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여론’도 ‘흐름’도 좋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5-05-28 13:5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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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6.3 대선 전 여론조사 공표가 허용된 마지막 날인 27일까지 진행한 여론조사를 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초접전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그야말로 피를 말리는 치열한 선거전이 펼쳐진 것이다.


실제로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26일부터 27일까지 무선 ARS 방식으로 전국 남녀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이번 대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할지를 물은 결과 43.6%가 이재명 후보를 선택했다. 이는 지난주 본보 여론조사 대비 1.5%p 줄어든 수치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지난주 대비 0.8%p 오른 42.7%를 기록했다.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간 지지율 격차는 3.2%p에서 0.9%p로 크게 좁혀졌다.


이 조사의 오차범위가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니까 사실상 동률인 셈이다.


이 조사만 그런 게 아니다.


다른 여론조사 결과도 추세는 비슷했다.


폴리뉴스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27일 1일간 국민 154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재명 후보가 45.8%, 김문수 후보가 40.7%로 두 후보 간 격차 역시 오차범위(무선 ARSㆍ95% 신뢰수준에서 ±2.5%p) 내다.


물론 앞으로는 여론조사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28일부터 투표 당일인 6월 3일까지 여론조사를 자체적으로 실시할 수는 있으나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는 못하는 이른바 '블랙아웃(깜깜이)'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세라는 게 있다.


한때 두 후보의 지지율이 20%대까지 격차가 벌어졌던 점에 비춰볼 때 이재명 후보는 하락세인 반면 김문수 후보는 상승세가 이어져 왔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이런 추세라면 골든크로스가 이루어지는 건 시간문제다. 다만 선거가 며칠 남지 않았다는 점이 변수다. 그 며칠 사이에 과연 지지율 역전 현상이 나타날 수 있을까?


그건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흐름을 보면 가능성이 엿보인다.


처음에는 국민의힘, 특히 김문수 후보가 ‘반명 빅텐트’를 펼치더라도 그에 합류하는 인사는 별로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민주당 대표를 지낸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고심 끝에 김문수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물꼬를 텄다. 처음에는 김문수 후보의 선대위원장 합류 요청을 정중하게 거절했으나 단 하루 만에 백의종군하겠다며 지지를 선언하고 나선 것.


이재명 후보가 집권하면 대한민국의 3권분립이 훼손되고 이른바 ‘이재명 총통 시대’가 들어서는 것을 우려한 때문이다.


그 파급력은 상당했다. 곧바로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민주당 비명계 인사들이 창당한 새미래민주당이 김문수 지지를 선언하며 캠프에 합류했다. 이낙연 전 총리는 손학규가 사무총장으로 발탁했고, 그게 발판이 되어 호남 지역정치인에서 중앙정치인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그런 인연이 있기에 손학규의 김문수 지지 선언이 이낙연 전 총리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리고 손학규 전 대표는 끈질긴 설득으로 침묵하던 한덕수 전 총리의 지지 선언까지 끌어냈다. 한 전 총리의 지지 선언을 끌어내기 위해 손학규 전 대표가 어떤 노력을 했는지 직접 눈으로 보았다.


그의 노력으로 꿈만 같았던 ‘제7공화국 개헌 연대’가 눈앞에 다가온 셈이다.


이는 낡은 87년 체제인 6공화국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야 한다는 국민의 열망을 담아낼 것이고, 그런 흐름이라면 일거에 선거판을 뒤집어 역전도 가능할 것이다.


이런 추세와 흐름이 이재명 후보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실제로 민주당은 대법관 100명 증원 방침을 일단 철회하고, 비법조인의 대법관 임명방침을 철회하는 등 국민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선거 결과가 어떻게 되든 김문수 후보의 상승세가 이재명 후보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것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이다.(본문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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