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문으로 풀지 못할 일 세상에 없다’ 탐문 역량 낮은 탐정 미래 없어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04-07 11:05:38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탐문(探問)’만으로 예비배우자 거짓말도 파악 가능! 사기결혼 예방위한 ‘혼전조사(婚前調査) 전문 팩트체크팀’ 4월 20일 발족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 소장

얼마 전 탐정의 역할에 찬·반 의견을 가진 몇몇 사람들과의 대화 자리에서 ‘탐정의 주된 수단이 무엇이겠느냐?’고 물었더니 ‘도청기’와 ‘위치추적기’라고 말하는 경천동지할 대답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 통신비밀보호법과 위치정보법은 악세사리 정도로 여기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올바른 탐정’에 대한 엄청난 오해이자 모욕이 아닐 수 없다. 예나 지금이나 세계 어디를 가든 탐정의 주수단(主手段)은 ‘탐문(探問)’과 ‘관찰(미행과 잠복·채증)’ 그리고 ‘합리적 추리’이다.

이에 이 지면에서는 탐정의 핵심 수단이자 많은 직역(職域)에서 널리 응용되고 있는 ‘탐문’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탐문’이란 특정 사안(사건·사고·분쟁 등)의 사실관계를 파악함에 있어 당사자나 관계자·용의자 이외의 제3자로부터 그 사실에 대하여 견문 또는 체험한 사실을 찾아 묻는 임의적 활동을 말한다. 혹자는 ‘탐문’을 수사경찰의 전유물로 오해한 나머지 민간(탐정)은 ‘탐문’을 해서는 않되는 것으로 여기기도 한다. 이는 매우 잘못된 인식이다. ‘사람을 위협하는 등의 비정상적 탐문’이 아닌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탐문’을 범죄시(犯罪視) 하거나 벌하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이러한 ‘탐문’은 오늘날 특정 문제의 해결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는 수사·정보·조사·감사·감찰·민정기관 등에서는 물론 기자의 취재나, 탐정(민간조사원)의 자료수집, 미아나 가출인 찾기, 부동산 권리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 넓게 활용되고 있으며, 탐문의 광범한 활용성과 중요성을 경험론적으로 강조한 명구(名句)들에 ‘탐문으로 풀지 못할 일 지구상에 없다’, ‘수사와 취재 그리고 탐정은 탐문으로 시작해서 탐문으로 끝난다’는 말이 있다.

특히 ‘탐문조사’는 별도의 과학 장비나 특별한 비용 투입 없이 평소 가용되는 요원을 활용하여 신속한 전개 또는 언제든지 변경·종료가 용이하다는 점에서 경제성(저비용·고효율)과 유연성이 높이 평가되고 있는 일방 사람과의 접촉을 통해 문제 해결에 유용한 자료를 직접 얻는다는 측면에서 과학수사에 선행되거나 병행되는 등으로 과학수사 방식만으로 문제 해결이 지난(至難)한 분야의 수사에 큰 효용을 발휘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과학수사와의 보완적 관계).

하지만 다양한 형태로 잠재 또는 산재해 있는 정보나 단서·증거 등 유의미한 자료를 ‘탐문을 통해 탐지(인식)’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실제 탐문에 나서 본 사람이라면 잘 터득하였으리라 본다. 탐문에 대한 연구와 소질 그리고 경험의 정도에 따라 그 성취도는 천지 차이로 나타난다. ‘정곡(正鵠)을 찌르는 탐문’이 있는가 하면 ‘변죽만 울리는 안 하느니만 못한 탐문’으로 나뉜다 하겠다. ‘탐문은 누구나 할 순 있으나 아무나 성과를 거둘 수는 없다’는 말이 바로 그것을 지적하고 우려하는 얘기다.

그럼 탐문은 어떻게 해야 소기의 성과(小期의 成果)를 거양할 수 있을까? 필자가 여러 스타일의 정보요원들과 함께 30여년 간 정보활동을 하는 동안 체득하고 탐구한 ‘최상의 탐문을 위한 전제(前提)’ 몇 가지를 공유해 보고자 한다.

첫째, ‘탐문의 목적과 방향 설정’이다. 의뢰자가 설명하는 사안의 전모를 명료히 이해한 후 ‘의뢰자가 원하는 정보(단서)가 무엇인지를 확정’하고 ‘그에 초점을 맞춘 활동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이다. 이 ‘의뢰 내용 상담(청취) 및 활동 계획 수립 단계’에서는 ‘의뢰자’와 ‘의뢰 내용 보안 유지’를 위해 가급적 최고책임자 한 명 책임하에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적격한 탐문 상대자를 선정하는 일’이다. 누가 어떤 문제에 대해 얼마나 깊이 있게 알고 있는지를 탐문 전에 파악해 두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이는 성공적 탐문을 위한 1차적 과제이자 최대 관건이다. 옛말에 ‘반풍수(半風水) 집안 망친다’는 말이 있듯 사안의 내용을 잘 모르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혼선을 야기하게 됨은 물론 보안 유지에도 구멍이 생기게 될 소지가 높으므로 그런 사람은 차라리 아예 만나지 않는 것이 좋다.

