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대통령의 언중유골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6-12 15:5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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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우(푸른정치연구소) “기자실에 대못질 해버리겠다”는 증오의 일단을 드러낸 대통령의 연설은 우리사회가 얼마나 심각한 중병을 앓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다.

8일 원광대에서 명예정치학박사 학위를 받는 식장에서 노 대통령은 자신의 가슴속에 깊이 묻어둔 사회관, 언론관을 거침없이 뱉어내었다.

탈권위를 명분으로 대통령, 국가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언행을 줄곳 한 노 대통령의 실정이 역사의 가혹한 심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가 이야기하는 모든 말이 다 틀렸다고 이야기 하는 것도 옳지가 않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지난 5년 동안 대통령이 행한 발언과 통치행위의 많은 부분들이 탈권위라는 명분으로 국격(國格)을 떨어트리고 대통령이 자신의 품격을 떨어뜨렸다는 세간의 평가에 반대할 국민은 그리 많지가 않을 것이다.

‘폐쇄적인 감정적 민족주주적 접근’으로 남북문제의 실타래를 더 얽히게 하고 아직도 친북좌파들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한 노 대통령의 외교안보정책은 훗날 가장 큰 비판을 받아야 하는 분야라는 생각이다.

그런데 우리 국민들이 대통령을 비판하는 목소리와 별개로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개인의 문제가 가장 크지만 동시에, 지역감정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대통령이 우리사회내의 진보라는 이름으로 정권교체를 주장해 온 사람들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정상의 자리에 오르면서 스스로 몸속에 신념화한 사회관, 국가관의 일부분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요, 과거의 어두운 대한민국의 역사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 스스로의 실정이 면책이 된다는 이야기는 더더욱 아니다.

우리사회내의 주요 언론매체인 조선·동아·중앙에 대한 대통령의 반감(反感)이 전적으로 대통령 개인의 잘못된 감정에서 나온 것은 아니다는 이야기이다.

노 대통령의 연설대로 분명 우리의 보수언론들은 그들이 이 만큼의 민주화를 이룬 가장 큰 공로자들임과 동시에 권력자 그리고 갖은자들의 든든한 배경에서 양심(良心)의 소리를 외면한 경우가 없다고 하지는 못할 것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대통령의 연설은 이 땅의 못 가진자 그리고 서민들의 가슴에 가랑비처럼 파고드는 효과도 있는 것이다. 언론들이 무조건 대통령의 말에 반대를 하고 실정만 나열하는 보도태도를 문제 삼는 것이다.

분명한 잣대로 대통령의 잘못을 가리고 과거 어두운 시절에 언론들이 스스로 저지른 부정적인 관행에 대한 과감한 반성과 새로운 언론을 만드는 건전한 노력도 같이 이야기 할 때 언론의 붓끝이 더 매서워지고 백성들의 가슴속에 파고 들 수가 있는 것이다.

노 대통령의 강한 비판언저리에 숨어있는 언론들의 참모습도 우리 국민들이 알아야 한다는 뜻에서 필자의 우려를 이렇게 전하는 것이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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