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돈봉투 의혹’ 송영길 전 보좌관에 구속 영장

전용혁 기자 / dra@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3-07-02 11: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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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래구 이정근 공모해 불법 정치자금 제공 혐의 등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2021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당시 송영길 전 대표 캠프 자금 관리 총괄 인물로 전직 보좌관 박용수씨를 지목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이번 주 중 구속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지난달 27일 박씨에 대해 정당법·정치자금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는 3일 오전 박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씨는 송 전 대표의 불법 정치자금과 관련해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 정치 컨설팅 비용 대납 요청 ▲당 대표 경선 돈 봉투 살포 관여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받고 있다.


여기에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과 공모해 '스폰서' 김모씨로부터 경선캠프 사용 자금 명목으로 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 같은 해 4월 강씨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과 공모해 같은 당 윤관석 의원에게 2회에 걸쳐 송 전 대표 당선을 위해 6000만원을 제공한 혐의도 받는다.


비슷한 시기 서울지역 상황실장 이모씨에게 선거운동 활동비 명목으로 50만원을 제공하고, 이씨와 공모해 다른 서울지역 상황실장 박모씨에게 전화 선거운동을 위한 콜센터를 운영하도록 하면서 운영비 명목으로 700만원을 제공한 혐의 등도 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2020년 8월 선거는 불출마했고 2021년 5월 선거엔 출마해 당 대표로 당선됐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송 전 대표 캠프가 여론조사 등 업무를 맡긴 정치 컨설팅업체 '얌전한 고양이(고양이)' 압수수색을 통해 당 대표 경선 컨설팅 계약과 '먹사연' 자금으로 비용을 대납한 시기가 겹쳐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특히 박씨가 먹사연 소장 이모씨에게 요청해 먹사연 자금으로 캠프 컨설팅 비용을 대납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검찰이 의심하는 대납액은 약 9240만원이다.


이 과정에서 '먹사연'과 '고양이'는 먹사연의 고유 사업을 위한 여론조사 용역 계약을 의뢰하고 수주한 것처럼 허위 견적서와 허위 용역 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검찰은 박씨가 지난해 11월 먹사연 사무국장 김모씨에게 먹사연 사무실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모두 교체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보고 증거인멸교사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은 먹사연 측 사무실에 존재하던 송 전 대표 캠프 활동 관련 자료를 숨기려고 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박씨가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도록 지시한 시기(지난해 11월)는 돈 봉투 의혹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지난 4월)되기 이전이다. 검찰은 강제수사 착수 등 외부에 공표되기 이전부터 조직적인 증거인멸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박씨는 앞선 두 차례 검찰 출석 길에 취재진과 만나 돈 봉투를 만들거나 본 적이 없고, 컨설팅 비용 대납 및 증거인멸 의혹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송 전 대표의 전 보좌관 구속 이후 검찰의 칼날은 곧바로 송 전 대표를 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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