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권자로서의 주인의식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2-07 19:4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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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진 영 의원 불행히도 우리 정치는 갈등과 대립과 억압의 제도화를 너무나 많이 보여주었다. 지금 우리는 우리 정치를 민주주의 정치라고 설명한다. 민주주의 정치란 무엇인가?

새삼스럽게 민주주의에 대한 정의를 내리려는 것은 아니다. 민주주의라는 말 그대로 국민이 주인이 되는 정치를 말한다. 그러나 민주주의라도 실제로 국민이 주인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장 자크 루소의 말로 기억되는데, “유권자는 투표권을 가진 순간만 주인이고, 투표지를 투표함에 넣는 순간부터는 또다시 종복으로 돌아오고 만다”라는 말이 있다. 나는 이 말이 참으로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주인인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 도지사, 시장, 국회의원이 주인이고 국민은 한낱 종속적인 존재가 되고 만다. 그것이 오늘의 민주주의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민주주의는 국민이 주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국민이 진정으로 주인이 된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이 점에서 우리 정치는 더 심한 모습만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선거 때가 되면 유권자들은 후보자의 정치 공약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의 실천 가능성을 살펴보아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그렇지 않다. 단순히 그 후보자가 마음에 들어 투표하게 된다. 이러한 성격으로는 민주주의의 주인이 될 수 없고 올바른 민주주의도 이룩할 수 없다. 나는 우리의 민주주의에 대해 회의를 느낄 때가 많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올바른 민주주의를 이룩할 수 있을까?

먼저 국민이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 주인의식은 주인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문제를 정확하게 판단하면서 옳은 일꾼을 찾아 일할 수 있게 하고, 그 일꾼이 바르게 일하는지를 항상 감시·감독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인의식은 먼저 정치에 대한 전면적인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정치가 잘못되는 것은 정치가를 잘못 선택한 주인의식이 없는 국민 때문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이 점에서 주인의식은 최소한 주인다운 조건을 구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먼저 정치 상황과 문제를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선동에 휩쓸리지 않고 문제를 올바르게 바라보는 것, 그것이야말로 주인의식의 첫 번째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주인의식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정치가를 선택하는 일에서부터 정책을 지지하는 일까지 그 결과에 대한 소신과 책임을 갖고 행동해야 한다. 무조건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식의 맹목적인 행동에서 벗어나야 한다. 시대의 분위기나 정치가의 선동에 좌우되는 태도도 올바른 주인의식일 수는 없다.
그러기 위해서 국민들은 항상 참여하고, 비판하고,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한 국민이 존재하지 않는 한 아무리 좋은 정치 제도를 만들어도 끝내 올바른 정치가 이루어질 수 없으며, 아무리 뛰어난 정치가가 나와도 올바른 정치를 펼칠 수 없다.

이러한 점에서 나는 국민의 정치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말하는 정치교육은 한때 우리나라에서 행해졌던 정치교육과는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과거의 정치교육이 주로 정권이나 집권세력의 문제와 연관된 것이었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정치교육은 국민이 올바른 정치의 주인이 되도록 주인의식을 심어주는 교육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 최소한 각 정당에서는 당원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정치교육을 정례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능력 있는 정치가를 검증하고 판단할 수 있는 수준 높은 방송과 신문이 마련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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