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 알몸 봤으니 언론도 속살 보여줘야지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10-15 19:3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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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 명(칼럼니스트) 1950대 후반 ‘상한 갈대를 꺾지 말라’는 인기연속극이 있었지. 제목이 성경 말씀인데 정작 말하고 싶은 것은 그 말씀이 아니고 제목 그대로 ‘상한 갈대를 꺾지 말라’는 것일세. 부러지고 뿌리도 뽑혔는데 뭘 더 어쩌자는 것인가. 솔직히 말하면 송장에 매질하지 말라는 뜻이지.

탁 까놓고 말한다면 언론은 아직도 신정아한테 지치지 않았나. 신정아 벗겨 먹기에 물리지 않았나. 이제 그만 하라는 충고네.

신정아를 더듬고 치근덕 댄 기자들은 누구?

도덕적 우월감에 푹 젖어있는 먹물들에게 관음증 환자라고 하면 길길이 뛰겠지만, 합성 여부는 나중에 밝혀진다 치고 문화일보의 친절(?)로 신정아의 알몸까지 감상했으면 됐지 이제 뭘 더 보겠다는 건가.
신정아는 기자들이 치근덕 대는 바람에 고생이 심했다고 했지.

“기자 간담회가 끝나면 남자 기자들이랑 가라오케에 가는데 불루스를 추자고 해놓고 더듬는 기자들이 굉장히 많았고, 처음에는 당황스러워 울고불고 했다. 나중에는 대처하는 법이 생겨 내가 얼마나 비싼 몸 인줄 아느냐며 피해 갔다. 심지어 자자는 기자도 있었다.” 신정아를 더듬은 인간들을 대충 아는데, 이 인간들 이름 알려져야 하네. 신정아가 성추행범으로 고발해야지.

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모르지만 신정아 사건은 언론이 출세시켜 준 영악한 여성이 간이 부어서 한 짓이네. 언론도 책임져야지. 웃겨.

잔뜩 추켜세워 나무 꼭대기에 올려 놓고 흔들어 대는 언론의 후안무치. 더구나 나라가 당장 망할 것처럼 지면을
도배할 사건인가. 물론 조.중.둥.문의 의도는 다른데 있었겠지만.

도대체 알몸 사진이 뭔가. 신정아의 알몸이 국민의 알 권리란 말인가.관음증이란 인간의 원초적 본능을 만천하에
확인시키겠다는 것인가.

언론은 신정아의 사생활을 19세 관람불가 수준의 영화로 만들었네. 신정아 사건은 이 나라 언론의 홀랑 벗은 알몸을 보여줬고 좀 지나면 부메랑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네.

조중동문은 왜 신정아가 몸담은 사교클럽 ‘포야’를 보도하지 않을까?

포야(보름달)라고 하는 사교클럽이 있다네. 구성원들이 대단한데 한나라당의 나경원 대변인을 비롯해서 조선일
보 사회부장 강효상, 중앙일보 안혜리 기자, 왕윤종 SK텔레컴 상무, 윤재승 대웅제약 부회장, 김승수 CJ 그룹 부사장, KBS에서 지금도 방송중인 여성앵커 출신의 이병혜 명지대 교수, 정서용 고대 교수 등 등 국민일보에 보도된 이름들일세. 더 이상은 없을까.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말이 많더군. 신정아한테 그림을 받았는데 값을 치렀느니 안 치렀느니. 하여튼 말이 많아. 설마 법관 출신의 나 대변인이 오해받을 일을 했을라구. 손톱만큼도 안 했으리라고 굳게 믿네.

신정아의 알몸사진을 실은 죄로 욕을 삼태기로 먹고 있는 문화일보 기자들이 모였는데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네.
알몸사진 논쟁을 벌였는데 여러 비판이 있었고 반면에 모자이크로 처리했으니 비난받을 일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던가.

이제 신정아 변양균은 죽었고 기자의 직업윤리도 죽었네. 드디어 신정아 변양균이 구속됐군. 이제 구치소 찾아가서 칼질 하겠나.

인간이 잘 났다고 꺼떡대지만 얼마나 잘났나. 인간은 원래 결함투성이가 아닌가. 이제 친구에게 전화 한 통 못하는 세상이 됐네. 이게 인간이 바라는 세상인가.
본래 인간은 착한 것이라고 믿고 많은 사람들이 살지 않았던가.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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