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정책 착실히 하라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2-13 18:4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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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순 복(칼럼니스트) 설이 오기 전에 주방가스라도 구비하자는 아내의 말에 LPG가스를 주문했다. 보통 중량, 한통에 34,000원이라는 것을 단골이라는 메뉴를 강조하여 32,000원에 살 수 있었다. 작년 요맘때는 22,000원 하던 가스 요금이 10,000원씩이나 덥석 오른 것이다.

도시가스를 사용하시는 중산층 이상의 수용가들은 LPG가스를 사용해야 하는 하층민들의 설움을 모를 것이다. 등유 값이, 휘발유 값이 살인적이고 게다가 주방에서 필수품이 되고 있는 LPG가스 값이 천정부지로 이렇게 뛰었는데 그동안 정부는 무엇을 하는지 원망스럽다.

며칠 전 TV를 통하여 푸념을 풀어 놓는 택시기사의 호소를 들었다. 개인택시는 다소 나을지 모르나, 시간제 일을 하는 택시기사에게는 가스 충전비가 너무나도 혹독하게 비싸다고 눈물의 애원을 하였다.

정부는 공공성이 있는 요금을 올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요, 통제 또는 규제하는데 능해야 할 것이다.

세금은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는 말이 있다. 세금의 종류를 계속 이 핑계 저 핑계를 대어서 만들어 내면 이것이 학정이 아니고 무엇이냐? 대문을 나가면 주민 우선 주차제를 실시한다고 도로에 줄을 긋고 번호를 달더니 아주 근사한 게시판을 여기저기 세워 놓았다.

‘저 게시판은 한 개 세우는데 얼마가 들었으며, 그 돈은 어느 예산에서 나왔을까?’

참으로 서민의 가슴을 치게 하는 구정이며, 또 국정이다. 넘쳐나는 차량을 억제하기 위하여 휘발유 값을 다소 높게 책정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LPG가스 요금을 터무니없이 막무가내로 올리는 것은 설명되어야 할 부분이다. 우선 주차제를 해야 한다고 저토록 기막히게 값나가는 게시판을 세우는 것도 설명되어야 할 부분이다.

다 아는 바와 같이 우리가 러시아와 국교가 없을 때에도 LPG가스 요금에 대하여 이처럼 위협적으로 느끼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가까운 러시아에서 가스가 들어오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적으나마 동해에서는 우리의 유전에서 가스가 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공청회도, 책임당사자의 홍보도 없이 하층 서민의 필수 에너지인 LPG요금을 이토록 높게 매긴다는 것은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柴糧시량이라는 단어를 알고 있다’

땔감과 곡식을 말한다. 정부는, 국가는 그 국민의 먹을거리를 책임져야 하는데 그 먹을거리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柴시 즉, 땔감인 것이다. 요즘으로 치면 식사를 짓고 조리를 하는 땔감이 LPG가스인 것이다. 이런 막중한 땔감인 柴시를 안이하게 생각해서는 아니 된다는 말이다.

그런데 다행히도 낭보가 있어서 정부의 선심 정책을 기대해 본다. 지난 2월1일자 신문에 의하면 삼성물산이 멕시코 만에다 유전을 하나 인수한 모양인데 상당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보도되었다. 삼성 특검으로 정신이 산만할 터인데도 불구하고 국익을 창출하기 위하여, 국민 생활에 크게 보탬이 되고자, 큰일을 한 모양이다. 이렇게 어려움 속에서도 일개 재벌기업이 큰일을 했는데 정부는 그 소리만 요란할 뿐, 이 추운 겨울에 하층 서민을 위하여 무엇을 하는가? 참으로 답답하다.

이제 선거에도 참패를 했으니, 볼 장 다 보았으니, 자신들의 운신처나 마련하면 된다는 발상인지 참으로 가소롭다. 너무나 헤프게 말하는 사람들의 막지막이 이런 것인가 의심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입만 벌리면 실소를 금치 못할 망언이 안타깝다. 국정에 실패하여 정권을 내어 놓아야 하는데 무슨 푸념이 그리 많을까? 차라리 남은 시간을 유용하게 썼으면 좋겠다. 시한부 권력이지만 혼신의 힘을 다하여, 국민을 위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으면 한다. 5년 후의 국민의 마음을 얻을 초석을 놓는 마지막 모습이면 좋겠다.

필자는 지금 32,000원 짜리 LPG가스통을 바라보면서 참여정부의 전부를 거기에서 찾으려는 묘한 감상에 젖으며 고소를 금치 못한다. 제발 다음 정부는 에너지 정책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서민의 고충을 어루만져 주어야 할 것이다. 에너지는 곧 힘이니까.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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