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면서 자주 인용하는 속담이 있지. ‘노루꼬리 삼년 묻어놔도 황모가 안 된다’는 말이 바로 그것인데, 이번
에 다시 감탄을 했네.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속담도 많이 인용하는데 그것도 오늘 칼럼에 딱 맞는 속담이네.
글을 쓰면서 자괴감을 느끼지만 이런 일은 세상이 좀 알아야 될 것 같네. 손학규가 대단한 발언을 했지.
통합민주신당의 경선후보인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지난 2일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작심한 듯 말을 쏟아 냈는데 유감스럽게도 진실이 아니였네.
“열린우리당의 문을 닫게 한 장본인 노 대통령은 오는 대선에서 한 발 비켜서 달라.”
손학규 후보의 이 말은 대통령이 한국 프로듀서연합회 기념식에서 한 축하연설 중 자신과 관련된 부분에 심기가
불편해서 발언한 것이네.
대통령에 대한 손학규의 직설적 공격은 기자들도 놀랄 정도였다니, 손학규의 작심이 얼마나 독했는지 알 수가 있네.
“40일 동안 조용해서 나라가 좀 편안해지나 했더니 또 무슨 말을 하는 것 같다”
“대선에 도움 주겠다는 생각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이라면 사양한다. 영어로 ‘노 쌩큐(No, Thank you)다’”
손학규의 가장 끔찍한 인식은 남북정상회담을 보는 눈이네. 손학규의 생각으로는 민주신당이 대선에서 유리하도록 정상회담을 한다는 얘기인데 이거 온전한 정신인가.
노 쌩큐 라는 영어까지 동원했는데 어쩌면 한나라당의 생각과 그렇게 같단 말인가. 그래서 ‘개꼬리 3년 묻어놔도 황모가 안 된다’는 속담이 딱 들어맞네.
정상회담은 이 땅의 평화정착을 염원하는 온 국민의 비원을 담은 것이고 또한 한반도의 비핵화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긴장완화를 이룩하기 위한 정상 간의 만남이네.
노 쌩큐 라니, 누구 마음대로 노 쌩큐인가. 말같지 않아서 탓하고 싶지도 않지만 그를 따라 다니는 이른바 386들이 좀 새겨들어야 할 것 같아서 몇 마디 했네.
독재정권 시절, 목숨 바쳐 투쟁한 386의 순수한 열정을 누가 폄하하겠나. 그들은 386이란 이름으로 존경의 대상이었네. ‘탄돌’이란 별명은 붙었지만 국민들은 의원 배지도 달아 주었네. 헌데 지금 꼴은 뭔가.
손학규에 대해서 말 좀 하세. 그는 한나라당 탈당에 대한 구구한 변명을 늘어놨지만 솔직히 한나라당에서 2등만 했어도 탈당을 했겠나.
정치인의 말이 대부분 거짓이라는 것을 국민이 알고 특히 손학규의 정치 행적에서 진실이 보이지 않기에 더욱 그렇게 생각되네. 때문에 지조를 지키고 산다는 것이 힘들긴 해도 존경과 신뢰를 받는 첫째 조건임을 정치인들은 알아야 하네.
대선에 이용하기 위해 남북 간 정상회담 운운하며 ‘노 쌩큐’하는 것은 정말 노 쌩큐네. 아무리 14년 동안 한나라당에 있었다 하지만 이명박 후보와 어쩌면 그렇게 닮은꼴인가.
북한을 제재해야 한다는 손학규 후보의 강경발언은 꼭 한나라당 김용갑의 말을 듣는 것 같았네.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했다면 전쟁이네. 이제 타결된 북핵문제는 물 건너갔고 우리 국민은 전쟁의 공포 속에서 떨며 살아야 했겠지. 손학규의 착각은 어디 그 뿐인가.
“우리는 더이상 5.18 광주 정신에 갇혀 있어선 안 된다. 우리는 결코 1980년으로 돌아갈 수 없다. 광주 정신은 광주를 털어버리고 대한민국과 세계를 향해 뻗어갈 때 더 빛날 것이다.”
“새롭게 태동하는 통합신당이 말로는 미래세력이라면서 아직도 `80년 광주’에 갇혀 우리 스스로를 묶어두고 있는 게 아니냐”
이게 바로 손학규의 인식이네. 옷만 한나라당으로 다시 갈아 입으면 얼마나 어울리는 발언이겠나.
손학규 후보가 한나라당을 탈당한 이후 그를 지켜보면서 그의 모습이 이명박 후보와 점점 닮아 간다는 느낌을 지을 수 없었네.
그러나 손학규는 민주신당의 대선경선 후보네. 국민을 위해 순교하겠다는 그의 순교정신을 눈 크게 뜨고 지켜 볼 작정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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