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꿈을 꾸면 현실이 된다(上)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2-20 16:3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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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중(서초구청장) 최고봉이 618m의 청계산은 서울 서초구와 경기도 과천시, 성남시, 의왕시를 경계로 한 산이다.

긴 산등이 서울의 남쪽을 에둘러 오랜 세월 뭇 생명들을 품어왔고,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공해로 지쳐있는 도심에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는 소중한 허파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청계산은 완만한 흙산으로 형성되었고 숲과 계곡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어 언제나 사람으로 넘쳐난다. 오전에 부지런히 산행을 한 후 오후에는 집에서 쉬거나, 아니면 느긋하게 마음먹고 산속 풍광을 찬찬히 살펴가며 서초의 원터골에서 출발하여 의왕시 쪽으로 종주를 할라치면 하루가 후딱 가버리기도 한다.

들풀과 나무가 맞대는 소리에 산새의 지저귐이라도 어우러진다면 온갖 시름은 거저 잊어진다. 대도시의 혼잡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 또 다른 일상을 일구기에 안성맞춤인 보배로운 산이 바로 청계산인 것이다.

나는 지난 2003년 초 서초부구청장으로 근무한 이래 주말이면 청계산을 오르곤 했다. 그때마다 느꼈던 점은 정말 많은 사람이 찾고 등산하기에 좋은 산인데 곳곳에 개선해야 할 게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특히 원터골 느티나무에서 경부고속도로가 통과하는 굴다리 밑을 건너야 산행이 시작되는데, 그 곳에는 정체된 차량과 등산객, 나물을 파는 노점상 할머니까지 자리하고 있어 어두컴컴한 곳이 먼지로 뒤덮이고 뒤엉킨 사람과 차는 한눈에 봐도 위험해 보였다. 그 속을 뚫고 가려니 서로 짜증내고 싸움하고, 교통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했었다. 또한 입구를 지나면 상점과 사람과 차량이 뒤범벅되어 너무도 혼잡했었다.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수차에 걸쳐 하였음에도 제대로 관철되지 않아 내가 만약 구청장이 된다면 ‘서초다운 청계산, 청계산 엘레강스’를 반드시 추진할 것이라고 다짐한 바 있었다.

이런 결심의 배경에는 저명한 범죄학자인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이 ‘깨진 유리창 법칙(Broken Windows Theory)’에서 적절하게 지적한 바와 같이 “누군가 건물 유리창 하나를 깨뜨렸는데 만약 이를 고치지 않고 놔둔다면, 건물이 관리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다른 이들이 나머지 유리창을 깨뜨리고 결국 유리창이 하나도 남아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게다가 마이클 레빈은 ‘Broken Window, Broken Business’에서 깨진 유리창이 대기업을 망하게 한다고 했지 않았던가?

청계산은 ‘깨진 유리창’ 그 자체였고, 사람들에게 서초의 나쁜 이미지가 확산되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노릇이었다.

그래서 나는 청계산을 오를 때마다 이 보배로운 서초의 산을 세계에 자랑할 수 있도록 멋지게 꾸미고 보존해야 하겠다는 결심을 다지곤 했던 것이다.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서울의 명품, 청계산’은 무엇보다도 친인간적인 자연환경이 조성된 산이리라.

휴일이면 하루에 수만 명, 연간 500만 명이 청계산을 찾는데, 자연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사람이 산의 품에 안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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