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신부에게 반성을 돌려준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8-21 21:09:23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박 찬 숙 (한나라당 국회의원) 1964년, 수원여고를 졸업하고 대학을 위해 상경한 나는 성공회 기숙사(덕수궁의 일부)에 있었다.

전쟁 이후, 수원의 성공회가 운영하던 고아원 친구들 덕분에 신자가 되겠다는 약속을 하고서 정동에 있는 기숙사에 입소했다.

그때 김성수 대주교, 박종기 신부, 이재정 신부를 알게 되었다.

그 올 곧고 깨끗한 성품 ...

87년 6월 항쟁당시, 당시 대성당 주임신부이셨던 그리운 박종기 신부님, KNCC 인권위원장으로 민주화 인사들에게 주교좌대성당을 대회장소로 내주는 대담한 결단을 내리셨다.

민주화의 결집된 힘을 이끌어내신 용감하고 청정한 삶의 표상! 박종기 신부님은 92년 돌아가셨다.

신부님 ... 민주화 공로로 국회의원 하라고 장관자리 하나 맡으라 했다면 받으셨을까?

분명히 아닐 것이다 ... ... .

성공회 신부출신, 국회의원 거쳐 통일부 장관 된 이재정씨를 본다.

“안보를 어떻게 지키느냐 그 방법론에 있어서 우리가 한번 더 반성해 볼 과제”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16일, 서해교전에 대한 국회에서의 답변이다.

월드컵 한국·터키 3·4위전, 붉은 악마의 물결 속에 환호하던 2002년 6월29일, 느닷없는 북한의 선제기습 포격으로 서해 연평도 해상 NLL을 침범한 그들을 막기 위해 우리의 장병들은 우리의 영토를 지키기 위해 귀중한 목숨을 내놓았다.

침몰하는 참수리호에서 그들은 조종간을, 그리고 총포를 놓지 않고 죽었다.

반성이라니 누가? 사전경고도 없이 우리의 함정을 향해 포탄을 쏟아 놓는 그들에게 “잠깐만 기다려줘”, “이건 아니야” 소리쳐야 한단 말인가?

이렇게 말하지 못한 것을 반성하란 소린가? 어떻게 지켜야 한단 말인가!

영토를 달라는 대로 다 주고, 위장된 평화를 받아들이고, 비굴하게 구걸하는 게 평화란 말인가? 반성해야 한단 말인가?

‘NLL은 영토의 개념이 아닌 안보개념이다.’ 이 사람 지금 무얼 하자는 것인가?

서해교전으로 전사한 6명의 장병들 ... 19명이 부상으로 불구가 된 참혹한 북의 도발사건을 이 대한민국의 통일부 장관이 ‘반성’이란 한마디로 속내를 드러낸다.

“분단 이후, 국민이 얼마나 평화를 만들거나 지키기 위해 노력해 왔는가 깊이 반성할 일”이란 말도 했다.

모두 북한 쪽에 대고 할 말, ‘반성’을 이 사람은 우리에게 하고 있다.

2002년 불법 대선자금 수수죄로 구속된 이재정씨는 성직자가 아닌 정치인으로서 잘못을 깊이 뉘우치며 국민 앞에서 용서를 빌었다.

2004년 2월 법정에서 피고인 탁자에 엎드려 엉엉 울었다.

아마도 성직자가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게 부끄러워서였을 것이다.

그 이후 그는 통일부 장관자리에 임명받으며 함빡 웃었다.

서해교전에서 생떼 같은 자식을 잃고 불구가 된 자식을 바라보는 그 부모들은 웃을 일이 없다. 지금도 울고 있다.

가슴 저미는 고통과 자식 잃은 설움에 죄지은 듯 매일매일 울고 있다.

북한에 대규모 수해가 발생했다. 마땅히 지원해야 한다. 그러나 반성하며 지원해서는 안된다.

통일부 장관의 직책에 맞는 투철한 안보관이 전적으로 결여된 이재정씨는 즉각 물러나는 게, 대북지원에 대한 국민지지를 더 이끌어 내는 길일 것이다. 찜통 같은 이 더위를 다소나마 식히는 일이 될 것이다.

이재정 신부에게 반성을 돌려준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