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 코리아나의 꿈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1-08 18:06:02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김 정 기(한나라당 당협위원장) {ILINK:1}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의 영향력은 갈수록 증대, 막강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자본주의 체제를 재편하는 등 실질적 주도권을 행사했죠. 1980년대 레이건 대통령이 우직하다 싶을 만큼 외교국방정책을 밀어붙여 군비경쟁 체제를 이끌었죠. 옛소련은 그 페이스에 말려들었고 더구나 사회주의 경제로는 자본주의 미국을 당해낼 경제적 힘이 부족했어요. 미국, 소련이 세계최강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였는데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2년 뒤 옛소련이 해체되면서 소련은 군비경쟁에서 완패했습니다. 1991년 소련붕괴로 세계는 미국에 의한 일극화체제가 돼버렸어요. 미국만큼 5대양 6대주 200여개 나라들 간접지배방식으로 세계를 완벽하게 통치하는 나라는 인류역사상 처음이라 봅니다.

미국이 다른 어떤 나라보다 세계질서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이유가 여러 가지 있습니다.
첫째, 엄청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래시대인 정보기술시대를 연 당사국이란 점입니다. 미국은 1945~1965년 번영의 시기를 자랑했지요. 그러다가 일본, 독일의 계속된 추격으로 1980년대엔 불황을 맛봅니다. 그러자 세계제국의 한 축으로서 지탱할 힘이 줄어드니까 1980년대 초부터 새시대를 만들 준비를 하죠. 정보기술시대가 그겁니다. 소련의 해체와 동시에 레이건 대통령 아래의 군비경쟁 속에서 준비해왔던 정보기술시대를 선언한 거죠. 제임스 와트로 시작된 산업혁명을 영국이 이끌었듯 미국은 정보기술시대를 압도적으로 자리매김 해가고 있어요. 정보기술시대를 맞은 15여년은 마치 영국이 산업혁명으로 150년간 세계를 주도한 시기와 맞먹죠. 그러니까 미국은 이런 정보기술을 바탕으로 세계질서 중심에 설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한 겁니다.

둘째, 미국의 모든 조직사회엔 견제와 균형시스템이 완벽하게 뿌리내려 있어요. 늘 이 시스템이 모든 조직에 작동, 고인 물이 아닌 흐르는 물로 변화를 추구한다는 거죠.
셋째, 미국의 이민과 해외의 고급두뇌 정책입니다. 전 세계에서 희망도 없이 바닥까지 내버려졌던 사람들이 마지막 꿈을 안고 이민자 대열에 합류 미국으로 몰립니다. 그래서 수많은 이민자들이 미국에서 밑바닥 일부터 시작하죠. 또 미국에서 학위를 받은 뒤 해외의 고급두뇌들이 계속 연구할 수 있는 일터를 제공한다는 겁니다. 이들 이민자와 고급두뇌들이 제공하는 육체적·정신적 노동력이 엄청나다는 거죠. 또 이들 대부분이 출산율이 높은 후진국출신이다 보니 인구성장률에도 큰 기여를 합니다.

넷째, 유대인을 들 수 있어요. 그들은 약속의 땅에서 쫓겨나 수천년간 유랑생활을 하면서 박해와 고난의 대상으로 힘든 세월을 보냈잖습니까. 그 유대인들이 2차대전 때 미국정보전에 투입, 승리를 이끌었고 그 전리품으로 이스라엘을 1948년 약속의 땅에 세울 수 있었던 겁니다. 아랍계 나라들로 둘러싸인 중동의 섬 이스라엘을 지켜내기 위해선 미국이 세계 최강국 지위를 유지해야만 하는 거죠. 미국이 최강국에서 밀려나면 이스라엘 생존은 보장받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미국인구의 5%가 되는 유대인들은 목숨을 걸고 미국문명을 지키려 합니다. 유대인들은 미국 속에서 핵심주류에 자리하고 있고 고급두뇌도 많아요. 정치, 금융, 언론, 법조, 의학, 정보기술 분야 대부분은 유대계가 장악하고 있죠. 이렇게 볼 때 미국은 오랫동안 세계질서의 중심에 서 있을 겁니다.
우리 또한 정신을 차려야겠지요. 현재 한국은 정보기술 분야에선 세계적 수준을 자랑하고 있어요. 세계질서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꾸준히 노력해 힘을 키워야 합니다. 게다가 한민족대통합을 이룰 수 있는 ‘시대정신 갖추기 작업’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 어떤 나라나 사회든 시대를 대표하는 시대정신이 있어요. 신라의 화랑도, 고구려의 국선도, 조선의 선비정신이 그것입니다. 외국도 그래요. 영국의 신사도, 미국의 청교도, 중국의 사대부, 일본의 사무라이, 인도의 브라만 정신 등이 좋은 예입니다. 그래서 우리도 시대정신을 대표하는 파워엘리트 그룹을 형성, 끊임없는 자기희생을 통해 국민들에게 모범적 인간상을 제시해줘야 합니다. 그것을 조선시대 선비정신에서 찾고 싶어요. ‘21세기에 웬 선비정신이냐?’고 물으시겠죠. 정보기술혁명시대에 중요한 덕목은 투명성과 독창성에 있어요. 조선시대 선비정신의 요체는 도덕성과 주체성이에요. 조선시대 선비정신 중 도덕성이 확립되면 사회가 투명해집니다. 도덕성은 정보기술시대로 치면 투명성을 말합니다. 다음으론 주체성으로 우리 것을 지키고 존중하는 정신이라 볼 수 있어요. 그것은 우리 한글, 역사, 전통문화 등에 대한 존중으로 그 속엔 우리의 혼이 담겨있어요. 그래서 조선시대 선비정신인 주체성은 독창성을 바탕으로 하죠. 정보기술시대엔 뭔가 한국적 특색을 가진 독창성을 발휘하는 정신을 갖춰야할 테죠. 결국 다가올 미래를 대비, 시대정신으로 무장한 지배엘리트들이 그룹으로서 배출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그때가 되면 한국중심의 세계질서인 팍스 코리아나를 꿈꿀 수 있겠지요.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