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당선자는 BBK동영상, DAS, 상암동 DMC, 위장전입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의혹의 늪을 건너 드디어 오매불망 그리던 청와대 입성의 꿈을 이룬 것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많은 땀과 눈물을 흘렸겠는가. 당선자는 말할 것도 없고 그를 도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달린 참모들이 있다. 속이 빤히 드려다 보이는 소리를 하면서 길을 가다가 뒤통수가 가려운 따가운 시선을 느끼면서 오로지 ‘잃어버린 10년’을 찾겠다는 집념으로 물불을 가리지 않은 충신들이 있다. 이들은 정권을 잡을 경우 당선자를 도와 청운의 꿈을 펼치고 이명박 시대를 함께 했다는 이름으로 역사에 기록되기를 원했을 것이다.
그들을 누가 선택하는가. 출중한 인물을 찾아내는 밝은 눈은 지도자의 필수 조건이다.
인사는 만사라고도 하고 망사라고도 한다. 그 만큼 사람을 잘 쓰고 못 씀으로 해서 대사를 이루기도 하고 망치기도 한다.
지도자들은 훌륭한 참모를 널리 구한다. 유비는 공명을 얻기 위해 삼고초려를 하지 않았던가. 이회창이 박근혜를 세 번이나 찾은 것도 넓은 의미에서 삼고초려다.
이명박 정부를 이끌어 갈 핵심적인 인물들이 발표됐다. 이명박 당선자는 ‘베스트 오브 베스트’라면서 이들을 최고로 평가했다.
이렇게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뽑은 자신의 안목을 자랑하고 싶었을 것이다. 사실 이들을 뽑아내기 위해 얼마나 눈물겨운 노력을 했을까. 안쓰럽다.
왜냐면 이들 장관내정자들이 이명박 호의 운명을 책임지는 핵심적 선원들이기 때문이다.
장관 후보자들한테서 들어나는 의혹들은 어두운 우리 공직사회의 단면이다. 부동산의 경우, 절묘한 매입 시기와 입지 선정은 ‘부동산 투기’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진단이다.
<한겨레>신문이 두 채 이상 주택을 소유한 후보자들을 주소지가 아닌 여유분의 주택을 대상으로 시세차익을 따져보니 작게는 7500만원에서 최대 16억7천만원에 이른다.
너무나 머리가 좋다. 그 좋은 머리를 이명박 정부를 위해 잘 쓰라고 국민들은 기원해야 할 것이다.
대학교수 출신의 박미석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은 논문표절 시비로 정신이 없다. 두 번째로 문제가 된 논문은 90여 곳의 표절의혹을 사고 있다.
‘통일이 없다’는 확신을 만천하에 공개한 남주홍 내정자가 통일을 염원하는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여기서 생기는 의문이 있다. 과연 예비검증 과정에서 이들의 문제점은 정말 발견되지 않았는가.
이명박 정부의 ‘인물저장고’에는 한계가 있다. 그들의 과거로 보아 어차피 이런 저런 문제가 불거진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정공법으로 뚫고 나가자. 체념의 익숙한 국민이니까 밀고 나가면 포기하겠지.
일찌감치 국민들에게 “체념훈련”을 시키자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아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이제 결론을 내리자. 지금까지 나타난 것만으로도 이번 내각의 시작은 잘못 되어 있다. 총리를 비롯해서 장관 후보자들의 의혹이 너무 많다.
이런 후보자를 국민이 인정할 리가 없다. 정책이 실패할 경우 국민들은 당연히 그럴 줄 알았다고 냉소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국민과 정부가 서로 믿는 정치는 사라진다. 아직 늦지 않다. 당선자는 문제된 대상자들을 빨리 교체해야 할 것이다.
당선자 특검이 혐의 없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국민 정서는 다르다. 결론이 어떻든 당선자는 과거에서 해방되었는가.
거기에 청와대 수석과 장관 후보들의 도덕불감증까지 겹쳐 만신창이가 새 정부의 앞날을 국민들은 걱정한다. 그것이 지지율의 하락이다.
늦었다고 행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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