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본인도 고사하는 정운찬 서울대 총장카드를 꺼내 들고 저울질 하는 모습을 통해서 여론정치가 실종된 여권의 박복하고 미숙함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런 민중주의(populism)적 사고를 걷어치우지 못하고 상처에 옥도정기만 바르는 수준의 처방으로 내년의 대선정국을 점유하려는 여권의 공작적 냄새가 여기저기서 진동한다.
상처가 돋으면 고름을 짜고 고약을 바르는 근본적인 처방을 해야 하지만 반창고만 붙이고 또 다시 한자리수의 지지율로 국민들을 눈속임하려는 간악한 잔꾀를 보게 되는 것이다.
국민들의 대다수가 그렇게 취임 반대를 하고 있는 이재정 통일부장관 내정자가 취임일성으로 하는 말 역시 또 협소한 코드를 벗어나지 못한 국민여론 외면부인 통일부의 본질을 확인시켜주고 있는 모습이다.
그는 11일 취임기자회견에서 “남북정상회담은 양쪽 정상에게 주어진 책임이자 과제며 언제나 살아있는 현안이다. 조건 없이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기 위한 특사파견을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는 일성을 날렸다 한다.
북 핵 실험이후 북한이 대한민국국민들을 철저하게 속여 온 죄과를 묻기도 전에 또 저자세로 대선국면용으로 쓸 이 카드로써 정파(政派)적 이득을 위해 대 국민적 이득을 버릴 수 있다는 잘못된 국정운영의 일말을 보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최근에 노 대통령의 입에서 “북한의 핵이 별것이 아니다”는 논리가 나온 배경이 남북정상회담 추진을 염두 한 사전 판 깔기 전략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도 들고 있는 것이다.
김대중의 국민의 정부는 지금 사전 국민들의 합의된 전선의 형성도 없이 국민 분열의 전주곡(前奏曲)으로 지금까지 악용되고 있는 6.15 합의를 이끌어내는 정상회담으로 국민의 혈세 5억 달러를 낭비하더니, 지금 이 집권세력은 무슨 채널로 얼마의 보상을 미끼로 쓰고 있는지 국민들은 의아해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마도 이러한 비상상황에서도 내년 대북사업의 협력기금 규모를 1조8000억원(20억달러규모)씩이나 편성한 저의도 북 핵이 해결되건 말건, 일단은 내년의 정권유지를 위한 책략에서 북한카드를 끝까지 써 먹겠다는 불순한 의도는 없는 것인지 의아 할 따름인 것이다.
문제는 그 정상회담을 통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이득이 없다는 것이다. 북한정권은 또 다시 이 카드를 활용하여 돈도 받아내고 대남(對南)심리전을 전개하며 외세배격논리를 앞세운 민족공조를 중심으로 한 남북한 평화카드를 꺼내 들 것이다.
젊은이들이 또 다시 현혹될 수 있는 이상주의적인 분열책동이 시작될 것이다.
아마도 국민들은 이러한 북한의 대남심리전을 철저히 분석하고 이 들의 허황된 논리를 일일이 점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또 다시 저들의 평화공존논리에 속을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있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이 정권이 대북(對北)노선, 대미(對美)노선으로 써 먹고 있는 ‘민족공조’의 논리가 우리나라의 근본적인 안보태세 그리고 근본적인 국가적 이익을 고려한 사려 깊은 결론이라기보다는 지금 집권세력 일부의 ‘폐쇄적인 민족주의’를 기반으로 한 친북론(親北論)의 연장이라는 생각을 해야만 하는, 한 현실학자의고민을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
우리 국민들 앞에선 친여언론 및 친북적인 시민단체를 총 동원해서 한반도 평화를 외치고 있지만 그 동안 북한 지하의 핵 시설에선 우리의 목을 조일 수 있는 검은 핵무기를 제조하여 핵실험까지 한 북한 정권의 본질을 우리가 모르면 누가 안단 말인가?
18일부터 재개될 예정인 북 핵 6자회담에 복귀하는 북한정권의 숨은 전략이 ‘미국과의 협상지연을 통한 시간 끌기’이며 또 하나의 중요한 전략적 지침으로 ‘평화무드 조성을 통한 남한 내부분열 및 교란’이라는 필자의 판단이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이 의외로 빨리 결정한 최근의 6자회담 복귀의 분위기가 남북간의 사전 비밀조율을 통한 정상회담 추진과도 연계가 있을 것이란 필자의 판단도 그리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 과반수이상은 정상회담이 신중하게 추진되어야 한다는 입장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음도 알아야 할 것이다. 54.4%의 응답자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갖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걱정스런 모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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