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강성 지지층, 정청래-박범계에 ‘왕수박’ 낙인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5-06-19 10:4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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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 과거 李대통령 비난...朴, 술에 물 탄 듯 처신
유인태 “鄭, 너무 강성...전체적인 당 기류도 부정적”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정청래 의원과 국회 법사위원장 내정설이 도는 박범계 의원에 대해 ‘왕수박’ 낙인을 찍으면서 이들이 꿈꾸던 당 대표와 법사위원장 자리도 물 건너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19일 법사위원장에 박범계 의원이 내정됐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펄쩍’ 뛰었다. 이날 페이스북에 ‘박 의원 내정’ 관련 기사를 공유한 김 원내대표는 "내정은커녕 논의조차 안 한 사안“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두루 의견을 경청하고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의 이 같은 입장 표명에 대해 일부 강성 지지자들이 반발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실제 전날 ‘민주당이 당 법사위 간사인 박범계 의원을 내정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진보 성향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박 의원을 향한 공세가 줄을 이었다.


김 원내대표 페이스북에도 “내란종식 빨리하고 싶으시다면 김용민 추천”, “잼통 강력 국정드라이브, 가장 중요한 시기에 뜨뜨미지근한 박범계 절대 안 된다. 차라리 박주민 의원이 낫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특히 ”도로 수박당이 되려고 하냐. 지금은 선비가 아니라 투사가 필요할 때“라며 ”문재인 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윤석열 검찰총장 등 정치검사들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고 박 의원을 겨냥하면서 “술에 물 탄 듯 (처신)해서는 안 된다”고 직격했다.


당권 도전 중인 정청래 의원도 비슷한 처지다.


당 대표 출마 선언 이후 과거 이재명 대통령을 비난한 정 의원의 육성이 소환되면서 일부 강성 지지층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당권 경쟁 상대인 박찬대 의원 지지로 돌아선 이들이 정 의원을 공격하는 수위가 높아지면서 지지층 간 갈등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특히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의원은 ”정청래 의원이 너무 강성 이미지“라며 ”여당의 대표가 좀 부드러운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당내에 이런 흐름도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서 ‘정청래 의원은 강한 공격수로 (당을 위해)여러 궂은 일을 했던 것들을 큰 장점으로 내세우지 않겠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정 의원이)무슨 궂은 일을 했냐“고 정색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정 의원이)법사위원장 하면서도 ‘왜 꼭 저렇게 말을 하지?’ 이럴 때가 참 많았잖냐”며 “그게 결국 당에 부담을 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너무 강성 역할을 했던 사람이 대표를 하기에는 당 이미지에(부정적)”이라며 “대표 안 하고 계속 공격수를 하면 몰라도 당 얼굴인 대표로 내세우기에는 좀 그렇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인적 생각이냐’는 질문에 “(당내)전체적인 기류도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정청래 의원은 전날 오후 MBC 라디오에서 “지지자들의 선거운동 과정에서 근거 없이 정청래는 왕수박이다, 이런 공격들이 있었던 것 같다"며 "저도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다만 “지금은 '정청래 장점을 선호하면 정청래를 찍자' 이런 식으로 바뀌는 등 잠잠해진 것 같다"면서 "이번 일은 갈등이라는 표현보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선거가 시작되면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에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지 않냐”며 “선의의 경쟁으로 봐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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