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러한 혐오시설의 지하화를 통한 친환경적인 생태도시를 만드는 방안이 최적의 대안으로 보인다.
벌판에 헬싱키 생명과학대 하나만 덩그러니 있던 핀란드의 비키지구는 세계최고의 환경도시의 모델로 손꼽히는 지역이다. 이곳은 도시와 자연의 공존, 다양한 계층이 더불어사는 실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개발지구로 평가받고 있다.
108만㎡의 면적에 1만8천명이 거주하는 비키지구는 숲, 수로, 조류서식지 등을 보존하여 쾌적한 생활환경이 유지되도록 배려하였으며 자연과학대학과 연구소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첨단과학도시로서 주거단지 전체가 생태기술 개발을 위한 실험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곳 주민들은 푸른 숲이 주는 쾌적함과 청명함을 누리기 위해 가구당 1대가 안되는 주차면적을 감수하고 있으며 주택과 다소 거리가 있는 주차장까지 걷는 시간을 즐기기 위해 주차건물에 차를 세우고 빗물의 일부를 모아 생활용수로 재사용함으로서 자연이 주는 혜택을 슬기롭게 활용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분양가구보다 임대가구의 수가 더 많도록 비율을 규제했다. 개발사업자는 분양가구 비율을 높이려 하지만 저소득층은 임대가구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는 현실을 정부가 감안한 것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4분의 1이 거주하는 서울의 모습은 어떠한가? 시내에 마땅히 개발할만한 주거지가 없어 수도권에 신도시를 조성한 결과 장거리 출퇴근에 따른 교통문제 등 각종 부작용이 도출되고 있다.
최근 정치권에서도 수도권의 신도시건설보다는 서울의 재개발에 역점을 둘 계획이라는 소식을 접한 바 있다. 늦었지만 바람직한 것으로 보이는데 서울에서 개발이 가능한 곳으로 송정동에 있는 중랑물재생센터만한 장소도 없지싶다. 80만6563㎡면적의 물재생센터는 비키지구에 버금가고 33만㎡인 왕십리뉴타운보다 2배 이상 큰 넓은 면적이다.
서울 10여개 구의 하수, 분뇨, 정화조를 처리하는 시설물은 최신 공법을 도입해 집약화한 후 지하에 설치하고 그 상부에는 공원 등의 조성을 통한 생태도시로 개발하면 된다. 그리고 하수시설의 집약화로 생기는 33만㎡의 잉여부지에 임대 및 분양아파트를 건립하면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혐오시설을 활용한 자연과 생태가 적절히 조화를 이룬 환경도시가 될 것이다. 지하화에 소요되는 비용은 민간업체의 분양대금으로 충당가능하다.
오랫동안 하천변 혐오시설이었던 물재생센터를 첨단과학 기법을 활용한 획기적인 환경개선을 통해 주변의 중랑천, 청계천 등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룬 생태환경도시로 재탄생할 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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