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제1당이라고 해 봐야 무슨 힘이 있는가. 4월9일까지는 제1당의 명맥을 이어간다 해도 무슨 묘책이 있는가.
이런 판국에 손학규는 당 대표가 됐다. 제1당의 대표가 된 것이다. 그가 최초로 정당의 대표 자리에 올랐다. 그것도 꿈이라면 꿈을 이룬 것일 수 있다.
한나라당을 탈당해서 대통합민주신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에 뛰어들어 온갖 수모 다 겪었다. 2등 항해사라느니 한나라당 꼴찌가 무슨 대통령 후보냐는 식의 견디기 힘든 꼴 많이 당했고 눈물도 흘렸다.
천신만고, 이제 제1당의 대표가 됐다. 오죽이나 신당의 인물이 없으면 한나라당의의 2등 항해사를 당 대표로 뽑았을까 하는 비아냥과 가슴 속에만 묻어 두어야 할 분노를 씹으며 이제 뭔가 해야 하고 보여줘야 하는 무거운 책임도 지게 됐다.
그렇다면 이제 손학규 눈앞에 보이는 희망의 불빛은 얼마나 밝은가. 그런데 어둡다. 어두워도 많이 어둡다.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둡다. 이 어둠의 장막을 걷어버리고 선두에 서서 산처럼 쌓여있는 장애물들을 하나하나 치우며 나가야 하는 것이 손학규 대표가 할 일이다.
전에 동지였던 한나라당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 한나라당의 꼴등 대선주자가 아니라 제1당의 선장으로서 배를 몰아야 한다.
배를 잘못 몰아 침몰시키던지 순풍에 돛을 달고 대양을 건너던지 자신의 책임이다.
지난 대선기간 동안 통합신당의 대선 전략은 노무현 때리기였다. 모든 게 참여정부의 잘못이었다. 당은 잘못이 없고 노무현만 잘못이었다. 과연 그런 주장이 맞느냐 맞지 않느냐는 차치하고라도 효과는 없었다. 우선 치사하고 더러웠다.
원내 다수당에다 당의장 두 번 하고 장관 지내고 좋은 것 다 했는데 참여정부에게 책임을 몽땅 지우는 대통령 후보가 국민에게 얼마나 초라하고 치사해 보였을까.
노무현 비판이면 약발이 먹힐 줄 알았을지 모르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국민들은 바보가 아니다. 교훈이다.
한나라당 출신인 그로서는 하루 빨리 통합신당에서 노무현 색채를 빼야 자신이 운신할 수 있다는 절박감을 느끼는 모양이다.
그 역시 잘못된 생각이다. 노무현이 무서워 당을 이끌 수 없단 말인가. 제대로 당이 안 돌아가는 것은 당이 엉망이고 지도력 때문이다.
이번 총선에 또 다시 끼리끼리 해 먹는다는 평가를 받게 되면 끝이다. ‘아니 저 사람 또 금배지 달겠다는거야. 아서라 지겨워’
국민들 입에서 이런 평가가 나오면 손학규 대표도 끝이다. 대통합신당에는 호남은 아무나 나와도 당선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겠지. 공천 받으려고 머리가 터진다. 한심의 극치다.
세상사가 이런 식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상식과 원칙을 토대로 한 정도를 걸을 때 손학규 대표도 살고 당도 지지를 받게 된다.
이제 자기 스스로 구각을 벗어야 한다. 대학교수 시절 손학규 대표는 대표적 진보학자 중에 하나였다. 어쩌다가 한나라당에 들어가 이상하게 구겨 버렸지만 이제 누구도 표절할 수 없는 손학규만의 상표를 만들어 내야 한다.
그러면 국민이 알아준다. 지지한다. 4월 총선 겁 낼 것 없다. 우리 국민은 위대하다. 손학규 대표도 알지 않나.
죽는다는 비장한 각오로 모든 것을 바쳐야 한다. 그런 모습에서 국민은 감동을 느끼고 그러면 성공한다. 돈 드는 일 아니다.
당 대표의 능력으로 당 안에 허접 쓰레기 정리하고 국민들에게 손학규 상표가 제대로 신용을 얻을 때 당도 손학규도 살아난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자파가 없으면 어떤가. 국민이 있다.
손학규 대표도 꿈이 크지만 노무현 대통령 깎아 내린다고 꿈을 이루는 것이 아니다. 교훈이 많다. 배워야 산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