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선 “이준석, ‘노무현 장학생’ 아냐...거짓말, 구역질 난다”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5-05-26 12: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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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나는 대통령과학장학생…왜곡 시 법적 조치 검토”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의 ‘노무현 장학증서’ 발언이 26일 정치권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를 맞아 봉하마을을 찾은 이 후보가 “2003년 대통령 과학장학생으로 청와대에 초청돼 노 전 대통령에게 장학증서를 받았고, 직접 격려 말씀도 들었다”고 밝힌 데 대해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천호선 전 노무현재단 이사가 ‘사실을 왜곡한 거짓말’이라는 취지로 강도 높게 비난하고 나서면서다.


천호선 전 이사장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이 이준석에게 개인적으로 특별한 덕담을 한 것처럼 말하는 건 교묘한 왜곡”이라며 “태도를 바꾸고 거짓말까지 해대니 구역질이 난다”고 이 후보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특히 “대통령 과학장학생 제도는 김대중 정부에서 입안돼 2003년부터 노무현 정부에서 과학기술부 주관으로 시행된 국비 장학 프로그램”이라며 “청와대 영빈관에서 매년 100여명에게 증서를 수여했고, 이준석도 그 중 한 명일 뿐”이라고 강조하면서 “현재 노무현재단에서 선발하는 ‘노무현 장학생’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제가 받은 것은 노무현 정부 시절 국가장학사업인 ‘대통령과학장학생’ 자격으로 받은 장학증서이며, 노무현재단 장학금을 받은 적은 없다”고 즉각 반박에 나섰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말을 바꿨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전혀 다른 제도를 교묘히 섞어 왜곡하는 것은 명백한 허위”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관련 기사나 주장에 대해 정정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실제 이준석 후보는 지난 2004년 노무현 정부 당시 과학기술부가 주관한 ‘대통령과학장학생’으로 선발돼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장학증서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후보의 이번 발언이 과거 입장과 모순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 후보는 지난 2021년 페이스북 글에서 자신을 ‘노무현 정신의 계승자’로 포장하려는 정치권 일각의 시도에 대해 “노무현재단에서 주는 노무현 장학금을 받은 적 없다”며 선을 그은 바 있다.


그러나 이 후보가 대선 유세에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직접 장학증서를 받았다’고 언급한 것은 당시 취지와 달라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야권 관계자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지지층의 상징성과 보수 진영의 반감을 동시에 고려하다 보니 이준석 후보가 표현을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계산한 결과”라며 “양쪽의 환심을 사려다 스텝이 꼬인 전형적 사례”라고 분석했다.


이 후보가 법적 조치 가능성을 언급하며 강경 대응에 나선 가운데 이번 논란이 봉합될 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지지층과 노무현 재단 관계자들의 반발도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선 국면의 또 다른 변수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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