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치우의 인물채집] 바비큐 프로모터겸 바비큐 퍼포머 차영기편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11-15 14:15:37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부탁해요! 샤넬 넘버 나인!" 

도자기 작업장에서 불질을 하는 마스터급 작가들은 대개 열세시간 불을 본다.

1300도의 온도까지 단계적으로 올려야 흙과 유약을 이루는 광물 등이 온전히 교감하며 안정적인 분자결합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차영기도 가마에서 불질을 한다. 그는 때때로 24시간이상 불질을 한다.


그가 설계해서 무쇠로 만든 가마는 단순명확한 디자인과 기능을 갖고있지만 흙으로, 돌로 한땀한땀 지어진 도자가마 만큼 예민하다.

차영기는 도예가만큼 예민한 불질을 두배의 시간을 들여 하기도 하지만 그의 작품은 도자기처럼 영원하지가 않다. 그는 고기를 굽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의 직업은 프로바비큐어다.

"스물 일곱시간정도 저온으로 감미로운 불질을 해야만 진짜 맛을 낼 수 있는 고기가 있고 바람타는 들불 지나듯 불질을 해야 완성되는 맛도 있지요."


오직 불질로 맛을 결정해내는 그의 미각은 대체 어디서 온 걸까?

그는 이렇게 말했다. "가공되지 않은 원시의 희망과 생존의 메세지를 전하는 일이 바비큐어가 하는 일 입니다. 마음의 양식만 필요한 게 아니니까요!"

세상의 요리사들이 모든 방송의 황금시간대를 장악한 지가 꽤 오래됐다.


서부영화 속의 카우보이처럼 등장한 셰프들이 드라마 주인공보다 더 인기를 얻기 시작할때 프로바비큐어 차영기는 뒷전에 서 있었다.

송중기, 유아인이 뜨기 시작할 때 거친 가슴팍이라도 좀 작게 보일려고 짜내듯이 팔짱을 끼고있는 마동석처럼 차영기는 일견, 전형적 마초캐릭터다.


대중이 아는 사람 중에 배우 마동석과 가장 가까운 캐릭터로 보인다. 하지만 마동석 보다 눈이 초롱해서 잘생긴 편이다.


그의 직업은 프로바비큐어다.


그의 소속팀은 공식적으로는 국내의 유일한 "shaka's barbecue team"이다.

"현재 미국은 Competition형태의 경기를 하고 있고 바비큐 전문가를 Barbecue Master 또는 Pit Master로 부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세계 최초로 '스포츠 바비큐'라는 말은 내가 쓰기 시작했고 선수들도 '프로바비큐어'라고 사용했을 때 미국의 바비큐 선수들이 부러워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가 한국에서 만든 공식단체 '대한 아웃도어 바비큐협회'는 곧 글로벌 아웃도어 바비큐 협회로 판이 커질 예정이란다.

프로바비큐어 차영기!


경기도 화성군 태안면 송산리 144번지에서 출생했다.


"이곳은 국가대표 축구선수 차범근, 차두리를 배출하고 불세출의 글로벌가수 조용필이 태어난 화성입니다. 아마도 국가대표가 더 추가 된다면 '프로바비큐어 차영기'가 추가되지 않을까요?"라며 껄껄웃는다.


거리낌 없는 비위가 좋은 남자다.

그는 5세부터 아버지 직장따라 유목민처럼 떠다니다 충남 천안에 안착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축구선수를 시작, 천안중학교 축구특기생으로 진학, 선배들한테 '빠따' 맞는 게 지겨워 돋보기 안경을 쓰고 다니며 축구부에서 탈퇴 성공.

"천안북일고 진학했는뎨 밴드부에서 섹소폰과 드럼에 빠졌어요. 그리고 84년도 강변가요제 츨전했는데 정동 mbc 에서 예선을 치렀지만 탈락, 이 때 가수 이선희와 경쟁해서 간신히 떨어졌다"라며 너스레를 떤다.

군대와 학업을 마치고 운동과 음악적인 경험을 바탕으로한 감성이 그의 방랑끼를 부풀리고 있을즈음, 송탄에서 마주친 미군들의 '바비큐놀이'가 그에게 잠자고 있었던 원시의 본능을 일깨웠다.

"화식이 시작된 이후로 인간의 뇌가 급진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했거든요. 화식을 통한 인간의 급진적 진화는 단순히 신체의 문제가 아니라 문명의 주체로 성장하기 시작했다는 거지요"

"바비큐로 표현되는 것은 단순히 먹는방식이 아니라 불을 다루는 의미와 상징성의 문제입니다.불 속에서 인간이 미래를 살아가는 방법을 열어주는 통로를 발견하게 됩니다. 지금 제가 '바비큐어'인 이유는 원시로부터의 생명과 생존의 메세지를 전하기 위함입니다"

그때부터 그는 그동안 살던 세상의 삶과 다른 각도가 있는 '바비큐어'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다고 말했다.


"터무니 없는 거짓말을 지속적으로 진지하게 계속 하면 언젠가는 종교가 된다!"는 말을 하던 종교철학자 선배가 생각났다.

2000년까지 삼성계열의 회사에서 따박따박 월급을 받던 착실한 직장인이었던 그는 세상에 명예퇴직이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즉시 사표를 내고 방송사의 광고 및 문화기획과 카피라이터의 길로 좌표를 바꿨다.


틈나는 대로 전세계 바비큐를 연구하며 고행과 같은 바비큐독학의 길로 가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

"전세게의 바비큐역사와 미국에서의 바비큐대회등을 공부하며 그동안 집중하던 인사, 노무, 세법 하고는 다른 거칠지만 달콤한 세상을 보았다!"고 그는 말했다.


"본인이 꿈꾸는 '바비큐세상'에서 당신은 누구인가?" 물었다.


그는 "호모날나리언스"라고 답했다. 피식 웃었더니 정색한 얼굴로 "호모사피언스의 진화된 모습" 이라고 말했다.


호모 사피엔스의 사전적 의미는 "이족직립보행을 했다는 특징이 있으며, 뇌용적은 평균 1350㎤로 확대되었고, 도구를 사용할 수 있으며 언어를 사용하는 등 초기인류에 비하여 발전된 모습이다"라고 기록돼 있다.

거기에 놀이기능이 극대화된 현세인류 중 본인처럼 특화된 개체를 '호모날라리언스'로 규정 할 수 있다고 단호하게 우겼다.

자세히 보니 '프로바비큐어' 차영기는 언젠가는 종교를 만들고야 말 사람이라는 직감이 들었다.

그는 2013년 tvN에서 실시한 국내 최초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크리에이티브 코리아'에 출연해 '프로바비큐어'라는 직업을 소개하고 이후 현재의 한국직업능력연구원에 자격과정을 등록하고 운영하면서 아마추어와 프로바비큐 선수를 육성하는 Korea Barbecue
University를 설립했다.

그 뿐 아니라 한국바비큐연구소 KBRI를 운영하면서 2권의 바비큐 전문서적을 출간하고 현재는 고향 화성에서 원시바비큐레스토랑 '샤카'를 운영하고 있다.

"저온숙성을 하며 26시간 불질하며 구워낸 최상급 원시 바비큐를 '샤넬핸드백' 가격으로 내 놓고 있다"는 그의 말을 농담으로 들어선 안 된다.


실제로 그는 오늘도 가마에 불질을 해놓고 야전침대에 걸터앉아 밤을 새우기 때문이다.

반드시 3일 전에 예약을 전제로한 그 바비큐를 주문할 때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부탁해요, 샤넬 넘버 나인!"이라고ㅡ진짜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