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장 취임 기자회견에서 "당에 남아 있는 낡은 의식과 관행, 제도와 문화 모두 벗어던지는 첫 단계로 안철수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모시겠다"면서 "안 의원은 이공계 출신으로 의사, 대학교수, IT기업 CEO를 두루 경험한 분으로 과감한 당 개혁의 최적임자"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혁신위원장 지명 직후 "국민의힘은 지금 사망 선고 직전의 코마 상태에 놓여 있다"며 "저 안철수가 메스를 들겠다"고 결기를 보였다.
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은)악성 종양이 이미 뼈와 골수까지 전이된 말기 환자여서 집도가 필요한데도, 여전히 자연치유를 믿고 있는 모습"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의 잘못을 철저히 반성하고, 냉정히 평가하겠다. 보수정치를 오염시킨 고름과 종기를 적출하겠다"며 "저는 충분히 단련되어 있다. 평범한 국민의 시선에 맞추어 다시 건강한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정면승부 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당초 전대 출마를 계획했던 안 의원은 혁신위원장직 제안을 받고 고심 끝에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민 비서실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과정에서)혁신의 아이콘이면서 중립적이고 묵묵하게, 외롭게 정치의 길을 걸어온 안 의원을 결코 놓칠 수 없다고 판단한 송 위원장의 굉장한 노력이 있었다"고 밝혔다.
제20대 대선 당시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했던 안 의원은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와 야권 단일화 과정을 통해 국민의힘에 합류한 이후 같은 해 6월 보궐선거에서 성남시 분당구 갑 국회의원 후보에 당선됐다.
이후 '채상병 특검법'과 '내란 특검법'에 이어 12.3 계엄과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국회 표결에서 국민의힘 의원들과 다른 선택을 하면서 당내 '소수의견'의 상징적 위치를 확보했다.
다만 대선 후보 경선에서 패배한 이후에는 김문수 후보 지원에 '원팀'으로 기여하며 당내에서 재평가받은 바 있다. 이 부분에선 한동훈 전 대표의 당시 처신과 비교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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