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현장에 자원봉사자 나서야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2-12 19: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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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병 운(서울시선관위 상임위원) 세상 만사가 어렵다 보니 남을 돕는 일이 쉽지 않다. 쉬운 것 같아도 막상 도우려고 마음 먹으면 행동에 옮기기가 그리 쉽지 않은 듯 싶다. 그러나 충남 태안반도 방재 현장의 자원봉사 행렬을 보면서 아직도 우리사회, 우리 국민의 따뜻함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된다.

어려운 이웃과 고통을 함께 나누고 희생과 봉사를 통하여 보람을 얻는 진정한 자원봉사 문화는 그동안 태풍 피해로 많은 인명과 재산을 잃은 현장에서부터 이번의 기름유출 현장에 이르기 까지 계속 이어져 우리의 삶을 윤택하고 따뜻하게 하고 있다.

순수한 자원봉사가 우리 삶을 살맛나게 변화시키는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지만 지금 우리에게 진정한 자원봉사로 국민들에게 생기를 불어 넣어야 할 시급한 분야 중 하나가 다름 아닌 선거현장이다.

공직선거법에서는 돈 적게 드는 깨끗한 선거를 정착시키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고 있는 제한된 수의 선거사무원을 제외하고 선거운동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자원봉사를 통해 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선거현장에서 보면 순수한 자원봉사는 후보자의 가족·친지 정도 밖에 없고 일부 정당이나 후보자 측에서는 부족한 선거운동원을 자원봉사자라는 미명하에 음성적으로 일당을 주고 선거운동을 하게 하는 불법사례가 발생하곤 한다.

바로 이러한 무늬만 자원봉사자들 때문에 엄청난 돈이 들어가고 결국에는 선거가 과열·혼탁해지고, 우리의 선거는 불법선거운동의 악순환을 되풀이해 오고 있는 것이다.

이제 제18대 국회의원선거를 50여일 밖에 남겨두지 않고 있다. 국민 모두가 알고 있는 것처럼 이번 국회의원선거는 앞으로 4년간 우리나라의 살림을 책임지고 이끌어갈 대표자를 선출하는 선거로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오는 4월 9일 실시되는 제18대 국회의원선거가 또 다시 돈으로 유권자의 표를 사고 청중을 동원하여 세과시를 하고, 상호비방·흑색선전과 지연·학연·혈연을 이용한 연고중심의 선거로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불법선거를 근절하고 깨끗한 선거로 치르기 위하여 이제 국가의 주인인 유권자들이 선거현장에 나서야 한다. 이번 태안의 기름 유출현장에서 보여준 순수한 자원봉사가 우리의 삶을 건강하고 정감스럽게 만들어 준 것처럼 선거현장에서도 민주주의를 살려야 한다는 깨끗한 마음의 자원봉사 물결이 요원의 불꽃처럼 일어나야 한다.

선거자원봉사는 생활하는 가운데 남는 자투리 시간에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이나 후보자의 정견·정책 또는 공약을 유권자가 바로 알 수 있도록 선전하는 자원봉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자원봉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바선모 등 공명선거추진 시민·사회단체의 일원으로 참여하여 삶의 현장에서 불법선거운동을 하는 후보자들을 감시하고 투표참여를 권장하는 자원봉사의 일을 담당해야 한다.

불법선거운동을 감시하는 일이 선거를 담당하는 선거관리위원회나 사법기관인 경찰·검찰만이 아니라 이제는 유권자의 몫이어야 한다. 유권자가 올바른 시민정신을 발휘할 때 공명선거는 앞당겨 정착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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