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닝 가 10번지를 목표로 (7)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6-07 18: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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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봉(변호사) 譯 영국의 정치가로서 ‘연설’은 필요 불가결한 기술이며 무기이다. 의원이 되기 위한 전형위원회에서의 연설, 입후보하고 나서의 입회 연설회에서의 연설, 의원이 되고 나서는 의회에서의 연설로, 어디까지나 연설의 성공, 실패가 따라다닌다. 하나의 법안을 통과시키고자 하는 경우 서투른 법안 설명은 그것만으로 지지자를 줄어들게 만든다. 법안의 내용은 물론 의회나 국민에게 어떻게 보여줄 수 있는가가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그 연설에 의해 리더인 자의 기량이 시험을 받는 것이다. 연설이란 설득이며 설득력 즉 리더십인 것이다.

청중은 설득력이 있는 연설에 대해 기립 박수(standing ovation)로 반응한다. 모두 일어서서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연극이나 연주회와 마찬가지다. 당수로서의 첫 당 대회 연설에서 기립 박수를 받은 대처는 그날 밤 가까운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오늘로서 지도자가 된 거야.”

그녀는 오늘의 박수에서 확실한 반응을 느낀 것이다.

대처의 경제 대책은 당수 선거 이전부터 확실해져 있었다. 케인즈 이론에 대한 통화주의이다. 통화의 유통량을 제한함으로써 인플레를 억제하고자 하는 사고이다. 여기에는 공공 지출과 정부 차입을 제한하는 긴축 예산을 짤 필요가 있었다.

외교나 내정이 아니라 경제야말로 자신의 영역이라고 자각했던 대처는 리더십의 확립을 위해서도 경제 영역에서 포인트를 벌어야 한다고 결정하고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산안에서 데니스 힐리 재무장관과 논쟁하여 그를 때려눕히는 것이 제일이었다. 그러면 힐리에게 타격을 주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대처는 참모들과 함께 ‘인플레를 깨는 데’ 초점을 맞췄다.

대처 정권의 제1기, 제2기를 보면 이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인플레의 진정이야말로 영국 경제 활성화의 원점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긴축 재정은 실업자의 증가를 초래하지 않을 수 없다. 케인즈 경제학에서는 불황기야말로 공공투자를 활발히 하여 경기를 자극하여 고용을 늘려야 한다고 되어 있었으나, 통화주의는 그와 완전히 역으로 가는 방향이다.

이 대처의 경제정책에는 당내에서도 강력히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었다. 나중에 반대자들은 웨트(wet, ‘젖었다’는 의미에서 온건파, 연약파를 가리킴)라 불러 대처의 정책뿐만 아니라 그 정치 스타일에도 혐오감을 보이게 된다. 이 시기에 그림자 내각의 내각 밖에서는 히스가, 내각 안에서는 프라이어, 모들링, 길모어 등이 반대 그룹을 형성하고 있었다.

야당 보수당 정책의 대부분은 대처, 에어리 니브, 나중에 고용장관으로 매서운 솜씨를 발휘하게 되는 노먼 데이비드, 전 저널리스트인 조지 가드너의 4명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들은 중국을 모방하여 ‘4인조’라 불려 주목 받았다.

4인조와 그 반대자와의 제2의 대립점은 노조 대책이었다.

대처의 반대파(히스파라 할 수도 있다)는 히스의 실패에 아프게 상처를 입었다. 1년 전 노조는 히스가 만든 노조 활동을 규제하는 법률에 반발하여 대대적인 파업에 돌입했으나, 그에 대해 히스는 “영국을 통치하는 것은 누구인가?”라고 호소하며 의회를 해산했다. 영국을 통치하는 것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인지, 아니면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노조인지를 묻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국민에게 판단을 맡긴 결과 히스는 패배하고 말았던 것이다.

※본란에 연재되는 내용은 구로이와(黑岩徹) 원작을 정인봉 변호사가 번역한 글입니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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