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경찰서는 올해 추석 연휴에 한반도 대운하 자전거 탐방에 나섰던 한나라당 이재오 최고위원을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즉결심판에 회부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오전 11시께 한반도 대운하 자전거 탐방을 마치고 돌아오던 중 자동차 전용 도로인 올림픽대로에서 10여분간 자전거를 탄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당시 경찰 단속에는 걸리지 않았지만 이후 한 시민이 “나랏일을 하는 분들이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면 교통법규를 어기는 것이 아니냐”며 경찰에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달 22일 부산 낙동강 하구에서 출발해 26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경남 창녕과 경북 구미, 경북 문경, 경기도 여주를 거쳐 서울 여의도에 이르는 총연장 550㎞를 자전거로 달리는 대운하 구간 탐방에 나섰다.”
이게 사건의 내용이네. 혹자는 이럴지도 모르지. 나라를 위해 고생을 하며 특히 국가 백년의 운명을 좌우할 한반도 대운하건설과 관련된 현지답사를 위해 그 힘든 550km 자전거 대장정을 결행한 국회의원 이재오를 즉심에 넘기다니 그런 싸가지 없는 일이 있느냐고.
이재오가 올림픽도로는 자전거 통행금지라는 것을 왜 몰랐겠나. 너무나 분명한 상식이기에 당연히 알고 있었을텐데 아마 함께 자전거 탐사를 했던 열세명 중에 누군가가 그냥 달려도 괜찮을 것이라고 했겠지. 그 정도 쯤이야 봐 줄거라고 하지 않았겠나.
사실 경찰이 알았는지 몰랐는지 그때는 그냥 잘 넘어 갔는데 어디든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시민의식이지.
이재오가 즉심에 회부됐다는 기사를 보고 어떤 친구가 말하더군. 이거 정치보복 아니냐고. 참 한심한 친구지.
또 한 친구가 말하더군. 이재오의 인식에도 문제가 있다는거야. 아무리 일행 중에 올림픽도로를 멋지게 달리자는 사람이 있어도 참았어야 한다고. 자전거 통행금지인 올림픽대로를 달린 이재오의 의식 밑바닥에는 법을 우습게 아는 오만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은 아니냐고.
이재오는 파란만장한 정치역정을 걸어 온 정치가라고 하더군. 유신독재에 반대하여 투쟁을 했고 남민전과 연관됐다는 이유로 오랜 세월 감옥살이를 했는데 지금은 거대 보수 세력의 지도자가 되었네. 사람은 열 번도 더 변하고 정치인들의 변신은 조석변이인데 이재오를 나무랄 수도 없지. 그런데 우리의 경우 진보세력이었던 사람이 보수로 전향을 한 후 더 극성스럽게 진보를 비판하더군. 속죄하기 위해서인가.
과거는 일일이 따질 것 없고 정치나 잘 해 줬으면 좋겠는데 이번 올림픽대로 자전거 질주 사건은 비록 즉심에 넘겨져 벌금형 정도로 끝난 경미한 범법행위지만 그의 빛나는 과거가 퇴색되는 것 같아 안타깝더군.
그 보다도 한나라당의 지도자로서 특히 이명박 후보의 최측근으로서 자칫 오만하게 보일 수도 있는 사건이어서 앞으로는 각별하게 조심을 해야 될 것일세. 그렇지 않아도 요즘 이명박 측근들이 마치 집권이라도 한 것처럼 방약무인 오만방자하다는 말들이 떠도는데 이번 사건은 한나라당이나 이명박을 위해서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사건이겠지.
제대말년이 되면 이런 말들을 하지. “가랑잎 밟는 것도 조심해라.” 조심 이상으로 안전한 것이 어디 있겠나. 정치인들은 어디가 다니지 못할 통행금지 구역인지 잘 살피기를 바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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