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과 입장의 차이 (1)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6-24 20:5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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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기(국제변호사) 협상에 관한 문헌은 입장과 이익에 관해 많이 다루고 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입장에 기반한 협상자들은 경쟁적 협상 형태를 채택하는 경향이 있고 이익에 기반한 협상자는 협력적 협상 형태를 채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입장과 이익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쉽다. 이익은 협상 당사자의 일반적인 필요나 목표를 말한다. 입장은 협상 당사자가 그 필요나 목표를 충족하기 위해 주장하는 구체적이고 불변인 방식을 말한다.

창의 차양을 제조하는 한 중소기업이 차양을 납품하는 경우 30%의 이익을 내기 위해 100만원을 청구해야 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차양 제조자는 자신이 판매하는 표준화된 규격의 차양 한 개당 반드시 100만원을 받기로 결정했다. 그래야만 30%의 이익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의 입장이다. 즉 30%의 이익을 내기 위해 100만원에 제품을 납품하는 방식만을 유지해 왔다.

그러던 중 이 차양 제조업체의 사장은 자신의 업소 입구에 차양을 설치하고자 하는 식당 주인을 만나게 되었다.
“차양을 하게 되면 비용이 얼마나 됩니까?”

“표준화된 차양의 가격은 100만 원입니다.”

그 말을 들은 식당 주인이 말했다.

“작년에 살던 곳에서는 이 규격의 차양 가격이 90만원이었습니다. 그것이 적당한 가격이란 생각이 드는군요.”

“그렇다면 할 수 없군요. 난 여지껏 100만 원 이하로는 팔아본 적이 없습니다.”

사장은 융통성이 전혀 없었다. 모든 차양에 대해 100만원을 받아야만 하고 그렇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었다. 두 당사자는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었고 식당 주인이 질문을 했다.

“꼭 100만원을 고집하는 이유가 대체 무엇입니까?”

“그것은 100만원에 팔았을 때야 30% 이익을 얻기 때문입니다. 그 30%에서 회사의 운영비와 직원들의 월급을 해결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 이하로 판다면 자주 그런 일을 해야 하고 그렇다면 운영에 차질이 생길게 뻔 하지 않습니까?”

식당 주인이 사장의 이익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게 된 후 그는 창조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다. 그는 사장에게 생각해 보고 나중에 다시 연락하겠노라고 말했다.

식당 주인은 최근 지역 기업인 모임에 가입한 상태였다. 이 조직은 3주마다 회원들이 호텔에 모여 어떻게 사업을 발전시킬지, 또 다른 사업가들과 어떻게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구성할 지에 대해 비즈니스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오찬 모임을 열고 있었다.

식당 주인은 회원들에게 최근 차양 제조업체 사장과 있었던 일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예닐곱 명의 사업가들이 함께 차양을 구입한다면 90만원으로 할인을 받는 협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결과 11명이 자신의 사업장에 새로운 차양을 설치하기를 희망했다. 식당 주인까지 합하면 모두 12명의 인원이 모아졌던 것이다. 이들은 그 식당 주인을 협상의 대변인으로 정했다. 식당 주인은 며칠 후 차양 제조업체 사장을 찾아가서 다음과 같은 자신의 제안을 설명했다.

“당신은 모든 판매마다 30%의 이율을 보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든 판매를 100만원에 해야 한다는 당신의 완고한 입장 때문에 30%의 이율을 내는 데에는 다른 방식도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군요. 당신이 이야기한 대로 당신의 비즈니스 모델은 개별 사업자에게 개별적인 판매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나는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겠습니다. 당신에게 한번에 12명의 사업자, 즉 12개의 새로운 차양 판매 기회를 가져다 줄 테니 가격을 차양 당 90만원으로 낮추는 것이 어떻습니까? 그리고도 30%의 이율은 여전히 유지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사장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제를 이해하게 되었다. 하나의 차양이 아니고 대규모의 주문을 받으면 차양의 재료도 대규모를 구입하므로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90만원에 차양을 팔고도 30% 이율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 차양 제조업체 사장은 자신의 입장을 바꾸면서도 자신의 이익을 충족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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