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는 이재명의 ‘3권 장악’ 저지하라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5-05-11 11: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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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민주당은 이달 1일 이재명 대선 후보의 선거법 위반사건을 두고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을 결정한 이후 연일 사법부 때리기에 여념이 없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가 하면 대법관 12명을 증인으로 불러 국회 청문회까지 연다고 한다.


조희대 탄핵카드까지 만지작거리는 모양새다.


결국, 서울고법은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사건 파기환송심 1차 공판기일을 애초 예정됐던 15일에서 다음 달 18일로 바꿨으며, 서울중앙지법도 이 후보의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사건 다음 공판기일을 다음 달 24일로 연기하고 말았다.


기일 변경은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을 스스로 훼손한 결정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처음부터 기일을 대선 이후로 잡았다면 모르겠지만 애초 예정되어 있던 기일을 변경한 것은 사실상 정치적 압박에 사법부가 굴복한 모양새가 된 까닭이다.


이에 따라 사법부의 독립, 법치주의 근간이 모두 흔들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지금도 이런데 만일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어떻게 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역대 대통령이 ‘제왕적 대통령’이라고는 하나 실제로는 행정 권력만 가졌을 뿐 입법 권력과 사법 권력은 국회와 법원으로 각각 분리됐었다.


그런데 지금 입법 권력은 이재명 후보의 지배 아래 놓여 있다. 그 막강한 입법 권력은 윤석열을 ‘식물 대통령’으로 만들었고 그게 계엄령의 빌미가 되기도 했다. 이재명은 이미 ‘여의도 대통령’으로 군림하고 있는 셈이다. 170석의 압도적 다수당 의석을 지닌 민주당에 1극 체제를 구축한 제왕적 대표였기에 가능한 일이다.


여기에 만일 그가 대통령에 당선돼 행정 권력까지 장악한다면 과거 박정희나 전두환 등 군사 정권 때보다도 더 강력한 ‘황제 대통령’이 탄생하게 되는 셈이다.


그렇더라도 사법부가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면 조금이나마 견제할 수 있겠지만, 그는 사법 권력마저 자신의 손아귀에 넣으려 하고 있으니 문제다.


이미 그런 작업을 꾸준히 벌여왔고. 지금은 거의 완성 단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법원의 숙원 사업인 법관 임용 기준 완화 법안도 기존 당론을 바꿔 전광석화처럼 해치우는가 하면 이른바 야당 단독 감액 예산안을 통해 검찰 예산은 모조리 깎는 대신 법원 예산은 대폭 올려 판사들의 환심을 사는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당근만 주는 것이 아니라 채찍을 가하기도 했다. 대법원장은 물론, 파기환송 쪽에 선 10명의 대법관을 무더기 탄핵하겠다고 협박하는가 하면 이 후보에게 불리한 판결을 했다는 이유로 특검 수사를 받도록 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대통령을 견제하기 위한 장치가 3권분립인데, ‘이재명 시대’가 오면 무용지물이 되고 말 것이다. 행정·입법·사법을 다 장악한 상황은 곧 ‘독재’의 길로 들어선다는 의미다. 지금의 공포 분위기보다 대선 후가 더 두려운 이유다.


실제로 민주당은 다수의 힘을 앞세워 '이재명 방탄법'을 줄줄이 통과시키면서 '이재명 독재국가'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선되면 재판이 중지되는 법안을 강행하는 한편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된 공직선거법을 뜯어고쳐 면소 판결을 받도록 법 개정에 나서기도 했다.


또 민주당은 지난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형사소송법 제306조에 6항을 신설해 현직 대통령에게는 공판절차가 중지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12개 혐의로 5개 재판을 받고 이 후보의 재판이 대통령에 당선 즉시 재판이 중지되는 것이다.


대통령이 되면 이미 시작된 재판을 안 받겠다고 하는 것은 사실상 '이재명 무죄법'이나 다름없다.


심지어 민주당은 대법관 수를 현행 14명에서 30명으로 늘리는 법원조직법 개정안도 발의해놓은 상태다. 산유국 베네수엘라를 철저히 망가뜨린 독재자 차베스가 지난 2004년 20명이었던 대법관을 32명으로 늘리고 자신의 지지자로 빈자리를 채워 장기독재의 발판을 마련한 것과 같은 꼴이라는 점에서 너무나 두렵다.


이를 저지하려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비록 단일화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으나 한덕수 전 총리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했으니 이제는 합심해 예고된 ‘이재명 독재 시대’를 저지해야 한다. 이건 국민의 명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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