셋째, ‘제대로 된 질문을 할 줄 아는 능력’이다. ‘제대로 된 질문을 할 줄 아는 능력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정보수집 기술’이라는 얘기다(미국 사우스웨스트 항공사 CEO 짐 파커). 즉, 상대방이 답변을 회피 할 수 없는 질문, 순간적으로 꾸미거나 모면 할 수 없는 질문을 통해 사실에 부합하는(가식 없는) 답변을 도출 해내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허접한 질문을 산만하게 하면 탐문에 응하는 사람이 오히려 짜증스럽게 여기거나 조사원을 가볍게 보고 우습게 말해 버리게 되어 탐문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게 된다.

넷째, ‘탐문 대화 중 꼭 착안할 점을 염두에 두는 일’이다. 관찰력과 판단력을 총동원하여 대화 중 상대의 눈길이나 손발의 움직임, 얼굴색 변화, 몸가짐 등을 관찰하여 내심의 진위를 간파해야 한다. 이와 함께 상대방의 허위 또는 왜곡된 진술을 경계하되 상대자가 제공하는 정보에 대해 ‘출처의 신뢰도가 C급이라 하여 가망성도 C급일 것이라는 예단과 편견’을 버려야 한다. 또한 특정인의 행적이나 평판조사 시에는 옛 거주지 등을 먼저 거친 다음 현재를 살피는 先과거행적·後현재생활 순서로 탐문되어야 한다(온고지신·溫故知新). 특히 ‘탐문조사 의뢰자가 누구인지와 탐문에 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절대 보안을 유지해야 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다섯째, ‘탐문을 성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분위기 조성’이다. 탐문 시에는 ‘때와 장소에 걸맞는 복장’을 갖추어야 할 것이며,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말씨와 겸양스런 모습’을 지녀야 한다. 또한 ‘상대가 마음 놓고 질문에 응할 만한 장소 선정’, ‘자연스런 대화를 통해 탐문 상대와 지연이나 학연·취미 등 인연 찾기’, ‘상대방 말 끊지 않기와 말 이어 주기’, ‘대화 내용은 전부 기억했다가 재생하고 상대 면전에서 메모 않기’ 등은 대화를 원만하게 이끌어 갈 더 없이 좋은 요소들이다. 특히 호감이 가지 않는 인상을 가진 사람은 탐문활동에서 배제하는 것이 좋다. 필자가 오랜 세월 지켜본 바로는 비호감스런 사람이 탐문에서 성과를 거둘 확률은 10% 미만이다.

한편 2010년부터 한국형 탐정업(민간조사업)의 정석과 응용실무를 개발·보급하고 있는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kpisl, 소장 김종식, 사업자등록 774-92-00300)는 날로 점증하고 있는 ‘사기결혼과 그에 따른 피해’ 예방에 일익 기여할 목적으로 “결혼사기를 방지하고자 하는 당사자의 의뢰를 받아 ‘탐문’만으로 예비배우자의 ‘미심쩍은 말이나 행동’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거나 파악하는 등의 자료수집”에 전종(專從)할 ‘혼전조사 전문 팩트체크팀(婚前調査專門 fact check team)’을 4월 20일 발족한다.

여기서 이번에 출범하는 ‘혼전조사 전문 팩트체크팀’의 역할과 활동 방식을 소개해 보겠다. 예를 들어, 예비배우자가 결혼상대자에게 ‘나는 별 두 개를 달았던 장군의 외아들로써 A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서울에 있는 50억짜리 아파트 한 채와 부산에 있는 10층짜리 상가 한 동을 유산으로 물러 받게 된다’고 말했을 때 결혼상대자가 ‘미심쩍게 여겨’ 우리 팩트체크팀(또는 탐정사무소)에 사실관계 파악을 의뢰해 오면 “오로지 ‘탐문’만으로 ‘아버지가 진짜 장군이었는지’, ‘A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사실이 있는지’, ‘정말 외아들인지’, ‘유산 받을 부동산은 진정 존재하는지’를 탐지(파악)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절제된 조사방식”이다.

이는 조사대상자의 개인정보 등 신상에 포괄적·침익적(侵益的)으로 접근하던 재래의 저인망식(底引網式) 조사 방식이 아니라 ‘스스로에 의해 이미 표출된 말이나 행동에 거짓이 있는지 없는지를 탐문과 관찰을 통해 체크하는 스마트한 조사 방식’으로 방송사에서 시청자들의 의문과 궁금을 덜어주기 위해 사실관계를 확인·파악·보도하는 ‘팩터체크팀’을 연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조사 형태라 하겠다.

특히 이번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 직속의 ‘혼전조사 전문 팩트체크팀’ 발족은 ‘사기결혼(결혼사기) 예방을 뒷받침’ 한다는 1차적 목적 외에 탐정의 ‘1人1技 갖기’와 ‘업무의 선택과 집중을 통한 능률의 극대화’를 시범(示範)해 보임은 물론 실정법에 저촉될 소지나 탐문 대상자의 법익(法益)을 침해할 여지를 없애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형 탐정과 탐정업이 한단계 격조를 더 높이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

*필자/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한국범죄정보학회민간조사학술위원장,前경찰청치안정책평가위원,前국가기록원민간기록조사위원,한북신문논설위원,치안정보업무20년(1999’경감),경찰학개론강의10년/저서:탐정실무총람,탐정학술요론,탐정학술편람,탐정학,정보론,경찰학개론外/사회분야(치안·국민안전·탐정학술·공인탐정明暗등) 600여편 칼럼이 있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