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 조금이나마 든든한 명절보내길"
▲ 10일 새벽 '얼굴 없는 천사'가 보낸 쌀 300포를 트럭에서 모두 내리고 난 뒤 이승로 구청장이 천사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성북구청 제공) |
[시민일보 = 홍덕표 기자] 서울 성북구(구청장 이승로)는 2024년 갑진년에도 '얼굴 없는 천사'가 10일 월곡2동 주민센터에 20kg 포장쌀 300포를 보냈다고 밝혔다.
쌀 기부는 2011년부터 시작해 14년째로 올해까지 총 4200포, 84톤, 싯가 2억1700여만원에 이르는 규모다.
지난 2일 오전 9시께 월곡2동 주민센터로 전화를 한 기부 천사는 이번에도 "어려운 이웃이 조금이나마 든든하게 명절을 날 수 있도록 10일 새벽에 쌀을 보내니 잘 부탁한다"는 짤막한 말만 남겼다.
전화를 받은 월곡2동 주민센터 한 직원은 "모두가 어려운 시기인 만큼 천사가 쌀을 보내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있었다"면서 "천사의 전화를 받고서 어려운 상황에도 꾸준히 나눔을 실천하는 것에 대한 존경과 감사 그리고 천사의 안부를 확인하게 돼 안도하는 마음까지 있다"고 밝혔다.
쌀 300포를 실은 트럭을 맞이하고 쌀을 내리는 일은 이제 월곡2동의 연례행사가 됐다.
해마다 천사의 쌀이 도착하는 새벽이면 동주민센터 앞은 공무원 뿐만 아니라 자원봉사자, 산책하던 주민, 군인 등이 입김을 내며 쌀을 나르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올해도 10일 새벽 100여명이 동참해 쌀을 내렸다.
아울러 기부 천사를 따라 월곡2동은 물론 구 전역에서 다양한 기부도 이어지고 있다.
기부 천사를 따라 이웃을 돕고 싶다며 익명의 기부자가 1000만원을 구에 전하는 한편, 상월곡실버센터 노인들은 용돈 1만원씩을 십시일반으로 모아 나눔에 동참했다.
지역 어린이집 어린이들은 돼지저금통을 모아 주민센터에 전했다.
이승로 구청장은 "물가 급등, 오랜 경기침체로 소외이웃이 더욱 큰 고독감 속에서 지내는 상황"이라고 설명하며 "월곡2동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이야기는 소외이웃에게 마음 따스한 이웃이 있다는 정서적 지지감을 안길 뿐 아니라 도움을 받은 사람이 다시 다른 이를 돕는 선행의 선순환까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천사의 뜻을 더욱 잘 살리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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