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비극실화(悲劇實話) 두 토막은?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1-21 18:29:19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이노근(노원구청장) 그러나 조선정부의 개혁과정이 얼마나 험난했는가를 파악하려면 적어도 두 토막의 경복궁 실화(實話)를 상기해야 한다.

경복궁 비극실화(悲劇實話)의 첫째 토막은 갑신정변을 주도한 김옥균(1851~1894년)의 말년이다.

“1884년 12월4일 김옥균 등이 주동한 갑신정변이 3일천하(三日天下)로 실패하자… 바로 일본으로 도주 했어요… 그러나 일본정부는 이제 그가 이용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는지… 속된 말로 용도폐기(用途廢棄) 한거지요… 그래서 그를 고도(孤島)에 추방도 하였다가… 나중에는 홋카이도에 연금(軟禁)까지 했어요… 결국 일본에서 무려 10년간 방황을 하다가 청나라 상해로 밀항을 했지만… 수구파 자객 홍종우한테 저격(狙擊) 당해 죽고 말았어요.”

그렇다면 청나라는 김옥균의 시신(屍身)을 어떻게 처리하였을까?

“청나라는 그를 범죄자로 간주하여 조선에 그의 시신을 보냈어요.”

주목할 만한 것은 과연 조선 정부는 그에게 무슨 죄목을 적용했을까이다.

“조선은 김옥균을 모반대역죄(謀反大逆罪)로 다스렸어요… 능지처참(陵遲處斬)의 가혹한 벌을 내린 거지요… 그의 목을 베어 절두산(切頭山) 기슭에 내걸었지요.”

사실 절두산(切頭山)의 지명 유래도 그런 처형방식에서 연유한 거다.

경복궁 실화(實話)의 둘째 토막은 개화파 총리대신 김홍집(1842~1896년) 시해사건이다.

“아마 김홍집이 누군지는 잘 알거요… 조선말 혼란시국에서 3차례나 내각수반(內閣首班)을 지냈지요… 도대체 그러한 그가 백성들한테 광화문 노상(路上)에서 맞아 죽었다면 믿을 수 있겠어요?”

그렇다면 백성들은 왜 그 내각수반(內閣首班)을 죽였을까?

“1897년 친러내각을 지휘하던 박정양 체제가 붕괴됐어요… 그러니까 1895년 을미사변 후 친러성향의 명성황후가 죽고 난 직후였지요… 이 사건 후 다시 김홍집이 주도한 친일내각(親日內閣)이 등장했어요… 그러나 1894년 갑오개혁 중 단발령(斷髮令)과 같은 무리한 개혁정책이 이어지자… 백성들이 엄청나게 저항을 했어요… 그 바람에 김홍집 내각이 다시 무너진 거지요.”

그런 황망(慌忙)중에 성난 백성들이 때마침 광화문 앞을 지나던 그를 발견하고 뭇매를 가해 죽인 거다.
이상 당대 최고의 정치거물(巨物)들이 그렇게 처참하게 죽은 사건은 단적으로 당시 정국이 얼마나 불안했는가를 알려주는 사건이다.

조선말 개혁정치의 시동(始動)을 건 것은 아무래도 1884년 갑신정변으로 봐야 할 거다. 그렇다면 당신은 갑신정변(甲申政變)에서 그 논쟁코드는 무엇으로 보느냐?

첫째는 개혁의 주역(主役)들이 대의명분으로 아무리 근대화를 내걸었더라도 그 방법이 옳았느냐는 별개일거다.
그렇다면 갑신정변(甲申政變)의 주역 김옥균은 어떠한가? 그는 과연 조선말 개혁의 선각자일까? 아니면 왕조시대의 대역죄인 일까? 감히 이 천학이 이러쿵저러쿵 역사의 거물들을 평하는 일은 참으로 분수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그 소견(所見)을 말하라면 양비론(兩非論)으로 말할 수밖에 없다.

“역사의 가동주체(稼動主體)를 기성의 정통정권이라야 한다면… 그는 왕정을 전복하려던 대역신(大逆臣)일거고… 백성들도 역사의 주체로 본다면 그는 당대 개혁의 선구자(先驅者)일거고….”

그러나 아무래도 그 판단은 당신의 몫일 거다.

그 둘째 화두는 왜 갑신정변이 실패하였느냐이다.

“알다시피 갑신정변의 주도세력이 친일성향의 양반 지식인들 이었어요… 친일 세력을 등에 업었지만 당시 청국군의 무력을 물리치기 어려웠고… 그 개혁의 내용조차 급진적이었어요… 청국과 종속관계 단절, 문벌폐지와 인민평등권 제정, 지조법(地租法)개혁, 탐관오리 처벌, 재정의 호조관할, 경찰제도의 실시, 입헌군주제 지향 등등….”
당시 정치 사회 환경이 그걸 원만히 감당하기 어려웠을 거다.

더욱이 그 주도세력이 아직 정치 사회적으로 민중(民衆)속에 뿌리를 내리지도 못하였다.
바로 이러한 것이 실패의 원인일 게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