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를 잃은 언론의 실상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6-04 17: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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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칼럼니스트) {ILINK:1}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방안’을 언론탄압과 국민의 알권리 침해로 변질시켜 언론이 정부를 공격하고 있네.

강재섭은 참으로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이란 생각이 드네. 감히 언론자유를 말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입에 올리다니.

강재섭은 “호국보훈의 달에 자유언론이 죽느냐 사느냐의 중대기로에 놓이게 됐는데 자유언론에 대한 산소마스크를 떼려는 간신은 한 명도 빼놓지 않고 사초(史草)에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네.

김용갑도 “이제 노 대통령은 민주화라는 말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없어졌다”고 비난했다던가. 이런 말 같지도 않은 말을 탓하고 있는 내가 불쌍하지만 가만 내버려 두면 자기들 말이 옳은 줄 알 것 같아 한 마디 하겠네. 매를 맞아야 하네.

강재섭과 김용갑이 몸담았던 민정당이 보도지침과 언론사 통폐합을 강행했고 그 때 언론탄압이 어땠는지 잊었나.

‘땡전뉴스’에 나와 잘 생긴 얼굴로 말도 잘하던 앵커와 기자출신 한나라당 의원들은 강재섭이나 김용갑에게 그런 소리는 하지 말라고 말렸어야 하지 않겠나. 이게 바로 한나라당의 기자출신 의원이네. 그래서 언론이 욕을 먹네.

그런 언론이 언론탄압과 국민의 알권리를 입에 올리니 국민이 웃는 것이라네.

현직 고위 언론인과 얘길 했네. 정말 정부가 언론탄압을 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느냐고. 대답은 아주 간단했네. 웃기지 말라는 것이지.

그의 얘기를 들으면서 고개가 끄덕여졌네. 도대체 뭐가 언론탄압이냐는 거야. 정부가 탄압해서 기사 못 쓴 경우가 어디에 있느냐. 지금 압력 넣을 용감한 관리도 없고 기사 못 쓰는 겁쟁이 기자도 없다는 게 그의 증언이네.

국민의 알권리 침해라고 하는데 기자의 존재이유가 뭐냐고 하드군. 기자는 광맥을 찾듯 기사를 찾아다녀야 한다는 거야. 어느 부처님 같은 정부도 ‘여기 이런 특종이 있으니 가져가시오’ 하지는 않는다는 거지. 물론 자기들 홍보를 위한 거라면 다르겠지.

땀을 흘리며 발품 파는 기자들의 노력에서 진정 국민이 알아야 하고 알고 싶어 하는 기사는 나온다는 것이네.

맞아 죽을 각오로 글을 쓴다는 르포 작가를 알고 있네. 자기가 쓴 글에 삼태기로 욕을 퍼 붓는다면 누군들 기분이 좋겠나. 그러나 써야 될 것은 써야지. 정직하게 말일세. 진짜 맞아 죽더라도 말이야.

기자도 바로 이런 각오로 기사를 써야 하네. 이게 바로 신뢰와 직결되는 것이네. 또 군사독재 시대의 언론을 들먹일 거냐고 하겠지만 사실이네. 그 때 언론의 행태만 생각하면 지금도 구역질이 난다네.

그 당시에 무슨 짓을 했는지 세상이 다 아는데도 지금 언론자유가 어떻고 국민의 알 권리가 어쩌구 하는 언론사 간부나 정치인들을 보면 저것도 인간인가 하는 연민이 생긴다네.

자네가 아는 친구들도 수두룩하지. 언젠가는 그들이 쏟아낸 아부아첨 어록을 공개할 생각이네.

청와대에 항의하러 온 기자단 대표에 조선일보와 문화일보 기자도 끼어 있다고 하더군. 용기 있는 친구들이야. 가상하네.

아무래도 이상한 것이 있네. 어떤가. 기자는 이른바 대신문사 기자만 기자인가. 자칭 일등신문이라는 조선일보와 서로 2등이라고 싸우는 중앙 동아 그리고 몇몇 신문과 방송사 기자만 기자냐는 말이네.

이번 ‘취재시스템 선진화방안’에 대해 모든 언론이 결사반대를 하는 것으로 언론이 선전을 하는데 천만에 말씀이네. 그건 진실이 아니지.

실상을 공개하면 정부가 제공한 공간을 자신들의 기자실처럼 쓰면서 언제든지 공무원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언론만이 극성으로 반대한다네. 조선 중앙 동아 와 KBS, MBC 같은 거대언론이 이에 해당되지.

아직까지 여러 곳에서 기자실 출입이 봉쇄되고 있는 작은 인터넷언론사들의 입장은 어떤가. 두 말 할 것도 없이 특별한 언론사들의 기득권 수호 투쟁이라는 시각이네.

기자들은 기득권 같은 거 없다고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상식적인 눈으로 들여다보면 다 보인다네.

참여정부 출범 후 언론과의 관계를 새삼스럽게 설명하는 것은 잔소리고 한 마디로 오뉴월 복날에 개처럼 얻어맞았네.

그러나 참여정부는 안 쓰러졌네. 무릎 꿇지 않았네. 살려달라고 애걸하지 않았네. 오히려 당당했지. 뭘 잘못했느냐고 대들기 까지 했네. 세상에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더욱 괘씸했겠지. 너 진짜 그럴거야. 끝까지 우리하고 한 번 붙어보자는 거냐.

간도 쓸개도 없는 정치권이 노무현 정부가 언론탄압 한다고 언론 편을 들어 주는 척 하지만 그들의 속셈은 따로 있다네. 선거에서 언론 덕 좀 보자는 얄팍한 계산이네.

이제 국민들도 알만큼 알고 있네. 다행한 일이지. 누구나 신뢰를 잃으면 인생은 끝장이네. 언론이라고 뭐가 다를 것인가. 다식판으로 찍어내듯 똑 같은 기사. 납득이 안 되는 오보와 왜곡.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담합이라고 밖에 볼 수없는 기사들. 국민은 너무나 많이 보고 느끼고 있다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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