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6시35분 버스를 타고 역에 가서 7시 10분의 런던 차링크로스(Charing Cross) 행 열차를 타고 J 라이온 사에 도착한다. 그리고 차링크로스 역 발 오후 6시8분 전차로 다트포드에 돌아와, 즉시 선거를 위한 정치 활동을 하는 생활을 마가렛은 2년간 계속했다. 밤 동안의 활동은 그녀의 정치적 의욕을 충분히 채워주었다. 보수당 각 지부에서의 연설회, 모금을 위한 강연회, 선거 준비 협의---마가렛은 모든 것에 전력 투구했다. 그녀에게는 대충이란 것, 미지근한 것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역시 보통의 정치가와는 전혀 달랐다.
정치가 중에는 이론적으로 정연하게 매사를 처리하려는 타입과, 큰 문제에서는 확실한 태도를 보이더라도 보통은 ‘좋도록 조치하게’ 하는 식으로 대범함을 보이는 타입이 있는데, 그녀는 전자의 타입이었다. 게다가 정력적이고 정열적이며 문제가 생기면 맞서는 타입이었다.
보수당의 지지기반을 넓히는 활동을 하고 집에 돌아오면 녹초가 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나서도 다음날 정치활동을 위한 작전을 짜고 연설 초고를 만드는 것이 일과였다. 12시 전에 잠자리에 드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 오전 2시, 3시가 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았다. 수면 시간은 4시간에서 많아도 5시간으로 충분했다. 에너지가 넘치는 일하는 모습과 수면시간이 적은 것을 보고 수상실 사람들이 놀라곤 하였다. 대처는 정치가로 출발했을 때부터의 그렇게 살아왔던 것이다. “저는 그다지 잠을 안 자더라도 괜찮은 체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라고 나중에 술회했는데, 그야말로 핏줄이었다. 일개 점원에서 식품 잡화 점포의 경영자가 되고, 나아가서는 시장까지 된, 일하는 아버지의 체질을 그대로 물려받은 것이었다. 병다운 병을 앓은 적이 없고 게다가 나폴레옹 수준의 수면시간으로 충분한 정치가로서 최적인 체질을 가진 것은 아버지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아버지는 딸에게 정신력뿐만 아니라 강인한 체력도 물려주었다.
다트포드에서의 선거 준비 기간 중 마가렛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된 것은 명 외무장관으로 이름을 날리고 나중에 수상이 된 앤터니 이든(Anthony Eden)을 맞이한 연설회였다. 이든의 내방은 현지 보수당 지부를 감격하게 만들고 분발하게 했다. 마가렛은 이든의 단정하고 침착한 대화 스타일에서 보수당에게 미래가 있음을 느꼈다. 동시에 이든을 전송하기 위해 많은 보수당원들과 역의 플랫폼에 섰을 때, 옆에 있던 코가 높은 당원에게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그의 존재는 그녀의 뇌리에 확실히 새겨졌다. 그 사내야말로 옆의 선거구 벡슬리(Bexley)의 보수당 후보로 미래가 기대되던 나중의 수상 에드워드 히스(Edward Heath)였다. 그가 장래 영국의 지도자가 되어 그녀와 결정적으로 대립하여 서로 싸우게 되리라고는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다. 단지 이 단정한 얼굴의 사내에게서 그녀는 이든과는 다른 이질적인 것을 느끼고 있었다. 이든은 지금의 보수당을 몸으로 나타내는 존재였으나, 옆의 사내는 미래적인 무언가를 지니고 있었다. 대처가 그 사내에게서 무언가를 느낀 것은 그녀의 정치적 본능의 날카로움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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