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다 (1)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5-14 16: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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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기(국제변호사) 게임을 하는 데 있어 게임의 룰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게임에 임하는 것과, 게임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임하는 것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게임의 룰을 이해한다면 그는 게임의 흐름을 알기 때문에 게임에서 이길 확률이 높다. 하지만 룰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접근하면 이길 확률이 거의 희박하다. 게임 뿐만 아니라 협상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상대방에 대해서 가능한 한 보다 많은 것을 안다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보다 훨씬 당신에게 유리할 것이다.

가장 성공적인 협상가들은 협상이 시작되기 전에 “숙제를 미리 하는” 사람들이다. 협상 상대에 대해 가능한 한 알아낼 수 있는 모든 것을 미리 조사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상대방에 대해 아는 사항이 많을수록 협상에 있어 유리하기 때문에 그들은 숙제를 미리 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협상은 제한된 시간, 특정한 시공간에서 벌어지는 활동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사실을 말하자면 협상은 오랜 시간에 걸쳐 단계별로 진행되는 과정으로 보는 것이 훨씬 더 생산적이고 현실적이다.

협상을 과정으로 보는 관점을 채택한다면 실제의 회의가 벌어지기 훨씬 전에 협상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협상 과정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처음에 생각한 때부터 이미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기 때문이다. 원하는 것을 떠올렸을 때 자연스럽게 협상할 상대방의 입장에서 본인의 필요와 욕망을 보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상대방도 원하는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신도 상대방이 원하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당연하다. 그 상호적인 필요를 맞추기 위해서 상대방을 아는 것이 필요해진다. 실제 협상에서 쌍방이 말을 주고받는 일은 나중이고, 우선은 오랜 상호탐색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협상에서 논전을 펼칠 상대방을 생각하고, 그 편에 관해 조사를 시작하는 것은 협상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심지어는 관건이 된다고까지 할 중요한 부분이다. 다른 사람들이 협상하는 것을 오랜 세월 관찰한 것에 근거를 두고 말하자면 이 부분이야말로 초보 협상가들이 그 중요성에 미루어 합당한 세밀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대목이기도 하다. 가장 중요한 것을 가장 쉽게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무식하면 용감해진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협상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는 말이다. 협상의 상황은 상대방에 대해 알면 알수록 용감해지고 자신감이 생기는 법이다. 협상을 준비하기 전에 미리 협상 장에서 보게 될 상대방에 대해 가능한 한 모든 것을 알아내는 것이 좋다. 그들의 직업 뿐만 아니라 그들의 성격, 가정사에 대해서도 알길 원해야 한다. 성격은 때때로 협상이 진행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일 대 일 관계의 개인 협상에서도 상대방을 잘 알고 하는 협상이 유리하다. 현대생활에서는 아는 것은 곧 힘이고 정보이기 때문이다. 잘 알려져 있는 회사, 혹은 업계에서 확실히 자리잡고 있는 회사와 협상해야 한다면 그 회사에 관해 쉽게 구할 수 있는 막대한 양의 정보를 확보해야 한다.

쉽게 조사의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이 그 회사가 공개하는 연간보고서이다. 연간 보고서 외에도 어떤 회사에 대해서 알고자 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재정적 정보에 관한 엄청난 양의 자료가 있다. 또한 인터넷의 검색 엔진에 몇 자 중요한 단어만 쳐도 알고자 하는 회사에 관한 엄청난 양의 정보를 담고 있는 웹페이지를 얻을 수 있다.

협상해야 할 상대방 회사의 관련 정보를 대량 찾을 수 있도록 인터넷을 활용하는 방법으로는 신뢰할만한 유료 사이트도 있다. 거의 모든 언론 기관은 출판된 자료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놓았기 때문에 그것에 관해 비용을 지불하면 검색이 가능하다. 이런 검색에 엄청난 비용이 드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몇몇 주요한 기사가 필요하다면 기사 건당 얼마를 지불하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 보다 광범위한 검색이 필요하다면 주간이나 월간 사용료를 지불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사용자는 명시된 시간(일, 주, 월, 년 등등) 동안 전체 데이터베이스에서 어떠한 기사라도 찾아 읽을 수도 있고, 다운로드를 받거나 출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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