 벌어진다. 특히 지도부를 좌지우지 하는 정치 실력자의 뜻이 대부분 관철된다. 더러는 공천관리위원회가 구성되면 위원장과 극히 일부의 정치인 출신 한두 명이 어느 정도 공천권을 좌우하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현역 의원들은 저마다 자신의 공천을 위해 동분서주 하지만 자천·타천의 불출마, 컷 오프, 공천 탈락, 총선 본선에서의 패배 등이 겹치며 자연스럽게 대대적인 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다. 중진일수록 공천 받기가 더욱 어려운 현실에서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일부만 겨우 살아남는 실정이다. 당 대표들조차 추풍낙엽처럼 날라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국민의힘의 경우 가장 최근 총선에서도 당 대표가 본인이 희망한 지역구는 물론이고 나중에는 비례대표가 되기를 강하게 원했지만 거부당한 채 선거에 나섰다가 2위로 낙선한 바가 있다.


이런 기형적인 공천 과정을 통해 애써 새로운 신진 인사들을 공천하고 이들 중 상당수가 국회의원으로 선출된다. 21대 총선에서는 초선 의원이 152명이나 선출돼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지난 17대 188명 이후 16년 만에 최다수를 차지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국회와 정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아지게 되었다. 여·야 할 것 없이 의원 자질이 떨어진다는 비판적 논조가 여의도를 압도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하는 국회로의 개혁과 국민 수준에 맞는 정책 역량의 발휘는 기대하기 힘들다. 초선이 과반을 넘다 보니 직업 관료들이 포진한 행정부를 상대로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기엔 힘에 부치는 경우가 많다. 의원 외교에서 폭넓은 해외 인맥을 구축해 국익을 위해 제대로 활동하기가 힘들다. 돌출적이고 섣부른 언행으로 자주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결국 이번 21대 의원들에 대한 평가에서는 역량이 가장 떨어진다며 ‘역대 최악’이라는 오명이 뒤따라 다닌다.


외국에서는 중진 정치인이라면 5~10선(임기 4년 이상을 기준으로 하며, 일본처럼 그보다 짧으면 7~15선 이상) 정도로 보지만, 우리 국회에서는 최다선이 되고도 남는다. 국회의장에는 최다선이 선출되는 경우가 많은 현실에서 전기 의장을 역임한 박병석 의원은 단연 높은 선수로서 선출되었지만 현역 의원 가운데 최다선인 6선이었고, 후반기 의장은 5선 김진표 의원이 재임하고 있다.


정말 문제는 고정관념화 되다시피 한 우리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이다. 이대로 가면 22대 총선에서도 대대적인 현역 의원에 대한 교체가 불가피할 것이다. 현실은 어쩔 수 없다지만 언젠가는 총선이 끝난 이후 국민적 사랑을 받는 정치인들이 다수인 상태에서 젊고 참신한 정치 신인들에 더해 3선 이상이 상당수이고, 6선 이상의 국민적 사랑을 받는 원로들도 많이 선출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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