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들을 만들어 가는 도시들 (2)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7-22 19: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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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선(서울 성북구 부구청장) 이번 방문시 프랑크푸르트시나 라인강변의 주택들은 유달리 화창한 날씨 속에서 건축양식과 색상이 도시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연출해 내고 있었다. 이 때문에 도시들의 전경이 그림엽서에 자주 등장하게 된 것 같다.

특히 러시아의 모스크바나 생트 페테스부르크 시에서 조차도 이러한 양식의 건축물이 절대적이라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분위기에 압도되어 시가지내 정리되지 않는 곳이나 지저분한 부분 따위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우리로서는 한없이 부러울 뿐이다. 다만, 이와 관련하여 쉽게 이해되지 않는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동일한 건축기준을 유지하고 규제할 수 있을까? 시민들의 민원은 어떠했으며, 어떻게 이해를 시키고 설득을 해 오고 있는 것일까? 도시의 성장과 발전의 필요 속에서, 이러한 기존 건축물을 보존하면서 새로운 도시기능과 수요에는 어떻게 대처해오고 있는 것일까?

솔직히 이번에 방문한 도시들은 우리 서울시(성북구)에 비해서 깨끗하거나 단장이 잘 되어 있다는 생각은 없었다.

한편으로는 우리가 도시를 말끔하고 산뜻하게 잘 관리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들었다. 그러나 이것이 도시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은 아니라는 것을 이 방문 도시들을 보면서 이내 알게 되었다. 정말 기이하게 생각되는 점이 또 있다. 건물은 우선 용도를 중시하여 그에 따른 형태를 생각하고 건축비를 고려하면서 부수적으로 도시미관을 위한 요소를 반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도시들은 철저하게도 건축물이 지녀야할 조형미를 절대가치로 우선시하고 있었다. 건축주의 건축비는 안중에도 없는 듯 싶었다. 이 도시들은 정말 일찍부터 도시 건설에서의 예술과 문화적 가치를 중요시 해 온 것이다. 이러한 공동체의 가치를 인식하고 이에 수긍하면서 오랜 시간을 따라준 시민들. 우리가 연구하고 공부해야할 대상이다. 그러한 깨우침 때문에 이 도시들이 과거에 이어 지금에도 세계사의 주역이 되고 있음이 분명하다.

출퇴근 시간 때의 성신여대 지하철역사, 빽빽한 동소문동이나 석관동의 아파트 숲들, ‘미아로’에 연이어 줄서 있는 자동차들... 전 국토의 불과 0.6%의 비좁은 면적에 전체 인구의 1/4이 미어터져라고 모여사는 우리의 동북아 허브(hub)도시 서울(성북구).

역시 도시는 적정한 공간에 적정한 사람들이 살아야 한다. 그래야 그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질이 어떻다고 하는 이야기가 시작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방문도시들은 한결같이 낮은 밀도와 곳곳에 널려있는 드넓은 공원, 그리고 유휴 공간들로 여유와 편안함이 곳곳에서 묻어나오고 있다.

일반적인 공원의 면적도 우리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것 같다. 특히나, 공원 내에는 인위적인 시설물이라고는 몇몇 동상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 나무도 오래된 나무들이 자연스레 서 있을 뿐 인공적인 관목이나 교목도 잘 보이지 않고 보도 블럭이나 경계석도 많지가 않다. 어떻게 보면 방치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래서인지 더욱 공원다워 보인다.

또 하나, 도심지 곳곳마다 확 트인 광장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밀집된 도심의 여유 공간 차원에서 필사적으로 확보한 듯하다. 그래서 도심지에 많은 사람들이 혼잡스레 오고가도 답답하지가 않다. 공원과 광장들은 빽빽한 빌딩들 숲속에서 도시가 숨을 쉬는 허파이기 때문이다.

일반 건물이나 주택들도 동간(棟間)거리가 우리에 비해서 넓다. 자동차 문화가 일찍부터 발달해 온 도시들이기 때문에 자동차 이동 공간이나 주정차 공간을 사전에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땅값도 상대적으로 싸서 보다 넓은 대지면적을 쉽게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곳 시민들은 곳곳의 널널한 공간에서 하고 싶은 일들을 여유있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도시에 여유와 편안함이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물리적으로 불필요하게 부딪치는 일들이 적어질 것이고, 당연히, 스트레스 받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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