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구원투수’? 이제 그만합시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5-04-09 12: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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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그동안 '보수 후보 1강'으로 선두 자리를 지켜온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지율이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하락세로 돌아갔다.


그러자 당내 친윤계 진영에선 또 다른 외부 '구원투수'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거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것도 하필이면 김 장관이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9일에 이런 목소리가 나왔다.


정말 답답한 사람들이다. 현직 대통령이 파면된 상황에서 안정적인 국정 운영과 조기 대선의 엄정한 관리 역할을 맡은 한 권한대행을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게 한다는 게 말이나 되는가.


물론 김 장관 지지율의 하락 추세가 이어지면서 그의 경쟁력에 의문이 드는 건 사실이다.


실제로 CBS 노컷뉴스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이틀간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를 묻자 응답자의 12.7%가 김 전 장관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여전히 국민의힘 다른 후보들보다는 높은 편이다.


그러나 김 전 장관은 같은 조사에서 최근 3주간 14.4%, 13.9%, 12.7%로 하락했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만 보면, 김 전 장관의 지지율은 최근 2주간 29%에서 24.2%로 현격하게 줄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양자 대결에서도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김 전 장관보다 경쟁력이 높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한국갤럽이 뉴스1 의뢰로 지난 6~7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8일 공개한 이 대표와 국민의힘 대권주자 간 양자 대결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55% 김문수 35% △이재명 51% 안철수 34% △이재명 52% 오세훈 37% △이재명 49% 유승민 32% △이재명 52% 한동훈 31% △이재명 52% 홍준표 36%이다.


이 대표와의 지지율 격차는 오세훈 시장이 15%포인트(P)로 가장 적었으며, 홍 시장 16%P 안철수 의원 및 유승민 전 의원 17%P인데 비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20%P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21% 차이를 보이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윤 전 대통령의 탄핵 인용 결정이 내려진 뒤 보수 지지층이 빠르게 현실을 인정하고 대선 본선 경쟁력을 고려한 '전략적 선택'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다 보니 친윤계가 한덕수 대행 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모양인데 아무리 다급해도 이건 아니다.


한 권한대행이 최근 총리실 간부들에게 "대선의 'ㄷ' 글자도 꺼내지 마라"며 출마 가능성을 일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본인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나오라고 하면 되겠는가.


지금은 '반이재명' 전선에 집중해 후보들을 지원해도 모자란 상황에서 실현 가능성 없는 것에 에너지를 쏟으면 안 된다. 실리도 없고 명분도 없다.


이미 조기 대선을 향한 국민의힘 대권 주자들의 출마러시가 시작됐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9일 출마 선언과 함께 복당했으며 유정복 인천시장도 출사표를 던졌다.
한동훈 전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출마 선언할 예정이고 홍준표 대구시장은 14일 여의도에서 마련한 선거 사무실에서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인근에 선거 사무실을 계약하면서 출마 선언 준비에 들어갔다.


안철수 의원과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도 전날 각각 광화문광장과 국회에서 출마 선언했다. 이철우 경북지사와 박형준 부산시장, 김태흠 충남도지사, 이장우 대전시장 등 다른 광역단체장들도 대권 도전 가능성이 점쳐진다.


출마 의사를 미리 밝혔던 유승민 전 의원 외에도 김기현·나경원·윤상현 등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던 현역 의원들의 출마 가능성마저 거론된다.


이들을 대상으로 어떤 경선이 컨벤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지 논의하고, 어떻게 하면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출할 수 있을지 집중해야 한다.


지금은 비상시국이다. 한가하게 외부 용병 영입을 논의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입법부를 장악한 이재명이 행정부까지 장악하면 그 누구도 견제할 수 없는 히틀러 같은 ‘총통’이 될 것이고 대한민국엔 어둠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울 것이다. 이걸 막는 게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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